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강원FC는 모두의 기대를 받았지만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경기 외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강원은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를 펼친 끝에 간신히 K리그 1 잔류에 성공했다.

올시즌도 강원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용수 감독의 존재는 분명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팀 전력면에 있어선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결과물을 챙겨왔던 최용수 감독이 이번에도 강원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기뻐하는 최용수 감독 12일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년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강원이 대전을 4대 1로 이기며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하자 최용수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기뻐하는 최용수 감독 ⓒ 연합뉴스

 
잔류했지만... 경기 외적으로 힘겨웠던 강원

2018년 여름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은 '병수볼'이라 불리는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로 호평을 받았다. 비록 2019시즌 한 차례 파이널 A 진출한 것이 전부지만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 수준급 선수들의 입단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확인시켜줄 수 있었다.

김병수 감독 3년차를 맞이한 지난시즌, 강원은 2020시즌 아쉽게 놓친 파이널 A 진출을 달성하고자 시즌 전 임창우와 김대원, 황문기, 윤석영 등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착실히 시즌을 준비했다. 여기에 2002 한일월드컵 영웅 이영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축구 전용구장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는 등 미래에 대한 비전도 함께 제시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일들로 시끌시끌 하면서 강원의 행보는 꼬여갔다. 5월 임채민과 고무열이 교통사고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김병수 감독의 코치 폭행사건, 선수단에 코로나 19 확진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러다보니 성적이 잘 나올 수 없었다. 9라운드에서 5위에 오른 것이 최고성적이었을 정도로 시즌 내내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강원은 3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를 0대 4로 패함과 동시에 3년여간 팀을 이끌었던 김병수 감독이 사퇴하기에 이른다.

자칫하면 강등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세주로 등장한 이는 최용수 감독이었다. FC서울에서 전성기를 구사했지만 최근 다소 하향세를 겪었던 최용수 감독은 위기에 빠진 강원을 구하고자 소방수로 등장했다.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서울과의 37라운드 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무승부를 이끌어내 승강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은 강원은 1, 2차전 합계 4대 2의 승리를 거두고 천신만고 끝에 잔류에 성공했다.

이 대목에서 최용수 감독의 선택이 인상깊었다. 서울과의 37라운드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했지만 모험을 택하기 보단 안정적인 행보로 가겠다는 뜻을 보였고 0대 0 무승부를 통해 승점을 챙기면서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이후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0대 1 패배에 이어 2차전 전반초반 0대 1로 뒤지며 위기에 빠졌지만 이후 4골을 터뜨리는 저력을 발휘해 잔류에 성공하며 최용수 감독의 선택이 적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은 강원

지난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강원은 올시즌 그 아픔을 씻고자 한다. 특히 최용수 감독이 프리시즌부터 함께 치러 팀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기대는 클수 밖에 없다.

그러나 팀 전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라지를 시작으로 마티야, 아슐마토프까지 용병들을 모두 정리했으며 임채민, 신세계 등 팀의 핵심 역할을 해 준 선수 모두가 팀을 떠났다.

강원은 서울에서 김원균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최인규(자유계약), 이호인(대전 임대복귀)을 팀에 합류시켰지만 임채민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다.

공격진 역시 불안요소가 커보인다. 데얀, 아드리아노, 페시치등 확실한 골게터가 있을때 최용수 감독은 서울에서 리그와 FA컵 우승, 전 시즌 승강플레이오프로 추락했던 팀을 3위로 끌어올리는 등 확실한 결과물을 보여줬다.

그러나 강원에는 그럴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고무열을 비롯해 이정협, 김대원이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파괴력은 떨어져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새로 영입된 몬테네그로 출신 공격수 다노는 K리그 적응을 비롯해 얼마만큼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강원은 지난 두 시즌동안 파이널 A에 진입하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여기에 2019년을 제외하곤 뚜렷한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했던 최용수 감독 역시 올시즌을 통해 감독 커리어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만큼 강원이나 최용수 감독에겐 올시즌이 중요한 시즌이다.

하지만 시즌 전 행보를 봤을 때 기대보단 우려가 큰 것이 현실이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강원과 최용수 감독 모두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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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강원FC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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