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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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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은퇴하셨거나 연세가 되신 분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기후운동을 하실 수 있다. 저도 금년에 70살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가용도 많이 탔고, 비행기도 많이 탔다. 탄소배출을 많이 한 거다. 옷도 많이 샀고 신발이며 전자제품 등 무수히 많은 물건을 소비하면서 탄소배출을 많이 했다. 그러므로 탄소배출을 배출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큰 빚이 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가 최근에 펴낸 소책자 <기후위기의 진실>(비매품)에서 밝힌 말이다. '청소년과 학부모가 함께 공부하는 기후위기'라는 부제라 달린 이 책은 박 대표가 개인 비용을 들여 만들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박 대표는 요즘 어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곳곳을 다니며 '탈핵' '기후위기'를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공무원들을 찾아가 설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호소하고, 노동조합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찾아가 이야기한다.

그는 최근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뒤 "핵심 내용을 쉽게 풀어서 자료집을 만들어 널리 배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아 이번에 소책자를 만들었다.

그는 앞서 핵발전소 문제를 다룬 책 <판도라, 핵발전의 몰락>을 4000여 부 펴내 배포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직장에 다니면서 환경운동에 근 30년 자원봉사 형태로 해왔다. 제 인생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빼고 생각할 수 없다"며 "직장 은퇴 후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환경운동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그레타 툰베리'라는 아이를 통해 기후위기가 우리 가까이 온 사실을 알고 참 황당했다"며 "20년 전 '350캠페인'이 벌어질 때도 이렇게 기후위기가 가까이 온 것을 잘 몰랐다. 엘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읽고 영화를 봤어도 말이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국회, 지방자치단체장, 기업들이 모두 하나 같이 기후위기를 말하고 탄소를 감축해야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더라도 기후위기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기후위기의 핵심은 기후위기의 인정과 행동이다"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기후위기를 그냥 일어날 수 있는 기상이변 정도로 생각한다. 우리는 거의 대부분 과학자들이 하는 말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기후위기는 진실이냐"

"기후위기는 진실이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온도의 관계'로 설명했다. 그는 "지구온도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변한다"며 "40만년 동안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을 때는 지구온도가 높았고 낮았을 때는 낮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ppm이었을 때는 빙하기였다. 0.02%는 아주 적은 양이다. 현재는 400ppm을 넘어 415ppm을 돌파했다. 400ppm은 인간이 넘어서는 안될 건이라고 한다. 그런데 2016년 10월 17일 400ppm을 넘었다 한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기상관측소는 1958년부터 매시간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있는데, 450ppm에 이르면 지구 평균온도는 2도가 상승하고 지구는 파국에 이른다. 지금의 증가속도로 가면 2033년쯤 된다. 2도가 상승하면 그 때는 후회해도 소용 없다. 이산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150년, 200년 이상 대기 중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가 펴낸 소책자 <기후위기의 진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가 펴낸 소책자 <기후위기의 진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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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에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홍수, 태풍 상황을 기록해 놓았다. 뉴올리언스에서는 2005년 태풍으로 1500명 이상 사망했고, 100조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밖에 태풍 피해 사례는 많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는 "2020년 긴 장마로 인한 일조량 감소로 벼 생산 30% 감소, 52년 만에 쌀 생산이 가장 적었다"며 "앞으로 더 큰 태풍이 더 빈번하게 올 수 있고, 더 긴 장마도 올 수 있는데, 쌀이 50%, 70% 감소하면 먹을 것이 없어진다"며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재앙이 된다"고 경고했다.

2019년 호주 산불, 2020년 9월 미국 서부지역 산불도 기후위기가 원인이었다. '메탄가스의 진실'에 대해, 박 대표는 "메탄가스는 6대 온실가스 중 하나인데 소 방귀와 트림할 때 나오는 것이 바로 메탄"이라며 "이산화탄소보다 23배의 온실효과를 보이는 강력한 물질이다. 시베리아 찬 바다 아래 얼음 상태로 저장되어 있는데,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이것이 녹아 분출되고 있어 과학자들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재선 공약은?

세계 유명 인사들은 기후위기를 오래 전부터 경고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년 후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이 있다. 핵전쟁, 지구온난화 바이러스, 소행성 충돌, 인구증가를 이야기하면서 금성처럼 250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인간의 탐욕과 기술이 지구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극단적인 기후위기는 불가피하다. 화석연료 중단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세계 각국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박종권 대표는 유럽 등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성과를 소개했다.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은 "지상 주차장 6만개(절반)를 없애겠다", "30km로 속도를 제한하고 노상 주차장 75% 폐지, "초고층 개발 백지화", "공공기관 저녁 개방과 주말 개방 의무화", "2024년 디젤 차량 운행 금지와 신축·재개발 금지" 등 공약을 내걸었고 재선했다.

파리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동등하게 도로를 사용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자전거가 2개 차선씩 이용하고 있다. 이를 설명한 박 대표는 "창원의 8차선 도로에 2개 차선이 자전거 도로가 되는 날, '말로만 기후위기'라는 비난이 사라질 것 같다"고 했다.

알래스카 앵커리지시는 2019년 9월부터 비닐봉지를 사용하면 벌금 60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는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박종권 대표는 "온도 1.5도 상승하는 데 앞으로 남은 시간은 불과 6년 8개월 뿐이다. 1도 상승에도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1.5도가 오르면 우리가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했다.

그는 "석탄발전은 전체 온실가스 중 30% 이상을 배출한다. 석탄 발전소를 조기에 폐쇄해야 한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확대하지 않으면 우리 수출기업에 큰 타격"

그러면서 그는 "구글, 애플, 폭스바겐 등 많은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고, 모든 에너지를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만 사용한다"며 "서둘러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지 않으면 우리의 수출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태양광, 풍력을 온갖 거짓뉴스로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유용할지 몰라도 국익에 큰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태양광, 풍력에 대한 잘못된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육식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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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후변화의 원인 중 18%는 공장식 축산 때문이고, 그 중에 특히 소고기는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육류"며 "돼지고기나 닭고기보다 2~4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2개 먹으면 6kg의 탄소를 배출하고 30년생 소나무 한 그루를 베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전기 소비를 줄이자"고 한 그는 "아무리 재생에너지를 확대해도 전기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막지 못한다"며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전기요금을 5년 이내 대폭 인상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지금을 전기소비 1kwh에 20원 부가하면 20% 인상 효과가 있다. 한 가정 한 달 6000원 정도 인상되는데, 연간 10조 원의 기금이 조성된다. 10조 원으로 태양광, 풍력에 지원하고 석탄 노동자와 기업에 보상해 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은 현재 전기요금이 제조원가의 1.7%에 불과하므로, 20% 인상해도 제조원가 부담률은 2.0%이다. 전기소비를 줄이면 요금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며 "전기 소비 20% 줄이면 석탄발전소 절반을 중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권 대표는 "나와 우리 가족의 미래가 걸린 기후위기 문제를 남이 해주기를 바랄 수 없다"며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 그러면 대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실천은 다음과 같다.

△주1회 고기를 먹지 않는다. △비닐봉지와 일회용컵, 플라스틱을 적게 쓴다.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기후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다. △기후 관련 정보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널리 퍼뜨린다.

태그:#기후위기, #기후위기의 진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박종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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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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