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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2-07-26,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대 개혁' 논란 점화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강수산나 부장검사가 2018년 12월 5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강서구 위탁모 아동학대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강수산나 부장검사가 2018년 12월 5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강서구 위탁모 아동학대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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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로 일선 경찰의 거센 반발을 부른 이상민 장관이 지난 7월 26일 "경찰대 출신 우대는 불공정하다"며 경찰대 개혁 카드를 꺼내자 현직 검사가 동의하는 취지로 곧바로 논쟁에 참전했다. MBC < PD수첩 > '광우병편' 수사(2008), 용산참사 수사(2009), MB 풍자 '쥐박이 그림' 수사(2010)로 유명한 강수산나(54) 서울고검 검사다.

강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경찰대학교의 위헌성 검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경찰대 졸업만으로 자동 경위로 임관되는 경찰대학 설치법 제8조는 위헌의 소지가 높다"며 "경찰국 설치와 관련된 논란이 경찰대학 폐지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8조에 따른 인사는 경찰대 출신과 순경 및 경찰간부후보생을 차별하는 평등권 침해이자 헌법상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란 주장이다.

[검사] 강수산나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

1968년 출생의 강수산나 검사는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30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그해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을 시작으로 대전지검 서산지청(2003), 대구지검(2004), 서울중앙지검(2006) 등을 거쳤다. 2005년 대구지검 공안부에 배치된 첫 여성 검사로 조명받았다. 

2006~2010년 서울중앙지검에 있으면서 정부 편향으로 논란이 된 '이명박 쥐박이 그림' 수사 등에 참여해 2013년 참여연대가 발표한 'MB 정부 5년 정치검사'에 포함됐다. 2010년 대학강사 박정수씨가 당시 이명박 정부가 치적처럼 홍보하던 G20 정상회의를 풍자하려고 길거리의 G20 홍보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렸는데, 강수산나 검사는 여기에 '재물손괴'를 적용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며 수사했다.

이명박 정부 집권기인 2012년 2월 호주 시드니 주재 한국총영사관 검찰 영사로 임명됐다. 쥐박이 그림 수사를 비롯해 PD수첩, 용산참사 등 사건 수사가 '출세의 발판이 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영사 파견을 마치고 복귀해 2014년 부산지검, 2015년 수원지검을 거쳐 2016년 수원지검 평택지청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이후 청주지검(2017),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2018), 법무연수원 교수(2019), 수원지검 인권감독관(2020) 등을 역임했다. 2021년엔 인천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단행된 올해 7월 인사에서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로 임명됐다.

2010년 공안업무 유공 검찰총장 표창을 받았다. 2017년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주최한 제3회 여성아동인권상을 수상했다. 2005년 여성폭력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여자 검사 14인이 참여한 책 '여성과 법률'을 공동 저술했다.

[특이사항] 용산참사·'쥐박이 그림' 사건 수사...검찰 수사권 축소 비판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부근 재개발 지역내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거민 농성용 가건물을 경찰특공대가 강제진압 하는 과정에서 불길에 휩싸인 가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부근 재개발 지역내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거민 농성용 가건물을 경찰특공대가 강제진압 하는 과정에서 불길에 휩싸인 가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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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검사가 참여한 2009년 용산참사 수사는 13년째 '편파·부실 수사' 딱지를 달고 다닌다. 검찰은 그해 2월 철거민, 철거용역업체 직원 등 총 27명을 기소했으나 경찰관들에겐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2019년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참사 당시 경찰의 긴박한 진압 작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었고 위험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무리하게 진압해 경찰관 직무규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졸속·위법 진압 작전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매우 부실하게 이뤄졌다. 최종 결재권자였던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서면으로만 조사했고 통신사실확인자료 대상에서도 배제했다. 화재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특공대의 망루 내부 촬영 원본 영상의 존재 여부도 수사하지 않았다.

참사 직후 검찰은 사망한 철거민들의 유족 동의가 없었음에도 영장없이 강제부검을 실시했다. 유족이 시신도 확인하지 못한 때였다. 부상 치료를 마치지 못한 철거민들을 구속 수사해 심야조사, 장기간조사 대기 등도 강요했다.

이후 재판에선 수사 기록 3000쪽에 대한 변호인 열람·복사조차 거부해 철거민들로부터 고소도 당했다. 전체 수사 기록의 3분의 1 분량이었다. 검찰은 철거민들이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하자 증인 60여명을 무더기로 신청했고, 국민참여재판이 무산되자 증인 신청 대다수를 철회했다. '사법정의 유린', '재판 파행', '정치검사' 등의 비판이 나왔다.

강 검사는 수사부터 기소·공판까지 모두 참여한 인물이다. 그를 비롯한 용산참사 수사팀 검사들은 이들에 사과한 적이 없다. 오히려 이들은 2019년 용산참사 수사 재조사가 진행되자 조사단에 '조사 결과에 따라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 소송을 걸겠다'는 의견서를 여러 차례 제출했다. 검찰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받은 2019년 검찰과거사위도 영장 없는 강제 시신 부검과 수사기록 미공개에 한해선 검찰총장에 사과를 권고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2020년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9년 12일 오전 용산참사 화재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재판부 한양석 부장판사가 김형태 변호사와 검찰측 강수산나 검사로부터 참사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09년 12일 오전 용산참사 화재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재판부 한양석 부장판사가 김형태 변호사와 검찰측 강수산나 검사로부터 참사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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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주임검사로 '쥐박이 그림' 사건을 수사해 정치검사 오명을 샀다. 경찰은 서울 을지로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G20 홍보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재물을 손괴했다며 박정수씨를 긴급체포했고, 강 검사는 구속 영장까지 청구했다. 법원은 기각했다. 강 검사는 2011년 1월 박씨를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해 이후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가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자 검찰은 항소했다.

박정수씨는 당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강수산나 검사가 사건을 담당했기에 기소에 놀라지 않았다"며 "이 분 이야기하면 다 안다. 치를 떨면서 안다. 용산참사 심문 때도 표독스러운 목소리로 '저 사람들은 빨갱이',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 아니'라고 너무 심하게 하니까 오히려 판사가 '좀 가만히 계시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2014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선 증인을 모욕하는 오만함을 보였다. 이 전 의원 측 증인으로 출석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에게 지식 수준을 시험하는 모욕적 질문을 던졌다가 판사의 제지를 받았다. 강 검사는 "내란음모, 미수, 기수 등을 구분할 수 있냐" 등의 법률 지식을 캐물었고 옆에 앉은 최재훈 검사는 "(증인이 말한) 자유권규약은 상당히 유명한 조약인데 영어 약자를 아느냐"고 물었다. 판사는 "'당신이 뭘 아느냐' 식의 질문은 잘못됐다. 증인을 무시하는 식으로 신문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과는 몇 차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현안이었던 2018년, 강 검사는 자신이 수사했던 아동학대 사건('평택 아동 살해 암매장 사건')을 예로 "(검찰이) 경찰이 피의자 진술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신용카드, 교통카드, CCTV 분석 등 수사 범위를 확대하도록 지시했고, 검사가 사체 발굴 현장, 부검 현장, 현장 검증 등을 직접 지휘했고 국내외 판례를 분석하는 등 법리 구성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사건 실무자였던 박덕순 형사는 "금융정보 확인, 디지털포렌식은 이미 (경찰이) 다 하고 있는 것이며, 수사의 기본인데 겨우 그걸 지시하려고 바쁜 수사팀을 검찰청으로 오게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며 "수많은 경찰관이 발로 뛰어 해결한 사건을 두고, 사무실에 앉아 있던 현직 검사가 자신이 지휘해 사건을 해결했다며 계속 수사지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사실을 호도할 수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힐난했다.

강 검사가 근래 '이프로스'에 쓴 글의 상당 부분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검찰 개혁, 그 중에서도 검찰 수사권 축소 및 폐지에 대한 비판이다. 강 검사는 지난 5월 "검찰 수사권은 건국 이래 70년간 지속해 온 것으로 신체의 자유와 관련된 헌법 관행"으로 "관습 헌법 요건을 갖췄다"며 검찰 수사권 폐지는 법률이 아닌 헌법 개정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태그:#강수산나 검사, #용산참사 검사, #'쥐박이 그림' 수사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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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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