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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조치원역 광장에서 열린 세종 유세에서 마스크를 고쳐쓰며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조치원역 광장에서 열린 세종 유세에서 마스크를 고쳐쓰며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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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세종시를 찾아 "(세종시가) 앞으로는 행정수도의 '행정' 자 떼고, 실질 수도, 진짜 수도로서의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겠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이은 다음 발언을 듣고 '급실망'하고 말았다.

"관공서만 가지고는 실질적인 수도가 될 수 없습니다. 수도가 가져야 될 역사 문화와 또 박물관, 이런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또 해야 됩니다. 관공서와 함께 문화·교육·의료·미래산업이 결합된 진짜 수도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발전시키겠습니다."

윤 후보는 '완벽한 진짜 수도 기능'을 위해 문화·교육·의료 시설 확충을 제시했다. 이 같은 윤 후보의 처방은 세종시가 수도 기능을 갖추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즉 세종시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지역균형발전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세종시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행정 수도'의 기능을 한 적도, '행정 수도'로 불린 적도 없다.

'관습헌법'에 갇힌 세종시
 
지난 2005년 1월 17일 신행정수도 지속추진을 염원하는 연기군민 촛불집회가 오후 조치원역 광장에서 3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2005년 1월 17일 신행정수도 지속추진을 염원하는 연기군민 촛불집회가 오후 조치원역 광장에서 3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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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신행정수도특별법'을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행정수도이전이 불가한 이유로 '불문헌법', '관습헌법'을 내세웠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헌법에 귀속시켜 헌법 개정이라는 어려운 입법절차를 거치게 했다. 한마디로 '행정수도 이전=한국의 수도 이전'이고, 관습헌법상 수도인 서울은 절대 이전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결국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신행정수도'는 '행정복합도시'로 이름을 바꿔달아야 했다. '행정 수도'에 비해 기능도 더 쪼그라들었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를 비롯 대통령을 직접 보좌 자문하는 대통령비서실, 통일, 외교, 국방, 법무부 등은 수도 서울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이후 '행정복합도시'마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정이 시도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행정부처의 세종시 이전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세종시 개념을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전환한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주민들은 '행정도시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당시 이완구 충남 도지사는 이같은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고서야 철회됐다.

'신행정수도특별법'은 '세종특별자치시설치등에관한특별법'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했던 행정도시건설 취지는 여전히 미완에 머물고 있다.

윤 후보가 '완벽한 진짜 수도 기능'을 만들기를 원한다면 '행정' 자를 떼서는 안 된다. 오히려 '행정도시'임에도 관습 헌법에 갇혀 이전하지 못한 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도와야 한다. 지역민들이 대통령 집무실 설치와 국회 세종 의사당 건립 추진을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에 주택 수백만호 지으면서 지역균형발전?

물론 국회와 청와대를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세종이 진짜 수도 기능을 하는 건 아니다. 애초 신행정수도를 만들려 한 것은 지역격차 해소였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로 불리는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살면서 수도권이 과밀한 짐을 지고 있다. 

반면 지역은 전국 223개 기초자치단체 중 절반 가까운 97개 도시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권력·자본·문화·언론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민들은 대한민국이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하고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점진적 추진', 윤 후보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정주 여건을 높이기 위해 세종시에 '문화·교육·의료·미래산업 결합'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약속조차 믿기 어렵다. 수백만 호의 주택과 신도시를 수도권에 추가 건설하는 등 초호화 개발공약으로 서울을 문화수도, 교육수도, 미래 첨단도시로 만들겠다고 내걸고 세종시도 같은 수도로 만든다는 말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다.

윤 후보가 "'행정' 자 떼고 문화·교육·의료·미래산업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도시를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전환하려 한 세종시 수정안의 복사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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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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