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화성시 향남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화성FC와 천안 구단과의 홈경기에 관중석이 꽉 찼다. 지독한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탓이었을까. 오랜만에 화성시 향남 종합경기타운 축구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뜨거운 햇살에도 가벼웠다. 
 
2013년 창단, 올해로 9주년 된 화성FC가 지난해 재단법인으로년 옷을 갈아입었다. 비영리 민간단체에서 시작해 화성시 체육회 소속을 거쳐 재단법인(대표이사 최종욱)이 됐다. 2013년부터 화성 FC와 동고동락한 전정민 사무국장은 면접만 세 차례 치렀다고 말했다. 

김태현 화성FC 대리는 전정민 사무국장을 화성FC의 '산증인'이라고 칭했다. 화성FC는 세미프로인 K3리그다. 2014년과 2019년 우승도 했다. 7월 1일 자로 취임한 정명근 화성시장은 후보 시절 화성FC 구단에 대해 향후 프로 구단으로 갈 계획이라는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화성FC, K2 리그로 가기 위해 준비
 
 전정민 화성FC 사무국장은 10여 년을 화성FC와 동거동락했다. 

전정민 화성FC 사무국장은 10여 년을 화성FC와 동거동락했다.  ⓒ 화성시민신문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화성FC의 청사진을 듣고자 지난 8일 전정민 사무국장을 화성FC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3년 양주시민축구단에서 화성FC로 왔을 당시, 화성FC 예산은 6억 4천만여 원이었다. 직원 2명으로 시작한 화성FC 사무국은 2022년 현재 직원 6명과 시청 파견직 공무원 2명까지 총 8명의 규모를 갖췄다. 구단 구성은 선수는 총 33명, 감독 1명, 코치 3명, 의무 트레이너 1명으로 구성됐다. 

화성FC구단의 예산은 전국에서 상위권이다. 2020년 기준 K3리그 예산을 보면 경주 한수원이 35억 원, 화성시가 30억 원이다. 김해 시청이 27억 원 정도다. K3리그에서도 예산은 천차만별이다. 많게는 35억에서, 적게는 3억(평택시민구단)이다. 

"화성FC구단 예산은 전국에서도 많은 편이죠. 현재 K3리그에서 K2 리그로 가기 위한 여러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직 정확히 뭐가 나온 건 아니에요.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재단법인으로 만든 것은 환경적으로 이제 법인 독립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현재 k리그는 1부, 2부 리그가 프로 리그다. 세미프로 리그가 3, 4부, 아마추어 리그 5, 6, 7부로 나눠져 있다. 2022년 1부 리그가 12개, 팀. 2부 리그가 11개 팀. 3부 리그 16팀, 4부 리그가 18팀이다. 

"2부 리그 숫자가 좀 이상하죠? 원래는 피라미드 형식으로 올라가는 게 맞아요. 아래에서 축구인 숫자가 많아서 치고 올라가야 하죠. 화성 FC는 2부 리그가 목표입니다. 물론 예산과 시설 등의 제반 시설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죠."

화성시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축구클럽 현황을 보면 총 15개 팀 1100명이 활동 중에 있다. 유소년 축구단을 화성 FC에서 운영하고, 그 외에 화성 전역에서 생활체육인 활동, 조기축구회 활동 등을 하고 있다고.

"화성시는 축구인이 많아요. 그러나 중고등학교에 축구팀이 없어요. 초등학교에 축구팀 1개가 있고. 요즘 트렌드는 축구클럽 설립이에요."

축구인이 많다면, 화성 FC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그러나 향남에 위치한 주경기장에 축구인이 많이 모이진 않는다. 이슈가 있는 경기에만 최대 8천 명까지 모이기도 했다. 

"맛집에 사람이 모이는 것처럼, 뭔가 맛이 있어야겠죠. 경기가 재밌으면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아도 사람은 찾아옵니다. 앞으로 화성 FC가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게 사 회 공헌활동 등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K3리그에서 4강 진출, 화성 FC의 실력 보여준 사건"
 
 화성FC는 2019년 FA컵 4강까지 진출해 당시 수원삼성팀과 결전해서 1승을 거뒀다. 

화성FC는 2019년 FA컵 4강까지 진출해 당시 수원삼성팀과 결전해서 1승을 거뒀다.  ⓒ 화성시민신문

 

10여 년의 저력을 갖고 있는 화성 FC만의 특징이 무엇일까 물었다. 그는 단박에 팀워크를 꼽았다. 

"신구세대 조화를 화성FC만의 특색으로 꼽고 싶습니다. 프로를 뛴 국가대표 출신 선수도 있고 20살의 새내기 축구선수도 있어요.  경기 경험이 풍부한 30살이 넘은 축구 선수 고참이 3명이 있다는 게 화성 FC의 강점이라고 봅니다."
 
10여 년을 화성FC와 동고동락한 그에게 제일 기뻤던 순간을 물었다. 그는 2019년 FA컵 4강 1차전 승리했던 순간을 꼽았다. 

"K3리그에서 4강까지 올라간 건 화성 FC의 실력을 보여준 사건이었어요. 그때가 무척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축구단 전용 버스가 없었는데, 4강 진출 후 구단 버스가 생겼어요."

인생사 희로애락이 필수조건이라면, 화성FC구단에도 희로애락이 있었을 테다. 그에게 힘들었던 점도 물었다. 국장님이 낯을 많이 가린다던 김태현 팀장의 귀띔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그는 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질문하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축구에 진심이었다. 당연하겠지만. 

"작년에 비가 많이 왔어요. 한 달도 넘게 왔죠.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오니까 잔디들이 쑥쑥 자라더라고요. 경기장에 조경하는 분이 한 분인데, 혼자서 자르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제가 좀 돕다가 마무리하는데 그만 손가락이 잘렸어요. 병원가면 금방 나올 수 있겠지 했는데 2주일을 못 나왔어요." 

재밌는 축구 경기를 만들겠다
 
 2022년 화성FC 단체사진. 

2022년 화성FC 단체사진.  ⓒ 화성시민신문

  
세미 프로리그인 K3리그와 프로 리그인 K2리그는 예산 자체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연회비 자체가 다르다. 화성FC는 세미프로리그 관리 주체인 대한축구연맹에 연회비 2천만 원, 가입비 5천만 원을 내고 있다. 그러나 프로리그로 승격 시 가입비 5억 원과 연회비 1억5천만 원을 내야 한다. 구단을 굴리는 예산도 단위가 달라진다. 몸집이 커지면 그만큼 고민도 커질 테다. 

"화성시민이 곧 100만 명이 돼요. 시민 전부가 축구를 좋아할 거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중 20%만이라도 화성 FC의 축구를 보러 와 즐기면 좋겠어요. 시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건데 화성시민이 안 보면 힘이 없잖아요. 화성시민이 축구장으로 보러 올 수 있게 재밌는 축구 경기를 만들 겁니다."

전정민 사무국장에게 많은 화성시민이 축구를 보러 올 수 있는 홍보 멘트를 부탁했다. 한참을 뜸을 드리던 그가 드디어 답한다. 

"제가 가끔 축구장에 오는 분들에게 물어봐요. '여기 왜 오세요?'라고. 저도 궁금해서요. (웃음) 스트레스 풀러 온대요. 화성시민 여러분, 축구장에 오면 즐겁고, 신이 나고 일단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일상에 지쳤다면 화성시 축구장에 오셔서 너른 잔디 구장에서 열심히 뛰는 우리 축구 선수들의 경기 보러 오세요. 후회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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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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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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