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2>의 한 장면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2>의 한 장면 ⓒ SBS

 
시즌2에 접어든 SBS 여자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 새롭게 합류한 신생 3팀의 전력이 베일을 벗었다. 3일 방송된 <골때녀>에서는 FC 원더우먼과 FC 아나콘다의 신생팀간 평가전 2차전이 펼쳐졌다.
 
지난 주에 펼쳐진 FC 탑걸과 FC 아나콘다의 1차전에서는 탑걸이 채리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첫 승리를 거뒀다. 전·현직 아나운서들로 구성된 아나콘다는 "축구가 생각보다 어렵다"며 첫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2에 아나콘다 감독으로 새롭게 합류한 현영민은 패배로 주눅든 멤버들을 따뜻하게 다독였다. 현영민은 "내가 하는 말에 항상 YES가 아닌 WHY의 자세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선수들과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탑걸은 라커룸으로 돌아가 승리의 기쁨을 즐겼다. 파일럿의 구척장신, 시즌1의 월드클라쓰에 이어 시즌2에서 탑걸을 이끌게된 최진철은 평균 연령이 세 팀중 가장 높은 40세(39.6세)에 육박하는 탑걸 멤버들에게 말을 놓는데 어려워하며 수줍은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천수는 파일럿-시즌1 우승팀이자 최고령팀이던 FC불나방에서 최연소팀인 원더우먼의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더우먼 멤버들과 첫 대면한 자리에서 이천수가 경기중에는 서로 반말로 소통할수도 있다고 설명하자, 박슬기는 대뜸 "천수야"라고 부르며 이천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천수는 "오늘 평가전을 통하여 이 팀의 전력을 우승팀 불나방과 비교해보겠다. 불나방이 만일 저를 배신자라고 한다면 제대로 배신을 하는게 낫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원더우먼과 아나콘다의 2차전 경기가 시작됐다. 원더우먼은 송소희와 황소윤이 전방을 맡고 후방에는 치타와 김희정, 골키퍼를 박슬기가 투입된 2-2 전형으로 나섰다. 아나콘다는 박은영 최전방, 신아영이 중원을 받치고 주시은과 오정연이 수비, 골키퍼는 윤태진이 맡는 2-1-1 전형이었다.
 
초반은 첫 경기 패배로 독기를 품은 아나콘다가 원더우먼을 밀어붙이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송소희가 현란한 드리블로 아나콘다 선수 3명을 잇달아 제치는 현란한 개인기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나콘다는 팀명처럼 송소희가 공을 잡으면 여러 선수들을 동시에 달려들어 수비하는 끈적한 투지를 보여주며 송소희를 기겁하게 했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은 한번의 실수로 인하여 깨졌다. 신아영이 아나콘다 진영에서 시도한 프리킥을 송소희가 차단하며 슈팅을 날렸고 신아영이 다급한 마음에 페널티 박스에서 손으로 공을 차단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신아영은 "머리로는 안 해야 되는 걸 아는데"라고 자책했다. 키커로 나선 송소희가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키며 원더우먼의 첫 골이 터졌다. 원더우먼 멤버들은 송소희의 응원가인 Imagine dragon의 'Warriors'에 맞춰 유쾌한 단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후로는 기세를 타며 몸이 풀린 원더우먼의 파상공세가 펼쳐졌다. 송소희가 드래그백으로 수비를 끌어들인후 찔러준 패스를, 빈공간으로 쇄도한 황소윤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합작골을 뽑아냈다. 집중력이 흔들린 아나콘다는 골키퍼 윤태진이 손으로 던져준 패스를 송소희가 다소 가로채며 세 번째 골을 내줬고, 이어 역습상황에서 황소윤이 다시 한골을 내주며 점수차는 전반에만 4-0까지 벌어졌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탑걸과 시즌1 참가팀들은 송소희-황소윤을 앞세운 원더우먼의 전력에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설상가상 아나콘다는 하프타임에 악재가 겹쳤다. 2경기를 연속 필드플레이어로만 뛰었던 팀의 막내 주시은이 과호흡과 탈진 증세를 드러내며 더이상 경기에 뛸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영민은 선수보호 차원에서 주시은을 제외하고 대기실로 보내 안정을 취하게 했다. 교체멤버가 없는 아나콘다는 4명이서 후반을 소화해야했다.
 
아나콘다는 한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하여 투지를 드러냈다. 골키퍼 박슬기가 공을 들고 문전밖까지 뛰어나가는 실수를 저질러 핸드볼파울이 선언됐다. 문전 정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아나콘다는 신아영의 프리킥이 골망을 가를뻔했으나 VAR 판독 결과 공이 라인을 완전히 넘지않은 것으로 드러나며 아쉽게 첫골이 무산됐다.
 
아나콘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원더우먼은 아나콘다의 실수를 틈타 송소희가 2골을 더 추가하며 결국 6-0으로 기분좋은 완승을 거뒀다. 파일럿 당시 3.4위전에서 국대패밀리가 구척장신을 4-0으로 이긴 것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골-최다점수차 경기였다.
 
현영민과 아나콘다 선수들은 패배에도 상대팀에게 축하의 박수를 쳐주며 페어플레이의 모범을 보여줬다. 대기실에서 안정을 취하던 주시은은 "막내라서 더 열심히 뛰어줬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너무 미안했다"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동료 선수들은 "내일 회사 출근 걱정만 하라"고 그를 다독였다.
 
새롭게 합류한 신생팀들의 선수구성과 축구실력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탑걸은 '탑골'과 '걸그룹'을 합친 의미로 인기 아이돌-댄스그룹 출신의 여성 멤버들인 채리나(룰라), 바다(SES), 간미연(베이비복스), 유빈(원더걸스), 아유미(슈가), 그리고 문별(마마무, 합류예정) 등이 구성됐다. 아나콘다는 전현직 아나운서 출신으로 주시은, 박은영, 오정연, 신아영, 윤태진이 합류했다. 원더우먼은 각 분야을 대표하는 힙한 여성들이 뭉친 연합팀을 표방하며 국악인 송소희, 록커 황소윤, 리포터 박슬기, 배우 김희정, 래퍼 치타가 가세했다.

세 팀은 신생팀간의 첫 신고식 겸 평가전을 통하여 각자의 차별화된 매력과 개성을 분명히 드러냈다. 가장 돋보인 팀은 역시 원더우먼이었다. 대표적인 '축덕'으로 유명한 송소희, 오랫동안 축구 동아리 활동을 이어온 황소윤은 실제로도 예사롭지 않은 발재간과 슈팅능력을 과시하며 첫 경기부터 둘이서 6골을 합작했다 '소소 콤비'의 존재만으로도 박선영과 불나방의 아성을 위협할만한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다만 체력이 약하고 피지컬과 신장(160.2cm)이 가장 떨어져서 몸싸움에 취약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2>의 한 장면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2>의 한 장면 ⓒ SBS

 
최약체로 보였던 탑걸은 에이스라고 할만한 선수는 없었지만 파이팅 넘치는 바다, 위치선정이 좋은 채리나, 준수한 선방능력을 보여준 아유미, 탄탄한 킥력과 몸싸움이 돋보인 유빈까지 멤버들 전반의 기량이 고른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구멍으로 보였던 '무기력간' 간미연조차도 정작 실전에서는 끝까지 경기를 소화해내는 지구력과 근성이 돋보였다.
 
아나콘다는 파일럿과 시즌1의 구척장신을 잇는 '최약체팀의 성장서사'를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특출한 선수가 없는데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와 센스도 가장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한골도 넣지 못하고 굴욕의 2연패를 당했다. 그나마 원더우먼을 상대로 체력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조직력과 수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신아영의 피지컬과 오정연의 운동능력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생팀들은 벌써부터 각 멤버들의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승부욕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축구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핸드볼 반칙이나 골키퍼 백패스 등 초보적인 실수를 남발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전 시즌부터 제기되고 있는 안전불감증과 무리한 대회 운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축구 경험이 없는 초보들에게 방송 일정상 하루에 2경기를 몰아치르게 하다보니 체력부담이 컸던 아나콘다 멤버들은 첫날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교체멤버가 없어서 부상자를 부득이하게 골키퍼로 돌리거나 수적열세를 안은채 경기를 강행해야하는 촌극을 감수해야했다. 물론 앞으로 팀별로 제 6의 멤버가 가세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선수 숫자가 부족하고 겨울철 경기로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문제점은 바뀌지 않는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1승씩을 거둔 탑걸과 원더우먼의 신생팀 평가전 마지막 경기에서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신생팀들이 <골때녀> 시즌2의 판도를 뒤흔드는 흥미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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