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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5∼59세 (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만 55∼59세 (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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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목이 잡혔다. 모더나 백신 수급이 원인이다. 

당초 55세~59세 접종은 모더나 백신으로만 진행할 예정이었다. 현재 55~59세 예약자는 약 304만 명임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300만 회분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에 도입된 모더나 총 물량은 115.2만 회분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비교적 물량이 잘 들어오고 있는 화이자 백신을 병행해서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백신 확보 부족으로 인한 예약 중단, 접종 백신 변경 등으로55~59세 접종은 시작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수급만 원활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지금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에서 받는 물량이 예정대로 공급이 안 된 사례는 있지만,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는 공급 일정을 지키지 않은 적이 없다. 반면 모더나는 공급 일정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더나는 주간 단위로 도입 물량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확히 어느 정도의 물량이 공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실제 정부는 7월 내 공급을 기대했던 모더나 물량이 어느 정도 공급되지 못했는지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소한 7월 중 약 92만회분의 도입이 약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 22일 7월 중 백신이 총 1000만회 분이 들어온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7일까지 630만 회분이 도입됐고 28일엔 화이자 267.9만 회분, 29일엔 얀센 10.1만 회분이 들어온다. 이를 합하면 908만회분이다. 정부가 모더나 측으로부터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것이 23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계산이 가능하다.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나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5만4천회분이 7월 8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 관계자들이 백신이 담긴 화물을 옮기고 있다.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5만4천회분이 7월 8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 관계자들이 백신이 담긴 화물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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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모더나 사의 설명에 따르면 생산 차질은 '제조 공정'에 관한 문제"라며 "접종받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모더나 사측에 제조 공정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고, 협의를 통해서 공개 가능한 범위내에서 신속하게 안내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 사무국장은 전체 공급 물량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7월 말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물량은 8월로 조정되며, 8월은 7월 공급 물량과 제조소가 달라 당초 계획대로 공급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편 도입이 확정된 모더나 백신 4000만 회분은 '연내 도입'이 계약서에 명시되어있고 구체적인 공급 일정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7월 공급분은 어떤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정 사무국장은 "현재 국내에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은 원액은 스위스 론자에서, 병입은 스페인 업체(제약사)에서 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번 생산 관련 이슈는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조소 생산분을 공급받는 국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8월 공급분은 아직 제약사와 공개할 부분을 협의하지 못했다. 협의를 통해 가능한 부분에 대해 공개할 예정이다. (제조소가) 유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달라진 제조 장소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원액이 아니라 병입을 통해 완제품을 내놓는 스페인의 생산 공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모더나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생산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만 55∼59세(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대상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만 55∼59세(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대상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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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는 2010년에 만들어진 미국의 신생기업이다. 당초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이었기 때문에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제약사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백신 물량 공급을 점차 늘려나가는 화이자에 비해 생산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생산과 유통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자체 생산이 아니라 위탁 생산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급 역시 안심할 수없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생산과 관련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더나가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생산 규모가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보다는 크지 않고, 위탁 생산 중심이다 보니까 생산 공정 중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소하고 빠르게 공급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모더나는 자체 생산 기반이 부족하다. 외주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 및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는 한 공장에서 생산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다른 공장에서 그걸 보완해줄 수 있을만큼 생산력이 큰 회사다. 반면 모더나는 연구 중심의 회사이기 때문에 연구 능력과는 별개로, 물량 관리 측면에선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모더나 생산 공정 문제에 따른 백신 수급 불안에 대해 이 교수는 "일단 화이자 물량을 잘 활용하고, 백신 스와프 혹은 화이자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화이자 백신을 더 들여오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노바백스의 승인을 앞당기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태그:#모더나,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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