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내가 사랑하던 동물이 죽었다. 양지바른 곳에 묻을 수 있을까? 현행 법상으로는 그럴 수 없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동물의 사체는 원칙적으로 '생활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활쓰레기 봉투 등에 넣어 배출해야 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된다.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동물과 공존하기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만 2021년 기준으로 15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이처럼 우리의 인식과 제도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분별하게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다. 공장식 축산업, 동물실험, 동물 쇼, 살처분 등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동물의 생명은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나아가 아무렇지 않게 동물 학대를 일삼는 사람들의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필자가 이번에 배성호 선생님과 함께 쓴 책 <지속가능한 세상에서 동물과 공존한다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동물과 함께 살아가야할지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지구에서 어떻게 비인간 동물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여러 방면으로 모색한다.
 
<지속가능한 세상에서 동물과 공존한다는 것>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동물과의 공존을 모색해보는 책이다.
 <지속가능한 세상에서 동물과 공존한다는 것>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동물과의 공존을 모색해보는 책이다.
ⓒ 이상북스

관련사진보기

 
가장 먼저 동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간중심적'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물보호단체의 여러 활동을 살펴보고 동물의 법적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아본다.

동물과의 공존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호주의 철학자 피터 싱어는 1975년 <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이란 책을 통해 동물 역시 인간처럼 고통과 쾌락을 느낄 수 있기에, 인간과 동물이 동등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인간에게 인권이 있듯 동물에게도 동물권이 있어야 하며, 인간의 삶에 복지가 중요하듯 동물복지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모여 1978년 '세계동물권선언'이 발표되었다. 이 선언에는 모든 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고, 생존할 권리를 가지며, 인간 또한 동물의 한 종으로서 다른 동물을 몰살시키거나 비인도적으로 착취하고 그 권리를 침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문을 한 번 살펴보자.

모든 생명체는 공통된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종의 진화 과정에서 분화되었다. 모든 생명체는 천부적인 권리를 가지며 신경 체계를 가진 동물은 더욱 특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동물의 권리에 대한 경멸과 무지는 심각한 자연 파괴와 동물에 대한 죄악을 초래했다. 인류가 다른 동물의 권리를 인식할 때 다양한 생명체와 공존할 수 있다. 인간이 동물을 존중하는 것은 다른 인간을 존중하는 것과 같다.

노숙인은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나?

또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동물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여러 각도로 생각할 질문도 건넨다.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동물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지점들이다.

예를 들어, 2015년 프랑스에서는 '코즈아니말노르'(Cause Animale Nord)라는 동물 단체 회원이 장애가 있는 노숙인이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동물 학대'라며, 강제로 강아지를 빼앗아 입양을 보내려 한 일이 있었다. 프랑스 경찰에서는 이 단체에 폭행과 절도 혐의를 들어 수사를 진행했고, 결국 강아지를 돌려주는 것으로 합의하여 강아지는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약 24만 명이 이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청소년들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노숙인이나 가난한 이들이 자신의 경제적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이들 역시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회가 이들에게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사실 이런 질문에 정답이 있지는 않다. 저마다의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함께 그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이 책에 소개된 동물과 공존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와 실천을 살펴보면서, 사회적 상상력으로 생각을 키워 여러분이 직접 실천으로까지 열어나가기를 응원한다.

지속가능한 세상에서 동물과 공존한다는 것

배성호, 주수원 (지은이), 이상북스(2022)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