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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스테인글라스
 나뭇잎 스테인글라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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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이 참 신선하다. 나뭇잎들은 하루가 다르게 그 색이 짙어지고, 바람은 그 사이를 지나다니며 나뭇잎들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는다. 바람과 나뭇잎이 부딪치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나뭇잎의 춤사위에 마음도 덩달아 춤춘다.   아침부터 수업 준비로 분주하다. 집에서 꽤 먼 초등학교 수업을 하러 가는 날이었다. 일주일 내내 어떻게 수업할지 고민했다. 수업 날 아침 즐거운 긴장감이 계속되었다. 일찍 가서 준비물을 확인하고 수업할 장소를 둘러봐야 했다.

수업은 나뭇잎이었다. 우선 바람과 햇빛과 온도가 높은 요즘, 잎의 증산작용을 알아보기에 좋다. 나무는 뿌리에서 끊임없이 물을 빨아들인다. 계속 빨아들인 물을 내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잎들은 물을 공기 중으로 내보내고, 이 물이 공기 중의 열을 빼앗아 숲이 더 시원해진다. 바람과 햇빛과 온도가 높은 곳의 나뭇잎에 비닐봉투를 씌워 수업이 끝날 때쯤 관찰하기로 했다.
 
나뭇잎 빙고 게임
 나뭇잎 빙고 게임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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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들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나무마다 나뭇잎은 생김새가 다르다. 길쭉한 잎, 동그란 잎, 심장 모양의 잎, 짝궁뎅이 잎, 가장자리가 매끈한 잎, 톱니처럼 가장자리가 뾰족한 잎, 결각이 큰 잎 등 100가지 종류의 나무가 있다면 잎 모양도 100가지이다.

나뭇잎 빙고 놀이로 소개한 나뭇잎들을 숲에서 찾아보는 놀이로 수업을 진행했다. 쉽지 않을 것 같았던 4빙고까지 친구들은 거뜬히 해냈다.

그럼 이제 작품 활동을 할 시간이다. 그날 소개한 나뭇잎 중에서 마음에 드는 나뭇잎을 하나씩 고르게 했다. 고른 나뭇잎을 OHP 필름지 위에 따라 그렸다. 잎 가장자리 톱니 모양도, 잎맥도 자세히 따라 그렸다. 잎자루도 자세히 그렸다.
 
증산작용 실험
 증산작용 실험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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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린 잎은 여러 가지 색으로 색칠했다. 도깨비처럼 생긴 나뭇잎으로 소개된 개암나무 잎은 도깨비처럼 뿔이 달렸다. 복엽 잎들은 언제 다 색칠할지. 각자 자신의 개성대로 칠한 나뭇잎들은 햇빛에 비추어 봤다. 비친 그림자는 정말 아름다웠다.

수업시간이 끝나갔다. 묶어놓았던 나뭇잎을 확인해 볼 시간이었다. 수업 날은 증산작용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 비닐봉투에 습기가 찰 정도의 물기만 있었다. 친구들은 점심을 먹으러 갈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다음 수업은 더 재밌고 기억에 남을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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