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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벌써 두 번째 책을 냈다. 제목은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부제는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의 구직과 닮았다'라고 야심 차게 달았다. 장르는 에세이. 첫 책을 냈던 '여문책'에서 소은주 대표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사실 '무슨 책이냐'라는 물음이 가장 두렵다. 어쩌면 에세이 작가에게 주어지는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시시하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장마다 포개어 놓고선 독자들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들의 어려운 임무니까 말이다.
   
나호선 지음 |정가 15,500원| 288쪽 | 428g | 135*205*16mm
▲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나호선 지음 |정가 15,500원| 288쪽 | 428g | 135*205*16mm
ⓒ 도서출판 여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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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어디 그 질문에 답을 한 번 해보자면, 이 책은 집요한 미움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92년생의 성장사이자, 애착과 연민의 힘으로 세상을 버텨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아마도 청년이란 화두가 없었다면, 지극히 사적인 내 이야기가 책이 되어 이렇게 세상의 과분한 관심을 받게 될 일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때마침 세상이 'MZ세대' 혹은 '90년대생'의 출현이 궁금해해 주었기에 가능한 글쓰기였기 때문이다.

그 바람을 타고 출판계에서는 청년 세대에 관한 세상의 궁금증을 사회과학적 분석이나 비평의 장르에 담아 펴냈다. 대체로 통찰력 있었고 예리했다. 다만, 때로는 무언가를 이해하려는데 세세한 분석과 설명 보다,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청년 중 한 사람에 불과한 내 이야기가 출간 기회를 얻었다. 운이 좋았다.

이 시대의 미움이 더 불성실해지길 원하는 한 청년의 증언
 
"집요한 미움의 시대. 미움이 집요해진 만큼 사랑이 성실해진 것 같지는 않다."

사랑이 비싸지고, 미움이 저렴해진 세상에서는 누구라도 외롭게 살기 쉽다. 사랑이 유료고 혐오가 무료인 세상이라면, 자연스레 서로를 더 미워하는 방향으로 세상이 기울기 십상이다. 나는 그것이야말로 바쁘게 살아가는 청년들을 휘감고 있는 혐오의 배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 구직과 닮았다고 썼다. 일하고 싶어도 허락해주지 않는 세상처럼, 사랑하고 싶어도 팍팍하고 치열한 경쟁사회가 청년들에게 허락해주는 것은 외로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연애 결핍 시대를 지나쳐온 나의 증언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였다. 생계비와 교제비 사이의 균형을 잡지 못해, 혹은 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합격과 맞바꾸기 위해 사랑을 포기해본 경험은 결코 놓쳐선 안 될 이 시대 청년들의 보편적인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래서 자기 증명의 긴 터널에서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이야기를 꼭 쓰고자 마음먹었다.

사랑과 삶의 문턱에 관해서, 자꾸만 서로를 미워하게끔 유도하는 우리 시대의 경쟁에 관해서, 기성세대의 게으른 세대론에 대한 재치 있는 비판에 관해서, 이 땅에 건너와 착실히 삶을 꾸려가는 이방인에 관해서, 평균의 높이에 좌절하면서도 삶을 버티게끔 해주는 추억과 애착의 공간에 관해서,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에 관해서, 연민의 힘으로 자신의 운명을 지키려 하는 청년의 삶에 관해서 썼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발랄하고 흡입력 있는 문체에 담아 독자를 있는 힘껏 유혹해 보고자 노력했는데, 그 글맛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잠시 내어본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해 주시길 부탁한다. 이 시대의 미움이 조금 더 불성실해지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저자로서 이 책이 꼭 마음에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요한 혐오의 시대, 연민으로 쓰여진 진솔한 문장들

사실, 이 책을 쓰게 된 중요한 계기가 <오마이뉴스>에서 시작됐다. 2018년이 끝나갈 무렵, 내가 <오마이뉴스>에 보낸 '20대 남성의 불만은 무엇인가'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경향신문>과 청년 문제를 주제로 인터뷰를 나누게 되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언제고 내가 몸담았던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정리해 책으로 써보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가 꿈틀거렸다. 자아탐색이 사회탐구와 맞물릴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이었는데, 천천히 살아온 시절을 돌아보고 그 기억이 가장 선명할 때 기록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특히 시간을 양분 삼아, 기사에 썼던 문제의식을 책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은 정말이지 의미 있는 경험으로 다가왔다.

 
작가 소개문
▲ 작가 소개 작가 소개문
ⓒ 나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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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하나라는 나이에 두 번째 책을 냈으니 앞으론 어떤 책을 낼거냔 질문을 주변으로부터 종종 받는다. 글쎄, 계획은 있지만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기엔 너무 설익어서 함구해야겠다. 대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를 말하고자 한다.

나는 언제나 삶이 글이 되는 인생을 꿈꾸었고, 언제 심어두었는지 모를 문장을 날마다 거두어들이는 삶을 동경했다. 삶이 힘겨워 마음이 다칠 때마다 문장을 고쳐주었다. 에세이를 쓰면서 나는 정해지지 않고 열리는 문장으로 글을 지으며 내 쓸모를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위로받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시대와 무관하지 않은 개인의 내력과 감정을 포착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정말로 자신 있는 영역이다. 문장에 연민을 담는 것도 내 재주 중 하나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의 역사를 떼어 글을 쓰기로 했다. 혹여나 한 글자라도 흘릴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쓴다.

오늘도 거울 앞에서 셔츠 매무새를 다잡는다. 조금 넉넉한 셔츠를 잘 말아 배에 넣고 조이고 소매를 한 단 접어 말아 올린다. 단정한 마음으로 오늘은 꼭 이 표현으로 글 타래를 말아 올려 문장을 짓겠노라 설렘의 마음으로 펜을 잡는다. 나의 문체가 나의 얼굴과 닮아가기를 바란다. 연민의 글쓰기는 내 존재 증명이다. 그 증언과 증명을 주파수에 담아 세상에 보낸다. 모쪼록 반갑게 교신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시대의 미움이 더 불성실해지길 원합니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의 구직과 닮았다

나호선 (지은이), 여문책(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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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근로자, 부업 작가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과 『젊은 생각, 오래된 지혜를 만나다』를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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