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치러진 고양지역 시·도의원 선거에서 고양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어느 한 당에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 경기도의원 12석 중에서 민주당 5석, 국민의힘 7석으로 배분했다. 고양시의원 34석 중에서는 양당에 똑같이 17석을 나눠줘 균형을 맞췄다.
이는 4년 전 6·13 지방선거에는 민주당에 완승을 안겼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당시에는 경기도의원 10석 모두, 그리고 고양시의원 33석 중 과반이 넘는 21석을 민주당 의원으로 앉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경기도의회에서도 똑같은 의석수를 확보했다. 경기도의회 고양지역 의석(12석)은 5대 7로 갈렸지만, 전체 의석은 156석(지역구 141·비례15) 중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8석을 차지했다. 지역구 의석은 국민의힘 70석·민주당 71석으로 민주당이 1석 더 많았고, 비례대표 의석에서는 국민의힘이 8석으로 1석 더 많아 결국 동수가 됐다.
고양시의회와 경기도의회가 동수의 여야 의석을 차지한 건 순기능도 있다. 어느 당도 다수당이 아니라 의회 권력이 균형감 있게 집행부를 견제·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첨예한 갈등만 키우다가 결국 '결정력 없는' 의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당장 다음 달 1일 이뤄질 고양시의회 의장단 선출에서부터 파열음이 예상된다. 자칫 의장단을 놓고 여야 간 힘겨루기만 하다가 9대 고양시의회의 출발 자체가 더뎌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이동환 고양시장 당선인(국민의힘)의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예산·조례에 대한 심의·의결도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힘을 합쳐 반대하면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이 당선인으로서는 고양시의회와 소통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고양시의회로서도 정치적 힘겨루기보다는 상대당과의 논의와 협치를 더욱 요구받게 됐다.
4선 시의원, 10대 시의원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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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의원 고양지역 개표결과, 민주당(파란색), 국민의힘(빨간색) 선거구별 우세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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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의원으로 당선된 34명 중에서 22명이 초선으로 나타나 이번에도 '물갈이'가 뚜렷했다. 당선자 가운데 재입성에 성공해 의장에 오를 수 있는 2선 이상의 다선 의원들은 12명 정도다.
유일한 3선 의원인 김운남·조현숙 민주당 당선인을 비롯해 4선 고양시의원인 김영식 국민의힘 당선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 5대, 6대, 7대에 걸쳐 백석동 등을 지역구로 두면서 3선 했지만, 4년 전 6·13 지방선거에서는 낙마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3인 선거구인 나선거구(원신·고양·관산)로 지역구를 옮겨 나번으로 출마해 결국 당선됐다.
고양시 지역 경기도의원에 당선된 12명 중에서 10명이 도의원으로서는 초선이다. 하지만 시의원 경력을 포함하면 재선이 2명(곽미숙, 심홍순), 3선이 1명(고은정), 4선이 1명(김완규)이다.
남녀 비율은 공교롭게도 고양시 지역 경기도의원과 고양시의원이 똑같다. 고양시 지역 경기도의원 당선자 12명 중 남녀가 각각 6명이었고 고양시의원 당선자 34명 중 남녀가 각각 17명이었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고양시의회 당선자 34명 중에 50대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40대 7명, 60대 6명, 30대 4명, 10대 1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20대 시의원은 배출되지 못했다. 특히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천승아 당선인은 19세로 기초의원 사상 처음으로 10대 당선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