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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시인은 그 자신도 학창시설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김승일 시인은 그 자신도 학창시설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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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곳은 나에게 상처가 있는 트라우마의 공간이자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이 있는 곳이에요. 저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 학생들은 폭력이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거주하는 김승일 시인은 본인의 작품 활동보다 타인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온 시인이다. 김 시인은 시인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도움을 주고 강연을 다닌다.

또 과거 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자신을 생각하며 학교 앞 1인 시위부터 학교 내 강연 등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을 해왔다. 이 캠페인은 가해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교화 목적도 있다.

김승일 시인은 "사람 때문에 상처받기도 했지만 이 상처를 치유하고 또 다른 의미에서 다시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준 하나의 큰 자극제가 결국은 사람"이라면서 "과거에는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고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과 만남이 잦았다면, 지금은 시집, 다큐멘터리, 강연 그리고 지역에서 하는 교육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시 세계 속 커다란 축에 폭력이 컸다면 지금은 좋은 인연 등을 통해 사랑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폭력의 상처를 시를 쓰며 위로받고, 폭력의 고통을 표현해 온 김 시인은 피해학생들이 혼자 고통을 감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시인은 "폭력 피해 학생 가운데 탈선하거나 인생을 포기하는 등 꿈을 등질 수밖에 없는 학생도 있다. 그런 아픔이 있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다"면서 "'힘들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야 변화될 수 있어. 앞으로 남겨진 시간이 훨씬 더 많고, 남겨진 많은 시간이 너의 것이 됐으면 좋겠어'라고 꼭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일 시인은 '언어'라는 게 내 안에만 담아두면 다른 사람에게는 가지 못하는, 혼자 감동하고 좋아하는 일기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각각의 호수라고 가정했을 때, 내 호수의 수면에서 튕겨져 나온 돌이 내 호수 안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다른 호수로도 튕겨져 올라가 파문을 일으킬 때 어떤 형식으로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그것이 언어가 주는 힘 즉, 시의 힘이라고 말한다.

작가로서 행복하다는 김 시인은 "제가 작가로서 축복받은 것 중 하나는 내 책이 외국어로도 번역돼 지구 어딘가의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아픔에 대해 공감할 수도 있다는 것. 내가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어디선가 책이 자기 몫을 하고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면서 "또 독자분들이 시집을 읽고 리뷰를 남긴다거나 직접 그들만의 표현으로 전해줄 때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전부를 담은 작품이 누군가에 '닿았다'는 느낌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느꼈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윤택하게 살고 싶은 것보다 인간적으로 멋지게 살고 싶다며 시 쓰기를 통해 반성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해 나간다는 김승일 시인.

"작가 본인의 삶과 쓰기가 일치돼 나간다는 것은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은 작가들로 놀랐던 경험이 있거든요. 저는 제가 하는 글쓰기나 시 쓰기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등불이자 방향타이자 등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제 글과 삶이 일치한 시인으로 살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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