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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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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손을 들었다. 아무리 관련 기사를 찾아봐도, 브리핑 내용을 확인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왜 대통령 집무실을 취임 전에 반드시 옮겨야 하는가?' 그래서 '명분과 법적 근거를 두고 논란인데 어떻게 국민들을 납득시킬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다수의 국민이 명분과 법적 근거를 도무지 알 수 없으니 그것을 밝히고, 이후 대국민 설득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알려 달라는 취지였다.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오늘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국민들께서 제기하는 여러 가지 궁금한 점에 대해 계속 설명을 드릴 생각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 시작부터 끝까지 '국민들 속으로'를 강조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하여튼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고, 이 장소는 국민께 다 돌려드리고 국립공원화하는 게 맞다"는 말도 남겼다. 여기에 '명분'이 담겼다고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국방부를 강제로 이전시키고 해당 청사에 집무실을 옮길 수 있는 법적 근거'에 관한 설명은 없었다.

국방부 방 빼? 대통령 당선인에게 그럴 권한 있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인수위법(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7조에 보면 인수위 업무에 따른 것뿐만 아니라 관계부처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결국 반대 의사를 표시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대표적인 정권 인수인계 업무의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신다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재차 '집무실 이전은 인수인계사항이니 협조하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지금 윤 당선인 쪽에서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방식은 '협조 요청'이 아니라 명령에 가깝다. 예비비 신청 등은 그렇다 치더라도, 현재 국군통수권자도 아닌 당선인이 사실상 국방부에게 '방 빼'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권한은 인수위법 어디에도 없다. 다른 법률, 나아가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인계'를 내세워 국가기관 이전을 강행할 근거는 없다. 대통령의 권한은 가불할 수도, 소급할 수도 없다.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를 금과옥조로 삼아온 윤 당선인에게는 이 문제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그조차 본인의 권위로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것이야말로 '제왕적 대통령' 그 자체 아닌가.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오자 윤 당선인은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 또는 대통령 당선인의 결단 역시 철저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범위를 벗어난 결단은 만용이고, 독선이고, 자칫 독재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미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되풀이됐던 일들이다. 

오죽하면 조선일보도... 정치를 할 수 없다면 최소한
 
20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보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 청와대 앞 시민들 20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보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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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도 이전 그 자체가 아니다. '어떻게', 즉 절차의 문제다. 친윤(親尹) 성향 <조선일보>가 지적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오죽하면 19일자 사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권 출범과 함께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타결 지으려고 서두르다 광우병 촛불시위를 불렀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할까. 같은 날 박종인 선임기자는 칼럼에서 "만인의 반대 속에 궁궐 공사를 강행했다고 쫓겨난 왕이 광해군"이라는 경고도 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집무실을 이전하는 문제는 법률의 미비함 탓에 애초부터 신-구 정부 간 '정치적 양해'로 매듭지어야 할 사안이었다. 특히 국방부 이전은 김은혜 대변인 역시 "국군통수권자인 현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해당될 것"이라며 '당선인 권한 아님'을 명확히 했던 일이다.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듯 집무실 이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면, '공소권 없음' 판결이 나오는 쪽에 가까웠을 일이다. 결국 정치로 풀어야 한다.

물론 몇 달 전 이미 '이명박 사면 불가'를 결정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하고, 현재 교체해야 할 공공기관장 인사를 '무조건' 협의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오고, '윤핵관'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자진사퇴까지 언급하는 등 당선인 쪽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하는 발언을 쏟아내온 터라 '정치적 양해'가 가능할까 싶긴 하다.

그럼에도 민주주의 사회에선 이 방식이 상책(上策)이다. 상책이 막힌다면 하책(下策)이라도 써야 한다. 이럴 때 우리는 "법대로"를 외친다. 그런데 정치적 합의도 안되고 법에 어긋나는데도 내가 옳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이건 상책도 하책도 아닌 위책(危策. 위험한 방책)이다.

그러니 윤 당선인에게 부탁한다. 정치를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제발 법대로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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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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