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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순 최백운 할아버지와 팔순이신 장월세 할머니 부부  .
ⓒ 김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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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무더위에 집콕 생활을 하시는 올해 구순 최백운 할아버지와 팔순이신 장월세 할머니 부부를 만나기 위해 지난 10일 대산읍 기은리를 찾았다. 장수사진 프로젝트 '내생애봄날' 재능기부 스태프들과 함께였다.

만만치 않은 일정을 말해주듯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였다.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 일행들의 마음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온 사방에는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벼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 이번 프로젝트를 신청한 막내 아들 최태환씨가 환하게 웃으며 신청 배경을 설명해 주었다.
 
"부모님께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4남 1녀 키워내시느라 평생 봄날 한번 누리지도 못하셨거든요. 더 연세가 들기 전에 봄날도 찾아드리고 또 더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우리 곁에 안 계실 때 오늘 찍은 영상과 사진을 보며 부모님을 생각하기 위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무더위에도 장수사진은 여전히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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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순 최백운 할아버지와 팔순이신 장월세 할머니 부부 .
ⓒ 김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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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정은 시골 어르신의 새벽형 일상에 맞춰 아침 7시부터 메이크업이 진행됐고, 이내 스태프들이 도착해 어르신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가족들이 함께 모여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그 순간을 놓칠세라 두 대의 카메라 셔터와 영상은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아버님 웃으세요~~ 너무 잘하십니다. 더우시지만 조금만 참으세요."

내생애봄날 김은혜 대표가 할아버지의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들고 온 블루투스를 연결하여 막춤 애교를 선보였다. 그제야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할아버지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할아버지보다 10살 아래인 장월세 할머니가 스태프들의 주문에 맞춰 할아버지 뺨에 살짝 입을 맞추며 부끄러운 듯 깔깔 웃음보를 터트렸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너른 들판을 화사하게 수놓았다.

그 틈을 이용하여 할아버지께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스태프들을 더 걱정하는 모습이다.

"뭣이 힘들어. 우리는 괜찮은디 늙은이들 사진 찍어주느라 여기 오신 분들이 고생이지 뭐. 미안하고 고맙고 그려. 너무 수고스러워서 워쩐댜."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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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순 최백운 할아버지와 팔순이신 장월세 할머니 부부 그리고 가족들 .
ⓒ 문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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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내생에봄날' 덕분인 것 같습니다.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든들 여전히 부모님 앞에서는 어린아이죠. 재롱을 떨어 부모님께 웃음을 드리는 게 또 자식 된 도리고요.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무한 행복과 웃음을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모님께서 '내년 생일까지 살아 있으면 그때 다시 또 찍어줘라'고 하실 정도로 아주 좋아라 하셨어요."

그날, 자녀분이 전해준 아버님의 소감을 듣고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연세 드신 분들이라 무더위로 시간마다 긴장됐지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청자 최태환씨도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메이크업, 소품, 의상 등 만반의 준비를 해온 분들, 땀범벅이 되도록 촬영해주신 분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내생에 봄날 재능기부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저 또한 뒤에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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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순 최백운 할아버지와 팔순이신 장월세 할머니 부부 .
ⓒ 문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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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가족들을 보며 '내생애봄날' 탄생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옷가게 손님으로 알게 된 내생애봄날 공동기획자 김은혜·정주은씨는 "어느날 플리마켓 수익금을 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가진 재능으로 봉사하고 싶다"는 얘길 주고받았다. 그렇게 시작한 대화가 바로 지금의 '내생애봄날' 프로젝트가 됐다. 

정주은씨는 "모티브가 된 건 보그잡지의 사진 한 장, 할머님과 반려견의 행복한 모습"이라며 "세월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고 놀랐다. '할머니도 패션 화보의 주인공이 될 수 있구나'란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들은 "노래 가사처럼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거라는, 나이 든 것이 추함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그들의 매력을 찾아 사진에 담아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을 전공한 정주은씨는 웨딩의상 대여 등 옷가게를 하고 있던 터라 사진작가와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알고 있었고, 15년 동안 댄스학원을 운영했던 김은혜씨는 영상촬영 기사 등이 지인으로 두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팀을 만들어 재능기부할 수 있었다.

두 달 전 사진촬영작가, 헤어메이크업, 영상촬영, 한복대여, 웹디자인, 총괄진행 등 총 10명이 모여 시작한 '내생애봄날 프로젝트'는 5월을 시작으로 매월 진행되고 있다. 신청자가 사연과 함께 '내생애봄날'에 촬영을 신청하면 함께하는 재능기부자들과의 논의 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김은혜씨와 정주은씨는 말한다.

"질곡의 역사를 살아내신 우리 어르신들에게 행복한 봄날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뻔한 장수사진보다는 다양한 감성과 어르신분의 순수한 감성, 화려한 패션 등을 바탕으로 최상의 추억을 남겨드리는 것이 내생애봄날 프로젝트팀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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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순 최백운 할아버지와 팔순이신 장월세 할머니 부부 .
ⓒ 문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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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재능기부자들의 소감이다. 

김은혜 내생애봄날 대표 : "벌써 세 번째 '내생에봄날' 촬영이다. 날씨가 무더워서 어르신분들의 건강이 가장 염려됐다. 그래도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쉬면서 촬영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특히 가족분들께서 너무 협조를 잘해주시고 유쾌하셔서 촬영 내내 너무 많이 웃었다. 이제는 촬영 날이 기다려질 정도로 나에게는 힐링이다."

정주은 기획 총괄아트디렉터 : "'예술은 말이다. 멀리에서 찾지 말고 우리 일상이 주는 평범함에서 찾아보라'는 교수님 말씀이 문득 생각난다. 평범한 일상이 주는 감동, 이것이 내생애봄날의 힘이다. 우리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순간 오늘이 가족들에겐 내 생애 봄날인 듯하다. 

이번 내생애봄날 세 번째는 오랜 세월 동안 함께 한 부부가 주는 아름다움과 그 모습을 보며 잘 자란 자녀분들과의 따뜻하고 유쾌한 교감이다. 기획을 준비한 사람으로서 제일 감동으로 와 닿았다. 저야말로 노부부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내내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김수동 촬영 : "개인적으로 내생에봄날 스태프로 처음 참여하게 됐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촬영대상이 되신 어르신들과 그 가족분들, 행사를 진행하고 준비해주신 모든 분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다음 기회에도 자주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문수협 촬영 :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의 재능기부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한장 한장의 사진이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이 되길 바라본다."
 
정주은 기획 총괄아트디렉터, 김은혜 내생애봄날 대표(왼쪽부터)
 정주은 기획 총괄아트디렉터, 김은혜 내생애봄날 대표(왼쪽부터)
ⓒ 정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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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영상 : "3회째 진행 중인 '내생애봄날' 촬영감독으로서 회차마다 너무 보람을 느낀다. 참여해 주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한순간 한순간을 더 의미 있게 담아내도록 노력하겠다."

김종훈 플라워아티스트 : "부모님들께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았을 때 자식은 무슨 생각을 할까? 뿌듯함, 감사한 마음, 부모님에 대한 사랑... 봄날과 함께하면서 내내 이런 모습을 많이 느꼈었다. 내겐 내생에 봄날이 사랑이다."

강민경 아트디렉터어시스트 : "숍으로 학교로 분주히 내 삶에 빠져있어 에너지도 함께 방전되고 있을 즈음 봄날을 만났다. 반짝거리고, 따뜻하고, 산뜻한 봄날 같은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삶으로 한 발자국씩 걸어 들어가고 싶어졌다. 노년의 삶도 봄날 같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런 희망을 본다. 함께 할 수 있어 설렌다. '내생애봄날'팀, 늘 파이팅!"

리안헤어 중앙점 한선미 원장 : "마음 따뜻한 봉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나이는 숫자이고 마음은 아직 노부부의 가슴 설레는 신혼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너무 행복해 하시는 두 분의 기운과 자녀분들의 훈훈함에 감사한 하루였다.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께 아름다움과 행복을 만들어드리고 싶다."

수한복 서은옥 대표 : "'내생애봄날'이라는 타이틀답게 우리 아버님, 어머님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잊지 못하겠다. 부부컷이라고 하여 최대한 환하면서도 점잖은 색상을 선택했다. 역시 모든 스태프들이 노력한 결과는 100% 만족인 것 같다. 우리 어르신, 지금의 환한 미소처럼 건강히 하루만 더, 1시간만 더 자식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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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기부자들과 어르신 부부 및 가족들 .
ⓒ 문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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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기부자들
김은혜 대표, 정주은 디렉터, 박훈 영상작가, 한화토탈에너지스 문수협 촬영, 빛그림연구소 김수동 작가, 리안헤어원장 한선미 메이크업·헤어, 한복협찬 수한복 서은옥 원장, 플로리스트 김종훈, 우리동네와인슈퍼 강민경 대표, 의상·소품 협찬 봄날빈티지쌀롱 및 댄싱스타쌀롱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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