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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부상을 입고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키이우 주민들을 방문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부상을 입고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키이우 주민들을 방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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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일으킨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이번 전쟁의 원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왈가왈부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기간과 맞물려 더욱 자극적으로 이용되었다.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는 당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표현력이 부족했다며 사과하기는 했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후 지지 유세에서 "정치경험이 없는 대통령을 잘못 뽑아 전쟁이 났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지금 상황에서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데, 한국 정치권에서만 유독 남의 나라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이어진 것이다. 이는 비단 정치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관련 기사들을 보다보면 '전쟁이 젤렌스키 대통령 때문'이라거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집을 부리고 있어서 전쟁이 끝나지 않고 국민들만 죽어나간다'는 식의 댓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누구에게 분노해야 하는가?

이번 전쟁을 통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경이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것으로 알려진 헤르손(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에서는, 러시아군의 점령 이후에도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광장으로 뛰쳐나왔다. 또, 전국 각지에서 맨손으로 러시아군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러시아군으로 부터 자신들의 마을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면서도, 그들은 우크라이나군이나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는다. 

대통령 당선 직후 급락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91%까지 치솟는 등,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선봉에 서서 항전하는 자신들의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자신들이 분노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는 한국의 반일감정처럼 반러정서가 팽배하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일본인을 다 싫어하지는 않듯이, 우크라이나인들 역시 모든 러시아인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반러정서 보다 '반 푸틴정서'라고 표현하는 쪽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전쟁통에도 우아한 품격을 보여주는 우크라이나 국민들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동쪽 도시 체르니히우에서 소방대원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시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이날 체르니히우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동쪽 도시 체르니히우에서 소방대원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시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이날 체르니히우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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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해야 할 대상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러시아군 포로들을 대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태도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어린 병사에게 빵과 차를 건네주고 가족들과 통화할 수 있게 해주는 주민들,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온 어린 병사를 다독여주는 모습을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은 이 전쟁이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에게 분노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이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대상은, 결사항전 하는 자신들의 정부가 아니라, 또한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온 어린 병사가 아니라, 개인의 야욕을 위해 터무니 없는 전쟁을 일으킨 푸틴과 러시아군 수뇌부라는 것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이것들이 모여 결국 국민들이 똘똘 뭉쳐서 푸틴에 대항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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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다문화사회전문가. 다문화사회와 문화교류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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