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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연봉이 논란이 됐다. 지명 이후 한 후보자가 지난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하며 4년 4개월 동원 무려 18억 원에 가까운 급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한 후보자의 과거 론스타 사건 책임론도 불거졌다.

향후 장관 인사청문회를 줄줄이 거쳐야 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런 논란과 의혹이 어떻게 다뤄질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무후무한 검찰의 수사와 역사에 길이 남을 언론 보도 그리고 법원과 교육부의 판단이야말로 향후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에 연속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

당장 윤 당선인 부인인 김건희 여사만 해도 그렇다. 대통령 선거 기간 불거진 김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그것이 윤석열 당선인이 평소 주창했던 공정과 상식에 부합한다.

최근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이어 고려대학교조차 조국 전 장관 딸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를 결정해 이러한 검찰과 언론 등의 잣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와중에는 더욱 그렇다. 

윤 당선인의 법과 원칙 그리고 조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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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시절, 윤 당선인이 내세운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은 그 정당성을 인정받는 듯했다. 또 언론은 윤 당선인 및 검찰의 우호 세력으로서 여론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담당했고, 그를 통해 윤 당선인은 당당히 제1 야당 대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사모펀드 수사로부터 시작한 조국 일가족 수사는 정 전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 없는 기소 및 공소장 변경 등으로 검찰권 남용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처한 이후에도 수사망을 넓히며 전례 없는 역사를 써내려갔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입에서 출발한 입시 부정 수사가 동양대 표창장은 물론 생활기록부 등 조 전 장관 딸과 아들의 갖가지 입시 관련 자료들을 탈탈 털어내는 먼지떨이 수사와 '인디언 기우제' 식 수사로 돌변한 것이다. 

검찰개혁을 두고 정적 관계라 할 수 있는 조 전 장관 및 그 일가를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이후 청와대를 겨냥하면서 윤 당선인의 정치적 입지는 커졌다. 이후 그는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고 대권 도전까지 나아갔다.

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다지만 윤 당선인이 3년 전 조국 일가족 수사를 결정하고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지금의 그는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바로 그 윤석열 당선인의 법과 원칙 그리고 공정과 상식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향후 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 대상인 고위 공직자에 대한 추상같은 잣대와 기준 말이다. 모든 인사 검증의 기준을 '조국처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조국의 강'을 건너는 진짜 해법
 
조국 전 장관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조국 전 장관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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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언론과 여야 정치인들이 운운했던 진짜 '조국의 강'을 건너는 해법이 거기 있다. 동일한 기준, 동일한 잣대 말이다. 일례로 교육부가 2019~2020년에 실시한 사립대학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일부 교수들의 자녀 입시 부정과 유력 일간지 사장 자녀의 자사고 부정 입학 의혹을 검찰, 법원, 교육부가 같은 잣대와 기준으로 처리하는 것부터가 시작일 수 있다.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수십만 기사를 쏟아내는 것도 모자라 '스토킹 보도'를 일삼았던 그 전철을 따라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후보자 자녀들의 입시 및 입사 관련 검증까지 철저하게 파헤친다 해도 국민들은 가혹하다 여기지 않을 터다. 3년 전 검찰이, 언론이 이미 훌륭한 선례를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

지난 6일 검찰은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의 여전한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호되게 비판하는 언론 또한 극히 일부다.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이 흔들리는 소리가 출범하기도 전에 요란한 듯하다.

태그:#윤석열, #조국, #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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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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