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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뇌리에 깊숙히 박혀 있는 행동경제학의 개념은 바로 손실혐오(Loss Aversion)다. 나는 대니얼과 버스키가 자신들의 연구를 집대성하여 30년 만에 쓴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을 정독했으나 이 한 마디 외에는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이 말을 듣자마자 우리 삶에 있어서 여러가지 모순되는 행위가 바로 이 심리적 편향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실혐오(손실회피)란, 손해에서 발생하는 격통은 2.5배의 이득을 얻어야만 없어진다는 얘기다.

만약, 당신이 2억의 손실을 보았다면 최소한 4억5천 만원의 이익을 실현해야 그 고통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조금 벌었다고 느낄려면 3배는 먹어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따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싫어한다.
 
경제학에 있어서 진화론에 비견될 만큼 큰 영향을 끼친 인물.
▲ 행동경제학을 태동시킨 대니얼 카너만 경제학에 있어서 진화론에 비견될 만큼 큰 영향을 끼친 인물.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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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익을 포기할 지언정 손해보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 이같은 심리적 편향은 손실을 보고 있는 주식을 지나치게 오래 보유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매도하면 손실이 확정된다. 그러나 팔지 않으면 그것은 단지 장부상의 평가손일 뿐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다음 2가지 설문에서 각각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질문 1: 100만 원을 무조건 받는다. 절반의 확률로 200만 원을 받는다.
질문 2: 100만 원을 무조건 잃는다. 절반의 확률로 200만 원을 잃는다.

1번 질의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00만 원을 받는 쪽을 택한다. 2번은 다르다. 대다수가 200만원을 잃는 쪽을 골랐다. 이 두 조사의 차이점이라면 각기 이익과 손실에 촛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둘 다 같은 기댓값을 갖고 있으나 답변 비율은 전혀 달라진다.

100만 원을 잃는 다는 고통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손해를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이러한 예를 수없이 목격한다. 확률과 기댓값을 잘 알고 있는 통계학자도 마찬가지다.

훈련된 전문가들이 이러할진데, 보통 사람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리고 머릿속에서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대표성) 때문에,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200만 원을 잃는 쪽에 베팅한다.

이러한 손실혐오를 뒤집어 생각하면 이익이 난 주식을 조급하게 팔아치우는 이유도 된다. 즉, 매도하지 않을 경우 그때까지의 이익이 없어져 버릴까 염려가 된다. 따라서 조그만 이익을 보고 조급하게 팔아우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는 자부심과 후회 회피, 심리회계라는 감정이 더해지는데 이는 다음 글에서 살펴보자.

현실에서 손실혐오는 후회를 동반한다. 사람들은 자부심을 추구하지만 후회라는 감정은 피하려고 한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일본은 우리에게 감정적인 혐오를 가져온다. 바로 손실회피라는 심리적 편향이 가미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우리보다 경제적 선진국이 된 시기는 겨우 100여년 남짓이다. 그 이전까지의 과거에서는 한 수 아래로 보았다. 그동안 발전된 문물을 전해주면서 한 수 아래로 취급했던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 점령하고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겨줬다. 그리고 패망 후에는 한국전쟁을 기회로 더욱 더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현재 역전 된 상황을 떠올리면 후회가 밀려온다. 저들보다 2.5배나 더 잘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커녕, 시시때때로 독도 도발과 위안부 문제로 감정을 건드리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존재다. 이렇게 우리가 일본을 우습게 보는 것은, 중국이 우리를 소국이라 칭하는 것과 같다.

남의 돈은 흥청망청, 내 돈은 알뜰살뜰

앞선 글에서 우리는 이익 포지션과 손실을 다르게 처리한다고 했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과거의 결과를 되새김질 한다. 가령, 트레이딩에서 이익을 얻은 경험이 있다면 위험을 보다 많이 부담하려 들고, 손실을 보았다면 안전을 추구하게 된다.
 
행동경제학을 정착시킨 넛지(Nudge)의 저자, Richard Thaler.
▲ 리처드 테일러의 공돈효과 논문. 행동경제학을 정착시킨 넛지(Nudge)의 저자, Richard Thaler.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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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 경우를 공돈효과(House Money Effect)라고 한다. 도박판에 입성한 아마추어들이 큰 돈을 딴 뒤에는 대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왜냐하면 이 횡재수를 진짜 자기 돈으로 생각지 않기에 아무렇게나 베팅을 하는 것이다.

즉 남의 돈, 하우스 머니로 짜릿함을 즐기겠다는 생각이다. 트레이딩도 마찬가지다. 초심자가 단타로 짭짤한 이문을 얻고 난 뒤에는 보다 위험이 큰 종목을 매입하려 한다.

후자인 손실혐오는 본전을 찾고자 하는 심리와도 연결된다. 투자 혹은 도박에서 손해를 본 사람은, 평소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실전에서 경험이 부족한 트레이더는 오전에 손실을 입으면 오후에는 위험 수준을 높여 손실을 회복하려 한다.

다시 말해, 매매횟수를 늘리거나 베팅 액수를 크게 해서 잃은 돈을 복구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손해를 더욱 키우며 결과적으로 심각한 자산손상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해액이 늘어나면, 이번에는 저가의 투기적인 주식에 들어간다.

1만원 짜리 주식이 2만원 되는 것에는 의구심이 들지만, 500원 짜리 종목이 1천원이 되는 것은 왠지 실현가능해 보인다. 겨우 5백원만 오르면 되니까.

한편, 이와 같은 손실회피는 위험회피(SnakeBite)와도 관계가 깊다. 예컨대, 뱀에 물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한번 물리고 나면 더욱 조심을 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서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고 표현한다. 사람들은 손실을 보고 난 뒤에는 어떻게든 위험을 피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초심자들은 자신이 매입한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면 마치 뱀에 물린 것과 같은 고통을 느낀다. 2만5천원에 산 종목이 다음날 2만3천원으로 하락하면 당황한 나머지 주삭을 몽땅 내다판다. 나중에 이 주식이 5만원을 넘더라도 재투자 하기를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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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를 펴냈다. 컨택은 O|O.3EE5.28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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