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3번째 '현대가 더비'로 관심을 모은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맞대결은 사이좋게 무승부로 끝났다.  

전북과 울산이 7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2 27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두 팀은 각각 15승 7무 3패(울산), 13승 7무 5패(전북)의 성적을 기록하며 1,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엄원상의 일격과 구스타보의 페널티킥 실축  

초반 분위기는 울산이 잡았다. 전반 7분 김태환이 전북 바로우의 볼을 뺏으며 시작된 울산의 공격에서 바코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터뜨리면서 팀에 1대 0 리드를 안겼다.  

이후 울산은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구사하며 경기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가져왔다. 전북은 홍정호와 백승호의 부상 결장으로 인해 매끄럽지 못한 빌드업 전개와 중원에서 창의성을 불어넣어줄 선수가 없으면서 왼쪽 측면에서만 공격이 진행되는 단조로운 공격이 지속됐다.  

이러자 전북 김상식 감독은 전반 20분 강상윤을 빼고 김보경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이는 주효했다. 전반 39분 김보경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울산 설영우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하지만 이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키커로 나선 구스타보는 오른쪽을 노리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울산 조현우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전북의 동점골 기회를 차단시켰다. 이후에도 전북은 김진수의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골대를 빗나가는등 페널티킥 외엔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답답한 공격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전북 구해낸 바로우의 동점골, 두 팀 모두 승리까지 이어지지 못해  

하지만 후반전 접어들자 경기분위기가 달라졌다. 전북이 전체적인 라인을 올리면서 울산을 압박했고 울산은 박용우 대신 원두재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으나 전북의 공격을 막아내기엔 부족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의 동점골이 나왔다. 후반 13분 바로우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돌파한 뒤 낮게 깔아찬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울산 김기희를 맞고 굴절되어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에도 전북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울산은 동점골 허용이후 팀의 전체적인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면서 좀처럼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어려움을 겪어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다만 전북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22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헤더슛으로 연결시켰으나 울산 조현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후반 43분 이승기의 왼발 중거리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울산 역시 간헐적으로 찾아온 공격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동점골 허용이후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레오나르도의 슈팅이 빗나간데 이어 후반 35분 엄원상의 오른발 슈팅이 전북 송범근 골키퍼 선방에 막혀 역전에 실패했다.  

웃지못한 두 팀, 소극적인 교체카드 아쉬움 남겨  

이날 경기는 사실상 올시즌 우승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매치업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전북이 지난 26라운드에서 강원FC에 패하는 탓에 울산은 이 경기를 이기면 승점을 9점차로 벌려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반해 전북은 지난 라운드 강원전을 패해 울산과의 승점차를 좁히는데 실패한 가운데 만약 이 경기마저 패한다면 3위 포항 스틸러스와의 승점차가 2점차로 줄어들게 되어 우승은 커녕 자칫하면 3위로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팀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울산은 전반 7분 엄원상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후반전 이른시간에 지키는 작전에 돌입한 가운데 팀의 에너지레벨까지 떨어지며 승리할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전북 역시 후반전 바로우의 동점골로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단조로운 공격루트에 구스타보의 페널티킥 실축까지 겹치면서 승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원인에는 두 감독의 소극적인 교체작전이 컸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후반 9분 박용우 대신 원두재를 투입해 이른 시간에 지키기 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원두재 투입이후 4분만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무의미한 교체작전이 되고 말았다. 당시 경기 흐름이 전북쪽으로 기운 탓에 중원에서 볼을 소유하며 템포를 조절해줄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는 점, 올시즌 울산의 클린시트 경기가 7경기(리그)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해봤을때 분명 아쉬움이 남는 교체였다.  

김상식 감독의 교체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전반 20분 교체투입된 김보경이 전방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등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반전 역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이승기와 한교원을 투입하는 한 발 늦은 교체카드로 승부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이날 무승부는 두 팀에게 소득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울산은 전북과의 승점차를 벌릴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전북 역시 울산과의 승점차를 줄이지 못한 가운데 3위 포항과의 승점차도 3점차밖에 나지 않게 되면서 2위자리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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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전북 현대 울산 현대 엄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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