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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도를 벗어난 금호강은 이렇게 싱그럽다. 버드나무군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하중도를 벗어난 금호강은 이렇게 싱그럽다. 버드나무군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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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조사 일행은 하중도('황금빛 물결'의 하중도 청보리밭 ... 걱정이 밀려왔다)를 뒤로 하고 금호강을 따라 하류로 더 내려갔다. 인공의 섬을 벗어난 강은 싱그러웠다. 신록의 버드나무군락이 군데군데 자라나 강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길은 낮았고 비교적 맑은 물이 흘러내려갔다.

그동안 숱하게 보아온 낙동강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낙동강이 물길이 막혀 죽은 강이라면 금호강은 생생히 살아 흐르는 강이었다. 강을 따라 내려가자 이내 금호강은 지천인 달서천을 만날 수 있었다. 달서천으로부터 고정적인 물이 계속 공급돼서 그런지 금호강 강물이 제법 풍성해 보였다.

'시궁창'이었던 달서천의 놀라운 변화

달서천은 산업화 시절 참으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다. 거의 시궁창을 방불케할 정도였다. 달서천 주변엔 그 유명한 염색산업단지가 있다. 산업화 시절엔 염색을 하고 난 뒤 만들어진 화학약품이 첨가된 폐수가 그대로 강으로 유입돼 논란이 됐었다. 

당시 이 때문에 금호강은 더욱 썩어갔다.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고 기형 물고기가 목격되기도 했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 원인을 제공했던 달서천의 현재의 모습이 무척 궁금했다. 과연 달서천은 어떻게 변했을까?
 
달서천의 놀라운 변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고 주변엔 수생식물들도 자라나 제법 생태하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달서천의 놀라운 변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고 주변엔 수생식물들도 자라나 제법 생태하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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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 주변도 많이 변했다. 아직 염색산업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산업화 시절보다는 못하고, 달서천 하류에 하수처리장도 만들어졌다. 그 덕분에 염색단지의 오폐수는 대부분 하수처리장을 거쳐 2급수 물로 정화되어 다시 금호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그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산업화 시절 시궁창과도 같았던 달서천은 맑은 강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변해있었다. 지자체에서 벌인 생태하천조성사업 때문인지 수변식물도 자라고 있었고, 비교적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드문드문 산책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이 정도면 살아있는 하천으로 돌아온 셈이라 볼  수 있을 듯했다. 다만 달서천 양쪽으로 산책길을 다 만들어 놓았는데, 이 건 좀 반생태적인 방식이다. 인간이 한쪽을 차지했다면 다른 한쪽은 자연에 내어주는 생태적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금호강 최대의 자연습지 달성습지를 가다

달서천의 기분 좋은 변화를 뒤로 하고 우리 일행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빚어 만들어놓은 자연습지인 달성습지로 향했다. 금호강의 맨 하류에서 낙동강과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가 바로 달성습지다.

그 면적이 2㎢에 달한다. 이곳은 다양한 생명들을 품고 있어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삵, 너구리, 고라니, 수리부엉이, 참매, 솔부엉이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천혜의 보고다.
 
금호강 초대의 자연습지 달성습지의 초입이다. 금호강과 습지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
 금호강 초대의 자연습지 달성습지의 초입이다. 금호강과 습지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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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일체의 개발이 허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보존 위주의 관리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인공으로는 절대로 만들 수 없는 야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처음 와보는 이들은 "대구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며 놀라워한다. 그만큼 야생미가 절절 넘친다고 해야 할까.

특히 갈대군락으로 이루어진 곳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이날 그 야생의 영역으로 들어가 보았다. 진입도로가 따로 없기 때문에 갈대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야 한다. 대구시가 달성습지 탐방나루조성사업을 벌이고 나서는 기존의 길도 다 폐쇄해놓았다. 그래서 습지로 들어가는 길은 더욱 거칠었다.
  
갈대군락이 드넓게 펼쳐진 달성습지.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야생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갈대군락이 드넓게 펼쳐진 달성습지.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야생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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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수풀을 해치고 들어가니 예전의 정겨운 오솔길이 나타나고 그 다음부터는 비교적 쉽게 조사를 할 수 있었다. 식물이라야 대부분 갈대들이고 드문 드문 나무들이 보일 뿐이다. 길은 새로 수로가 놓인 곳까지 이어져 있다. 달성습지 탐방나루조성사업을 하면서 달성습지에 새로 낸 수로에는 물이 조금밖에 없었다.

저 아래 달성보가 수위를 50cm 정도 내렸고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지 50cm를 내렸을 뿐인데도 수로에 물이 이렇게 마르니, 달성보의 수문을 본격적으로 열게 되면 이 수로에는 물이 다 빠져나가버려 수로 역할을 못하게 될 터이다. 그럴 때 대구시가 과연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물을 채우라고 요구할는지 아니면 무용지물 수로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지.

흑두루미 도래지의 복원을 위하여

그런데 수로를 따라 갈대숲을 밀고 길을 내어놓았다. 뭔 새로운 길을 내어놓았나 싶어 그 길을 따라 들어갔더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꽤 면적이 있는 습지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논습지도 있고 작은 연못도 있는 습지. 습지에 모형 흑두루미까지 세 마리와  흑두루미 소리를 내는 장치를 두었는데, 이것들은 흑두루미들을 유인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습지 가운데 논습지를 만들어 놓았다.
 습지 가운데 논습지를 만들어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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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가 이 상공을 지나가다가 저 모형 흑두루미와 소리를 듣고 동족으로 오인하고 내려앉는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대구 달서구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함께 준비한 사업이라 알고 있다. 문제는 먹이터이다. 예전 먹이터 역할을 하던 농경지가 성서공단으로 바뀌고 비닐하우스 농사로 바뀌면서 이들의 먹이터 역할을 했던 밀과 보리밭 등이 사라지니 녀석들이 도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흑두루미들을 유인하기 위한 흑두루미 모형과 소리 내는 장치. 이렇게라도 흑두루미들을 불러들이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해야 할까?
 흑두루미들을 유인하기 위한 흑두루미 모형과 소리 내는 장치. 이렇게라도 흑두루미들을 불러들이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해야 할까?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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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없는 것도 문제라, 하루속히 낙동강 재자연화를 통해서 모래톱을 복원하고 주변에 너른 먹이터를 조성해주면 다시 흑두루미가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아무튼 이렇게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야생의 공간을 남겨두는 것은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곳 달성습지는 대구 도심의 마지막 남은 야생의 보루다. 철저히 사람의 출입을 통제해 야생동식물들이 안심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기를 그래서 그들의 영역을 되찾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4대강사업의 실상을 꾸준히 전하고 있습니다. 4대강 재자연화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우리 강이 막힘 없이 흘러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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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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