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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인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중앙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품 등을 사기 위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추석 연휴인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중앙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품 등을 사기 위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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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의 '정점'일까, 아니면 1일 신규 확진자 2500~3000명대로 가는 또다른 위기의 시작일까. 최근 확진자 규모가 소폭 증가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0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05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577명, 해외 유입사례는 28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수는 28만7536명이라고 밝혔다. 

일요일 '역대 최대 확진자'의 의미

1605명은 역대 일요일 신규 확진자 중 최대 규모다. 통상 월요일에 발표하는 일요일 확진자 숫자는 검사량이 줄어드는 '주말 효과'로 인해 1주일 중에 가장 적다. 따라서 2223명이었던 역대 1일 최대 확진자 수를 이번 주에 경신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월 둘째주 일요일 확진자가 1492명이었는데, 그 주에 역대 최대 확진자 수인 2223명을 기록했다. 셋째 주 일요일에는 1556명이었는데, 그 주 역시 최대 확진자가 2152명까지 올라갔다. 

7월 초 4차 대유행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유지되고 있고, 백신 1차 접종 비율은 7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국내 감염의 97%를 차지하면서, 좀처럼 4차 대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에서는 확산세가 커지는 모양새고, 한 명의 확진자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R값으로 나타낸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지난주 기준 1.01이 됐다. 

다행인 것은 4차 대유행으로 인해 한때 400명을 넘었던 위중증 환자는 현재 332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고위험층인 60대 이상이 대부분 2차 접종까지 완료했으며, 50대 이상도 1차 접종을 마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인 서울 578명, 경기 503명, 인천 9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 감염 중 74.6%로, 확진자 4명 중 3명이 수도권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의 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이, 더 큰 규모의 유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비수도권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방역이 완화되어 있는 것 역시 우려 요소다.

대규모 이동이 이뤄지는 추석을 앞두고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확진자가 연일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명절 대이동으로 인해 '비수도권으로의 풍선효과'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라며 "7월말, 8월초 휴가철에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되었던 뼈아픈 경험이 이번에 또다시 되풀이 되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는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시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을 찾아뵙기 전에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9월 말 확진자 감소 예상...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천605명을 기록한 20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을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천605명을 기록한 20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을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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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고강도 거리두기가 오랫동안 유지되는데 비해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당초 정부는 9월 5~20일 경까지 2000~2300여명 대에서 정점에 도달한 이후의 감소를 예상했다. 정은경 청장 역시 지난달 23일 국회에 출석해 "9월 정도까지는 유행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완만하게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이달 초<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수학적 모델링 결과) 확진자 규모는 9월 중순까지 올라갔다가 그 이후에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 이것은 순전히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서 발생하는 감소 효과"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1차 접종률은 71.1%, 2차 접종률은 43.2%다. 2차 접종 역시 성인의 50% 이상이 했음을 감안하면 접종완료가 되는 14일 후에는 감염 예방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1차 접종 역시 델타 변이로 인해 그 효과는 감소됐지만, 역시 14일 이후에는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즉 5일부터 18일까지 대규모 1·2차 접종의 효과가 확진자 숫자에 반영되려면 최소 1주일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정부의 확진자 예측은 8월 말 경의 유행 상황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현재의 '백신 인센티브' 조치나 추석 연휴에 8인까지 가족 모임을 가능케하는 등의 일부 방역 완화 조치의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동량이 늘어나고, 추석 발 집단감염의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감소세로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다행히 명절 연휴가 대규모 유행의 기점이 된 전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연휴는 지난 두 번의 명절보다 유행 상황이 훨씬 좋지 않은 채로 맞이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늦추기가 어렵다.

10월 방역 완화에 필요한 두 가지
 
지난 17일 오전 경기 광주시 선한빛요양병원에서 두 달 만에 만난 입소 환자 박정이 씨와 남편 최병록 씨가 손을 잡은 채 눈을 맞추고 있다. 두 달간 만나지 못했던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실시되는 정부의 추석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접촉 면회 기회를 갖게 됐다.
 지난 17일 오전 경기 광주시 선한빛요양병원에서 두 달 만에 만난 입소 환자 박정이 씨와 남편 최병록 씨가 손을 잡은 채 눈을 맞추고 있다. 두 달간 만나지 못했던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실시되는 정부의 추석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접촉 면회 기회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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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10월 이후 방역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통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다가, 대다수가 오래된 고강도 거리두기에 지쳐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전면 등교'를 원하는 여론 역시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시작을 백신 접종 완료 70%를 달성하는 10월 말 이후로 보고 있지만, 이미 9월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 중심의 방역 완화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10월 역시 확진자 규모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완만한 감소세일 경우, 바로 거리두기 단계를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지난 17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백신 인센티브 확대'를 천명한만큼, 백신 접종자 위주로 방역 완화 조치를 더 넓게 적용할 가능성은 크다. 그러나 1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3000명을 넘어서면 백신 인센티브를 비롯한 추가적인 방역 완화 조치는 실시하기 어렵다.

백신 효과로 위중증 환자가 감소하면, 유행 규모는 비슷하더라도 의료 체계 여력은 충분하므로 점진적인 방역 완화를 할 수 있다. 반면 백신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유행 규모 자체가 크면 위중증 환자와 동시에 사망자도 당연히 늘어난다. 이는 백신 접종률이 높았던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현재 처한 상황이다.

결국 정부의 예상대로 확진자 수가 완만하게 감소하든가,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2500명대 안으로 관리해야만 방역 완화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

한편으로 '빠른 백신 접종'도 방역 완화의 필수조건이다. 지난 주부터 잔여백신을 2차 접종에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공식적인 mRNA 백신 접종 간격은 6주다. 1차 접종만 했을 경우 델타 변이 앞에서는 감염 예방 효과가 30%대로 떨어진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빠른 2차 접종이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공급된 백신은 총 6923만 회분이다. 얀센 접종자는 1회 분으로 접종을 완료했고,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한국은 2차 접종 70%에 필요한 물량까지도 거의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9월달 들어서만 200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이 공급된만큼 백신 수급 역시 매우 안정되어있는 상황이다.

만약 접종 간격이 원래대로 화이자 3주, 모더나 4주로 단축될 경우, 더 빠르게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방역 완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그:#추석, #코로나19,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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