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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의 모든 물질은 물, 불, 공기, 흙의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했습니다. 동양에서도 비슷하게 생각해서 나무, 불, 물, 흙, 쇠의 다섯 가지 원소가 세상을 이루는 구성요소라 하였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차이가 있다면 동양에서는 다섯 가지 원소에 대해 색깔을 부여했는데 이것을 오방색이라고 합니다.

동쪽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으로 봄을 상징합니다. 생명이 움트는 곳으로 나무가 자라나는 곳이라 생각하여 청색을 의미합니다. 남쪽은 한낮의 태양이 머무는 곳으로 여름을 상징합니다. 생명이 무성하게 자라는 시기이며 강렬한 태양이 적색으로 표현됩니다.

서쪽은 해가 지는 곳으로 가을을 상징합니다. 쇠가 많다고 생각하였으며, 쇠의 색깔을 희게 보아서 백색으로 상징됩니다. 북쪽은 모든 생명이 움직임이 멈춘 겨울을 상징합니다. 북쪽에는 깊은 골(구멍)이 있고 그 속에 물이 있어 검은색으로 표현됩니다. 가운데는 땅의 중심으로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태양의 색깔인 황색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렇게 오방색은 세상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와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순환하는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주의 질서는 그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질서이기도 합니다.
 
오방색과 방위
 오방색과 방위
ⓒ 조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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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다'라는 말은 누구나 쉽게 그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마치 시간을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여 '흐른다'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매우 시적인 아름다운 표현이고, 철학적입니다. 한번 지나간 강물이 다시 돌아오지 않듯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시간은 순환하기도 합니다. 해가 뜨는 아침에서 한낮으로, 그리고 밤이 되어 하루가 끝나지만 다시 아침이 되어 하루가 시작되는 반복 합니다. 봄에 움텄던 생명은 여름에 한껏 성장하고 가을에 결실을 맺습니다. 겨울이 되면 모든 생명이 멈추는 듯 보이지만 다시 봄이 돌아와 생명의 기운을 퍼트립니다.

흐르는 시간과 순환하는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무엇일까에 대한 탐구를 해왔으며, 보이지 않는 시간을 하늘과 땅의 변화로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의 모습이나 변화를 관찰하여 '시간'을 개념화하였습니다.

임인년의 임은 흑색의 기운

하늘의 모습이나 변화는 어떻게 파악하였을까요? 사람들은 천간이라고 하여 하늘의 모습이나 변화를 10개의 기운으로 정리하였는데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가 그것입니다. 

갑과 을의 해는 나무와 청색의 기운을 가지고 있으며, 병과 정의 해가 되면 불과 적색의 기운을 강해집니다. 무와 기의 해는 흙과 황색의 기운을 가지며, 경과 신의 해가 되면 쇠와 백색의 기운으로 바뀝니다. 임과 계의 해에 이르러 물과 흑색의 기운을 가지다가 다시 갑과 을의 해로 순환합니다.

올해는 '임'의 해입니다. 이슬이나 시냇물과 같은 작은 물을 나타내는 '계'와  바다나 강과 같은 큰 물을 상징하는 '임'은 생명의 근원을 상징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 없이 살아갈 수 없고, 물을 통해 생명이 시작됩니다. 사람은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 사람의 모습을 시작하고, 씨앗은 물을 주었을 때 싹이 틉니다.

흑색의 기운은 계절로 비유하면 겨울입니다. 겨울은 모든 생명이 죽어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씨앗을 가슴에 품고 있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흑색은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상징하는 색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합니다. 
  
하늘의 기운, 천간
 하늘의 기운, 천간
ⓒ 조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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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의 인은 호랑이

땅의 모습이나 변화는 어떻게 파악했을까요? 사람은 하늘의 기운을 받는다고 하는 말은 매우 추상적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땅을 딛고 살아가기 때문에 땅의 모습이나 변화는 매우 구체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지지라 하여 12개의 동물로 표현하였는데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가 그것입니다. 진(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실에 존재하는 동물로 표현했습니다. 열두 동물 또한 방향과 원소에 그 바탕을 둡니다.
땅의 작용, 지지
 땅의 작용, 지지
ⓒ 조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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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나무와 청색의 기운을 가지고 있으며 봄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호랑이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입니다. 오주석 선생님이 쓰신 '한국의 미 특강'을 보면 이 송하맹호도의 호랑이는 네 살 무렵의 아직 어린 호랑이입니다. 세 살까지 어미 호랑이와 살면서 사냥을 배운 호랑이는 독립을 하여 홀로 사냥을 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합니다.

아직 어리다 보니 사냥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사냥에 성공해 배부르게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서 발톱을 세워 붉은 소나무를 긁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고 합니다. 호랑이 위쪽의 소나무에 가로로 주욱 긁힌 자국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사냥에 성공한 후 자신감에 찬 호랑이의 기분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역동적인 몸짓과 긴장감을 보여주는 꼬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리움박물관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리움박물관
ⓒ 리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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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은 검은 호랑이

하늘의 기운인 천간과 땅의 작용인 지지를 순서대로 합쳐 60개의 조합으로 만든 것이 육십갑자이며, 올해 임인년은 서른아홉 번째의 해입니다. 천간은 기운을 나타내기 때문에 검은색 호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색합니다. 검은 기운을 띄고 있는 호랑이, 즉 검은 호랑이입니다. 검은 기운이란 강력한 힘과 권력을 말하며, 호랑이는 모든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용맹한 힘을 가진 동물입니다.

원래 십이지의 얼굴과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십이지신은 각각 사람들의 다양한 소망을 들어주는 수호신입니다. 그래서 2022년 가장 큰 힘을 발휘할 검은 호랑이는 우리 주변에 생기는 온갖 어렵고 힘든 일들을 물리쳐줄 강력한 존재입니다. 
 
십이지신도/국립중앙박물관
 십이지신도/국립중앙박물관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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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돼지, 2020년 쥐, 2021년 소는 겨울에 해당합니다. 2022년 호랑이부터 시작해서 이어지는 2023년과 2024년의 토끼와 용은 새로운 생명력을 싹 틔우는 봄입니다. 코로나19의 긴 겨울에서 벗어나 희망찬 봄을 맞이하는 2022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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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삶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는 초등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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