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베테랑 FA 포수 허도환 영입

프로야구 LG, 베테랑 FA 포수 허도환 영입 ⓒ LG 트윈스


LG 트윈스는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4년 연속 도루왕(2015~2018년)에 빛나는 외야수 박해민을 4년 60억 원에 영입하고 간판타자 김현수를 4+2년 최대 115억 원에 잔류시켰다. LG는 이 과정에서 백업포수 1순위였던 김재성을 삼성 라이온즈에 보상선수로 내줬는데 LG는 백업포수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새해를 이틀 앞두고 한국시리즈 우승팀 kt 위즈의 백업포수 허도환을 2년 총액 4억 원에 영입했다.

사실 허도환은 2007년 프로 입단 후 지난 15년 동안 한 번도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이 없었다. 그런 허도환이 FA 자격을 얻어 타 팀으로 이적할 수 있었던 비결은 2020년 겨울부터 시행된 'FA 등급제' 덕분이었다. 허도환은 작년 시즌 연봉 7500만 원에 만 37세로 보상선수 이적이 필요 없는 C등급을 받았고 LG는 보상선수 출혈의 부담 없이 통산 715경기에 출전했고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2개를 보유한 베테랑 포수를 얻을 수 있었다.

허도환의 이적으로 예상 밖의 타격을 입은 팀은 허도환의 원 소속팀 kt였다. 허도환의 이적 확률이 낮다고 판단한 kt는 황재균과의 재계약과 박병호 영입에 힘을 쏟았지만 박병호를 데려온 지 하루 만에 가성비 높은 백업포수 허도환을 잃고 말았다. 허도환의 이탈로 당장 올 시즌 주전포수 장성우를 보좌할 백업포수진이 약해진 kt로서는 작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준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해창과 허도환이 지킨 kt의 백업포수 

2015년 1군에 참가하면서 확실한 포수자원이 없었던 kt는 신생구단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용덕한(NC다이노스 배터리 코치)을 주전포수로 활용했다. 하지만 용덕한은 kt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34경기 동안 타율 .224 1홈런 8타점 8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kt는 2015년 5월 롯데 자이언츠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강민호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1차지명 출신 유망주 포수 장성우를 영입했다.

kt는 2년 전 NC가 김태군(삼성)을 붙박이 포수로 키워낸 것처럼 장성우를 붙박이 주전포수로 기용하며 안방문제를 해결했다. 장성우는 양의지(NC)처럼 '탈포수급'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2할대 중후반의 타율과 두 자리 수 홈런, 그리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평균 이상의 수비를 뽐내면서 작년 시즌 kt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kt 역시 장성우의 능력과 공로를 인정해 4년 총액 42억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

kt는 과감하게 장성우를 영입하면서 주전포수 문제를 해결했지만 동시에 백업포수에 고민이 생겼다. 당시 kt는 주전포수가 급했던 나머지 장성우를 영입하기 위해 차세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박세웅을 비롯해 팀 내 최고의 포수 유망주였던 안중열까지 롯데로 보내고 말았다. 이 때문에 kt는 장성우 영입으로 주전포수 고민을 해결하자마자 곧바로 백업포수 고민에 시달리게 됐다.

장성우가 사생활 문제로 인한 재판과 허리부상 등으로 2016 시즌 전체를 날렸을 때 kt의 안방을 지킨 포수는 이해창(한화 이글스)이었다. 2016년 88경기에 출전하며 존재감을 알린 이해창은 2017년 114경기에 출전해 11홈런 44타점을 기록하는 깜짝 활약으로 야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장성우가 다시 자기 자리를 차지한 2018년부터 입지가 좁아진 이해창은 2019 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kt는 2차 드래프트로 이해창이 떠나자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허도환을 영입했다. 2020년 52경기에서 타율 .264를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탠 허도환은 작년 62경기에서 타율 .276 2홈런 21타점으로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허도환은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9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에 트레이드도, 2차 드래프트도, 방출 이적도 아닌 FA 이적으로 당당히 LG 유니폼을 입었다.

김준태는 '42억 포수' 장성우를 잘 보좌할 수 있을까
 
 kt 위즈 김준태

kt 위즈 김준태 ⓒ 롯데자이언츠

 
팀의 1순위 백업포수였던 허도환이 LG로 이적하면서 kt는 다시 백업포수 고민에 빠지게 됐다. 현재 kt의 선수단에는 허도환을 제외하고 총 5명의 포수가 등록돼 있지만 1군에서 30경기 이상 출전한 경험이 있는 포수는 롯데와 kt를 거치며 통산 328경기에 출전한 김준태뿐이다. 트레이드 등 다른 수단을 통해 추가로 안방을 보강하지 않는 이상 김준태는 올 시즌 장성우를 보좌해 kt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어야 한다.

2012년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김준태는 2017년까지 강민호라는 거물에 밀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후에도 롯데는 김준태 대신 나균안(개명 전 나종덕)과 나원탁, 안중열 같은 상위지명 출신 유망주들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2020년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기회를 얻은 김준태는 타율 .225 5홈런 43타점 38득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작년 7월 kt로 트레이드됐다.

김준태의 통산 타율은 .218에 불과하지만 통산 출루율은 이보다 1할 이상 높은 .330에 달한다. 마구잡이로 배트를 휘두를 거 같은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선구안이 좋은 타자라는 뜻이다. 작년 시즌 좌완 상대 타율이 .071, 2020년에도 .143에 머물렀을 정도로 좌완 투수를 상대로 심각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우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충분히 대타 요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다만 롯데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수비에서의 약점은 김준태가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김준태는 2020년 포수로 84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 내 가장 많은 793이닝을 소화했지만 7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도루저지율도 15.8%에 불과했다. 포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시되는 자리인 만큼 김준태가 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인다면 문상인, 조대현, 안현민, 고성민 등 1군 진입을 노리는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

1군에서의 실적이 부족해 여전히 유망주처럼 느껴지지만 2012년 롯데에 입단한 김준태는 올해로 프로 11년 차가 되는 중견선수다. 수비에서 확실한 강점이 없는 김준태로서는 올해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하면 프로무대에서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김준태의 2022 시즌이 김준태 본인에게는 물론이고 kt의 올 시즌 농사에도 매우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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