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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금가유역환경청장 항의방문 기자회견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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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시민·환경단체의 강력 규탄에도 지난 15일 공주보 담수를 강행했다.

정진석(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주보 가뭄해결을 위해 담수를 해야 하며 환경부와 협의를 마쳤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이후 이루어진 담수였다. (관련 기사: 시민·환경단체 "공주보 담수 결정한 환경부, 협의체 들러리 세워" http://omn.kr/1zhmz)

금강은 담수나 보 개방 과정을 금강수계 보 민·관협의체 회의를 통해 사전에 보고하고 협의해 왔다. 민관협의체의 의견을 토대로 보를 운영해 왔으며 협의체는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번 공주보 담수는 기존의 과정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었다.

민간위원 과반수 반대에도 담수 강행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서면으로 진행된 협의체 회의에는 33명 중 16명이 의견서를 전달했다. 시민사회의 반발은 차치하더라도 의견서를 취합한 결과는 다시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최근 시민단체는 환경부로부터 의견서 회신 결과를 전달받았다.

협의체 회의 회신 결과, 정부 측 인사 6명(기관)을 제외한 민간위원 10명 중 담수에 찬성한 위원은 3명밖에 되지 않았다. 공주보 주민대표, 한밭대학교 교수, 충북대 교수 A씨가 담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민간위원 5명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백제보 주민대표, 충남대학교 교수, 충북대 교수 B씨, 지질자원연구원, 금강유역환경회는 담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주대학교 교수는 "현재 환경부가 추진한 쌍신양수장은 보 수위 상승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지하수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충남연구원의 경우 담수가 당장의 대안이 될지라도 가뭄에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아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보냈다. 그러나 환경부 관계자는 지하수는 이번 담수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협의체 회의가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었다면 담수에 대한 여러 부정적 의견이 교환되었을 것이며, 가뭄과 관련한 다른 해결책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민간전문가 중 공주보 담수에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런 의견을 취합하고서도 위원회의 서면회의 결과와 무관하게 담수를 강행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16명 중 8명 이상이 찬성 의견을 줬다며 충분한 당위를 얻었다고 했지만, 담수를 요청한 한국농어촌공사와 환경부 부속기구인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기관을 제외하면 과반이 되지 않는다.  

국토부 산하 금강홍수통제소는 수위상승에 따른 배수효과가 쌍신양수장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정부의 물을 관리하는 기관에서도 가뭄효과에 대한 추가검토를 요청한 것이다. 이는 민간의원으로 참여한 주민, 전문가, 관계기관의 모든 의사가 존중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협의체 의견 취합도 전에 담수 결정 보도자료 배포해 

이번 담수는 최소한의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사업 강행을 위해 협의체를 들러리로 전락시켰다. 사업강행을 결정해 놓고 협의체의 의사를 받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환경부는 협의체 회의 결과와 관계없이 15일 오후 6시 담수를 강행했다. 협의체 회의의 의사를 취합한 최종 시간이 15일 오후 6시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협의체 의견에 취합이 끝나기도 전인 오후 2시, 환경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담수를 진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협의체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협의체를 성실히 운영해왔다. 정부의 기조와 다르더라도 시민환경단체, 주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율해 왔다. 이를 통해 민관협치를 실행하는 중요한 거버넌스로 금강보민관협의체가 운영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번 담수 결정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퇴행시켰다. 공주보 담수를 규탄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이다.

우리는 정상적으로 운영하던 협의체가 다시 운영되기를 바란다. 담수는 정쟁을 위한 요청에 부화뇌동하여 환경부가 동참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제라도 정쟁에 첨병 노릇을 중단하고, 금강의 자연성 회복에 대해서만 생각하길 바란다.

태그:#공주보 담수,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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