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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는 장곡면 주민자치회 생활환경분과 회원들
 영농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는 장곡면 주민자치회 생활환경분과 회원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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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농가의 밭 주변에서 발견된 폐 비닐. 수년째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농가의 밭 주변에서 발견된 폐 비닐. 수년째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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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서 쓰레기 문제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다. 불법 소각에서부터 무단투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불법 소각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마을 구석구석까지 돌며 일일이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이상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혜란(충남 홍성군 장곡면)씨는 "시골 마을 노인들도 쓰레기를 무단 소각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군에서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소각하는 경우도 많다.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 주민자치회 소속 주민들은 장곡면 일대를 돌며 농가에서 나온 영농 폐비닐을 수거했다. 영농 폐비닐은 농촌 마을에서 생활쓰레기 다음으로 불법 소각이 많은 품목 중 하나이다. 밭고랑에 비닐을 씌우면 잡초가 자라지 않아 제초 부담이 없고 수확량이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영논 폐비닐이 불법 소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장곡면 주민자치회 생활환경분과 주민들은 이날 장곡면 신풍2리 지역 폐비닐을 수거했다. 수거 대상지역은 신풍2리 외에도 광성1리, 행정1리, 대현2리, 월계1리이다. 수거 기준은 마을 주민이 40명 미만인 곳으로 정했다.

기자도 이날 오전 주민들과 폐비닐 수거 현장을 동행했다. 고령의 농민들은 마을에 영농 폐비닐 수거함이 있어도 그곳까지 폐비닐을 옮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밭둑에 묻거나 방치하는 경우도 흔했다. 그나마 "불법 소각을 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밭에 방치된 폐비닐
 밭에 방치된 폐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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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폐비닐 수거 작업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신풍리 주민 A씨의 밭에는 영농 폐비닐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밭인지 쓰레기장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밭에서 끝이 없이 나오는 폐비닐에 작업에 나섰던 주민자치회원들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주민자치만으로는 역부족... "지차체가 나서야"
 

장곡면 주민자치회 생활환경분과 회원들의 활동 목적은 당초 밭 한편에 잘 정돈되어 있는 폐비닐을 수거하는 것이었다. 밭에 들어가 비닐을 수거하는 것은 계획에 없었다. 하지만 밭에 있는 폐비닐을 보고 시작한 작업이 예상보다 커진 것이다. 하지만 3명의 작업자가 하루 만에 수거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란 결론을 내고 일단 다음 지역으로 향했다. 농촌 마을의 영농 폐기물 문제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해 보였다.

원유석 신풍2리 이장은 "영농 폐기물은 한 집 기준으로 연간 0.5톤 정도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 마을뿐 아니라 농촌 마을에서는 영농 폐기물을 밭에서 소각하거나 밭 주변에 방치하는 사례가 흔하다"고 전했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는 폐비닐 수거 장소가 있다. 하지만 고령의 농민들이 이곳까지 폐비닐을 가져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는 폐비닐 수거 장소가 있다. 하지만 고령의 농민들이 이곳까지 폐비닐을 가져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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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농촌 마을 쓰레기 문제는 주민자치 차원에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농촌 쓰레기의 심각성은 도시 쓰레기 문제 못지않다. 하지만 당장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 시골 산골 마을의 구석구석은 무관심 속에 영농 쓰레기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김혜란씨는 "농촌 쓰레기 문제 중에서도 영농 폐비닐이 특히 심각하다. 어르신들에게 폐비닐을 태운다고 욕을 한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 보면 탓만 할 수는 없다"며 "고령의 농민들이 쓰레기를 쉽게 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쓰레기를 모아 둘 곳조차 없는 동네가 태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농촌 쓰레기 문제나 영농 폐비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군에서 인력을 지원하는 것 외에 없다"며 "마을 주민들이 희생 차원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군에서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치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농촌 쓰레기, #농촌 쓰레기 소각 , #시골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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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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