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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양윤미
 쉼표, 양윤미
ⓒ 양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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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전은 몽돌로 유명하다. 동글동글한 몽돌이 해변을 수놓은 바닷가. 그곳에서 사람들은 더 예쁜 돌을 골라보기도 하고, 바다에 발을 적시기도 하고, 자갈거리며 해안선을 따라 거닐기도 한다. 청량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자연이 빚은 멋진 암석들, 탁 트이는 푸른 광경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리운 사람들은 사시사철 이곳을 찾는다.

주전동 주전항에는 둥글게 바다를 품은 내항 양옆으로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다. 다보탑처럼 생긴 빨간 등대의 외항에서 멀리 조업을 나가는 가자미 배들을 볼 수 있다. 갈매기 소리 끼룩거리는 햇살 눈 부신 내항에서는 어부들이 말없이 그물을 손질한다. 조업을 마친 배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는 내항, 일렁이는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들은 마치 꾸벅꾸벅 졸고 있는 듯하다.

바다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바닷물 위에서 잠드는 배들. 그들은 비린내 물씬 풍기는 바다와 한 몸일지도 모른다. 천근만근 내려앉는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따스한 햇볕에 단잠을 청하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도 저마다의 바다가 있다.

드넓은 바다를 품은 꿈은 푸른색이다. 저마다의 푸른 가슴은 꿈을 이루기 위해 심기일전한다. 꿈을 이루는 길이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다. 바다는 본래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곳이기 때문이다. 설레는 항해는 각종 위험과 위협이 도사리는 망망대해에서 벌어진다. 우리는 얼마나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지 자기 자신을 시험하며, 출항과 정박을 반복할 뿐이다.

도전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어려운 때도 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누구에게나 자신의 살점을 내어주면서까지도 붙잡고 싶은 물고기가 있는 법이니까. 결국 뼈만 남은 물고기를 데려온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내던졌던 치열한 항해의 여정과 처절한 사투는 사라지지 않는다. 저마다의 꿈, 저마다의 바다는 언제나 스스로 마침표를 찍기 전까지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잠시 멈춰서 찍는 쉼표들은 푸른 꿈을 향한 사랑과 열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잠깐 꾸벅꾸벅 조는 하루, 우리가 찍은 쉼표들이 꿈의 좌표에 좀 더 가까이 데려다주길 바란다. 빈틈없는 정확함을 갈고 닦으며 만반의 준비를 해내느라 고단한 사람들이 물고기로 가득찬 월척의 꿈을 꿀 것이다. 그 꿈이 오늘 이루어지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난 정확하게 미끼를 드리울 수 있지. 단지 내게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노인과 바다 中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claire1209)에도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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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화예술 교육 활동가/ 『오늘이라는 계절』 저자 - 5년차 엄마사람/ 10년차 영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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