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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대교 아래의 녹조. 녹조라떼를 넘어 완전 녹조 곤죽이다.
 성주대교 아래의 녹조. 녹조라떼를 넘어 완전 녹조 곤죽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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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구와 성주를 잇는 다리인 성주대교 위에서 낙동강을 내려다보니 강 전체가 완전 녹색이었다. 강 가장자리 쪽은 더 심했다. 녹색 위에 흰색이 덮여 있었는데, 조류 사체들이 엉겨붙은 것이다. 이는 녹조가 극심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현장은 심각 그 자체였다.

상황을 더 파악하기 위해서 성주대교 아래로 내려갔다. 강으로 접근할수록 역한 냄새가 났다. 시궁창 냄새와 흡사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정말 짙은 녹조가 보였다. 마치 녹색 페인트가 뿌려진 것 같았다. 가장자리로부터 강 가운데까지 전체가 녹색이다. 완전 녹조밭이었다. 장화를 신고 강물 안으로 들어가니 뻑뻑한 이물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강물이 아니었다. 두꺼운 장화를 신었음에도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녹조가 심각히 발생한 성주대교 아래 낙동강. 죽은 동물의 머리 해골이과 함께 기괴한 모습의 낙동강을 보여준다.
 녹조가 심각히 발생한 성주대교 아래 낙동강. 죽은 동물의 머리 해골이과 함께 기괴한 모습의 낙동강을 보여준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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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년간 낙동강을 다니며 조사했지만 이런 녹조는 처음이다. 이대로라면 조류경보제 최고 단계인 조류 대발생 단계에 이를 것만 같다. 특히 이곳은 조류경보제상 강정고령보의 조사지점이다. 강정고령보 7㎞ 상류인 이곳에서 조류 농도를 측정한다.

환경부는 보트를 타고 들어가 맨 위 물, 중간 물, 아래쪽 물을 뜬 후 그것을 섞어 조류 농도를 조사한다. 현미경을 이용해 이곳에 얼마나 많은 남조류 세포가 있는지 보면서 일일이 세어서 발표하는 것이 조류경보제다. 다음 날인 20일이 환경부에서 조류 조사를 하는 날이라, 이대로라면 최고 단계의 조류경보 발령도 이상하지 않을 듯했다.  

그런데 강정고령보는 어떤 곳인가? 바로 250만 대구시민들의 취수원이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고령군의 취수원도 이곳에 함께 있다. 취수원이 녹조로 뒤덮인 것이다. 당장 수돗물 안전이 걱정이다. 대구시는 4~5m 깊은 곳에서 취수를 한다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류 농도가 적지 않을 것이라 걱정됐다. 
 
성주대교 아래서 뜬 녹조라떼. 라떼가 아니라 죽이었다. 녹조 곤죽.
 성주대교 아래서 뜬 녹조라떼. 라떼가 아니라 죽이었다. 녹조 곤죽.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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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선 또 다른 걱정스런 장면을 목격했는데, 바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배스 낚시에 열중하던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저 멀리선 모터보트와 제트스키를 탄 사람들이 강물을 휘젓고 있었다. 미국 등에선 녹조의 독이 에어로졸 형태로 날릴 수 있고, 코를 통해 혈관으로 유입될 수 있으니 녹조가 심할 때는 강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녹조 독의 유해성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경고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화를 보는 듯한 그로테스크한 낙동강

성주대교를 뒤로 하고 강정고령보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강의 우안(흐르는 방향으로 강을 바라보고 강의 오른쪽)을 따라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낙동강은 성주에서 들어오는 백천과 신천을 만난다.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심각한 녹조가 목격됐다.

특히 신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부는 녹색으로 완전히 뒤덮였다. 그 아래 저지대는 고사목 군락지다. 강정고령보에 물을 채우자 이곳의 버드나무들이 물에 잠겨 죽었고 고사목 형태로 남아 있다. 
 
죽은 버드나무들 옆으로 유화를 보는 듯한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죽은 버드나무들 옆으로 유화를 보는 듯한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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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심각한 녹조가 목격됐다. 녹색 위로 드문드문 흰색이 덮여 있어 마치 유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설상가상 고사목 군락까지 더해지니 그 풍경은 정말 그로테스크하다. 이런 장면은 강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하류로 더 내려가 바로 강정고령보 코앞까지 다다랐다. 강정고령보에서 불과 1㎞ 남짓 떨어진 강변이다. 바로 맞은편은 매곡취수장이 서 있는 강변이다. 이곳도 바로 위 낙동강에서 본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녹색에 흰색 조류 사체가 뒤덮인 상황이었다.
 
매곡취수장 건너편의 심각한 녹조. 녹조 사체까지 엉겨붙여 마치 유화를 보는 듯하다
 매곡취수장 건너편의 심각한 녹조. 녹조 사체까지 엉겨붙여 마치 유화를 보는 듯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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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곳이 바로 우리가 마실 수돗물을 만드는 원수를 취수하는 곳이란 사실이다. 바로 저런 강물을 취수해서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 수돗물이 안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수돗물 불안에 농작물 불안까지

지난 6월 13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이 기획해 주관한 환경의 날과 페놀 사태 31주기를 기념해서 열린 낙동강 대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본부장은 "우리 대구 정수장에는 오존과 흡착 활성탄을 이용한 초고도처리까지 완벽히 하기 때문에 100% 안전을 장담한다"라고 했지만, 이날 낙동강에서 본 풍경은 과연 100% 안전을 장담할 수 있을까란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 
 
강정고령보 전체가 완전히 녹색이다. 왼쪽에 흰색 건물이 매곡취수장. 이런 물로 우리는 수돗물을 생산한다.
 강정고령보 전체가 완전히 녹색이다. 왼쪽에 흰색 건물이 매곡취수장. 이런 물로 우리는 수돗물을 생산한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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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드론을 날렸다. 하늘에서 바라보니 강 전체가 완전 녹색이다. 저 아래 강정고령보까지 완전한 녹색이었다. 녹조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게 된다. 

건강한 강이 건강한 물을 만들어내듯이 건강하지 못한 강은 건강치 못한 물을 만들어낼 것이다. 설상가상 녹조는 독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치명적인. 녹조가 생성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은 우리 간, 폐, 혈청, 신경, 뇌에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것도 모자라 정자와 난자도 영향을 끼치는 생식 독성까지 가지고 있는 무서운 물질이다.
 
250만 대구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을 생산하는 매곡정수장으로 보낼 원수를 채수하는 매곡취수장 앞에도 강한 녹조가  발생했다.
 250만 대구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을 생산하는 매곡정수장으로 보낼 원수를 채수하는 매곡취수장 앞에도 강한 녹조가 발생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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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무서운 물질이 우리 식수원에서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물로 수돗물을 만들고 이런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도 한다. 수돗물 안전이 걱정될 수밖에 없고,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의 안전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낙동강 하류도 녹조 심각해

더 하류로 내려갔다. 달성보에서 녹조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녹조띠인 스컴은 심각하진 않았지만, 강물 속을 들여다보면 녹조가 몽글몽글 자라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것들이 뭉쳐 녹조띠가 형성되는 것이다. 

아래로 더 내려가자 낙동강 청소년수련원이 있는 낙동강레포츠밸리가 나왔다. 이곳에선 많은 이들이 수상 레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강의 녹조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수상 레저 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레포츠밸리를 뒤로 하고 더 하류로 내려갔다. 작년에 4000ppb에 달하는 기록적인 마이크로시스틴 수치를 나타낸 곳이다. 이곳의 녹조도 심했다. 가장자리 쪽은 특히 짙은 녹조라떼를 보여준다.
 
낙동강 달성군 구지면 구간이 완전한 녹색으로 뒤덮였다. 녹조라떼 배양소가 돼버린 낙동강.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낙동강 달성군 구지면 구간이 완전한 녹색으로 뒤덮였다. 녹조라떼 배양소가 돼버린 낙동강.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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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드론을 띄웠다. 위에서 본 낙동강은 장관(?)이었다. 완벽한 녹색의 강이 그곳에 있었다. 하늘에서 보니 특히 심각해 보이는 곳들이 있다. 국가산단취수장이 있는 곳이 그러했고, 우곡교가 있는 곳고 그랬다. 우곡교는 유염한 녹조 우심지역답게 짙은 녹조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우곡교 밑은 바로 합천창녕보다. 환경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7일 이곳의 조류농도는 6만5232셀로 낙동강 8개 보 중에서 제일 높았다. 따라서 가장 짙게 녹조가 형성되는 곳이다. 이곳에서도 드론을 띄웠다. 이곳 역시 강 전체가 녹색이었다. 바로 옆의 산의 색이나 강물의 색이나 똑같은 녹색이었다.
 
합천창녕보 상류의 심각한 녹조. 강 전체가 완벽한 녹색이다.
 합천창녕보 상류의 심각한 녹조. 강 전체가 완벽한 녹색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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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하나뿐 낙동강을 흐르게 하는 것

이처럼 하류 역시 녹조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어떻게 하나? 방법은 하나뿐인 것 같다. 강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 원래 흘렀던 강을 흐르는 강으로 되돌리는 방법 말이다. 강은 흐르면서 아픈 곳을 치유한다. 흐르면서 수질을 정화시킨다. 그러니 환경단체에서 늘 지적하는 것처럼 하루빨리 낙동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

19일 영남권 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낙동강네크워크는 녹조 현장조사를 마친 후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다음 사항을 즉시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녹조 완화를 위하여 지금 당장 낙동강 수문을 개방하고 취·양수시설 개선에 적극 나서라! 조류경보제 발령시 국민들의 수상 레저 활동을 전면 금지하라! 녹조 관련 농업용수, 어업 등에 대한 관리 제도를 마련하라."
 
중간에 유입되는 강이 회천이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는 지천인 회천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간에 유입되는 강이 회천이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는 지천인 회천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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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간 낙동강 현장을 기록하며 4대강사업의 폐해에 대해 고발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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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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