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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구시가에 자리잡은 성요셉 성당은 프랑스 식민시기에 지어졌지만 하노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 하노이 구시가에 자리잡은 성요셉 성당 하노이 구시가에 자리잡은 성요셉 성당은 프랑스 식민시기에 지어졌지만 하노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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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구시가는 호안끼엠 호수를 중심으로 각각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기 전 하노이의 중심가는 일명 36거리라 불리는 호수의 북쪽에 펼쳐져 있었다. 이후 도시가 확장함에 따라 그 거리는 각각 제사용품, 금은방, 과일가게가 집중적으로 펼쳐져 있는 곳으로 변해갔다.

각각의 거리명이 항(Hàng, 行) 자로 시작하는데 가게 혹은 점(店) 정도에 해당하는 의미라고 한다. 많은 여행객들이 이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이 거리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은방 거리에서 환전을 하면 되고, 옷거리에서 전통의상을 구입할 수 있고, 저녁 후엔 타히엔 거리에서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프랑스 색채가 짙게 드러난 성당 

이제 호안끼엠 호수의 서편으로 가면 점차 프랑스의 요소가 점차적으로 짙게 드리운 모습이 실감 나기 시작한다. 프랑스는 청불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뒤 베트남의 남부, 북부를 차례로 뺏으며 결국 베트남을 식민지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인근의 캄보디아, 라오스와 함께 묶어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식민지를 삼은 이후 60년에 걸쳐 기나긴 지배를 했던 프랑스의 흔적을 살필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성 요셉 성당이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던 고풍스러운 양식의 이 성당은 하노이를 대표하는 곳 중 하나가 되었다. 주변은 카페들과 세련된 프랑스 레스토랑이 있었고, 그중에는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 제법 알려진 콩 카페의 본점이 위치하고 있다. 베트콩의 콩을 따서 그때 당시의 콘셉트를 살린 카페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베트남 최초의 장기왕조를 세운 리태조는 지금의 리왕조를 건국한다. 그의 후손들은 과거시험, 국자감 등을 실시하고 베트남을 유교로 바탕으로 하는 국가로 이끌어나간다.
▲ 베트남 최초의 장기왕조를 세운 리태조 베트남 최초의 장기왕조를 세운 리태조는 지금의 리왕조를 건국한다. 그의 후손들은 과거시험, 국자감 등을 실시하고 베트남을 유교로 바탕으로 하는 국가로 이끌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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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 자리에서 조그맣게 문을 연 콩 카페는 현재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한국에도 진출했다. 카페에 들어서니 전체적으로 국방색의 컬러를 사용해 개혁개방 이전의 사회주의 분위기를 살렸고, 종업원의 복장도 그 시절의 향수를 절로 불러일으키게 하는 듯하다. 

베트남에는 현재 스타벅스가 호치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사세를 넓혀가고 있지만, 하이랜드, 응우엔레전드, 푸롱 등 자국의 커피 프랜차이즈가 여전히 강세다. 지점에 따라 조금씩 파는 메뉴가 다르지만 거기서 파는 과일음료는 우리나라와 차원이 다르게 맛있다. 또한 베트남이 세계에서 2번째로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인 만큼 특유의 진하면서 달달한 커피를 맛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호안끼엠 호수 한 복판에는 응옥선 사당이 위치한 섬이 있다. 그곳에 가려면 붉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 응옥선 사당으로 이어지는 다리 호안끼엠 호수 한 복판에는 응옥선 사당이 위치한 섬이 있다. 그곳에 가려면 붉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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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성당을 나와 다시 호안끼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도록 하자. 베트남은 2022년 8월 현재 거의 일상으로 돌아온 것만 같았다. 거리에는 오토바이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문을 닫았던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열었고, 인도까지 오토바이로 인해 걷기가 힘들지만 호안끼엠 호수 산책로는 여전히 고요하다. 호안끼엠, 즉 환검(還劍) 호수는 베트남 역사와 관련된 많은 설화를 품고 있다.
 
화려한 명품샵이 있는 짱띠엔 거리 한복판에 있는 짱띠엔 아이스크림은 하노이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짱띠엔 아이스크림 화려한 명품샵이 있는 짱띠엔 거리 한복판에 있는 짱띠엔 아이스크림은 하노이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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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검' 호수 이름의 유래 

우선 호수의 동편, 반대편으로 걸어 들어와 북쪽을 향해 돌다 보면 맞은편에 갑자기 거대한 광장이 나타나며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광경을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곤룡포를 입은 거대한 임금의 동상이 우람하게 눈에 띈다. 그 인물의 주인공은 베트남의 첫 장기 왕조 리 왕조를 세운 리태조(이공 언)다. 

오랜 중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응오, 딘, 전레 왕조 등 짧은 왕조가 교체된 뒤 대월이란 국명으로 9대 215년간 베트남을 통치했던 왕조다. 이 시기에 베트남은 대외적으로 '안남'이란 칭호를 공식적으로 사용했으며, 과거시험 실시, 국자감 설치 등 유교국가로서 베트남의 정체성을 확립하던 시기라 할 수 있다.
 
응옥선 사당에는 호안끼엠 호수에서 발견된 거북이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다.
▲ 응옥선 사당의 거북이 응옥선 사당에는 호안끼엠 호수에서 발견된 거북이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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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리 왕조를 거쳐 쩐 왕조, 호 왕조로 이어지며 몽골의 수차례 침략, 참파의 도전도 물리치며 자주국가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1408년 명나라에 의해 호 왕조가 멸망함으로써 베트남은 다시 합병되는 운명이 되었다. 그때 레러이(여이)라는 사람에 의해 치열한 전투를 펼치면서 결국 독립을 이루어낸다. 

레 왕조의 시조 레러이가 명과의 전투 중 호안끼엠에서 큰 거북이가 칼을 물고 나타나서 레러이에게 바치고 그 검으로 명을 국경 밖으로 쫓아내고 만다. 후에 거북이에게 검을 돌려주었다고 해서 이 호수의 명칭이 환검, 즉 호안끼엠으로 정해진 까닭이다.

전설 같은 이야기를 증언하듯 호안끼엠 호수에는 곳곳에 그와 관련한 유적이 두루 분포한다. 호수 가운데에는 Thap Rua라 불리는 거북이 탑이 고풍스러운 모습으로 서 있고, 호수의 북쪽의 작은 섬에 위치한 응옥썬 사당에는 이 호수에서 잡혔다는 2마리의 거대한 거북이 박제가 보관되어 있어서 과연 거북이들이 사는 호수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붉은색 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는 응옥썬 사당은 지금도 많은 현지인들의 방문으로 붐비고 있다. 이제 호수를 넘어 프랑스 양식의 건물들이 모여 있는 동편으로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 보기로 한다. 명색이 베트남의 수도 중심가라 신호등이 집중적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그 신호를 제대로 준수하는 차도 오토바이도 사람도 보기 힘들다.

오직 각자의 교통흐름에 맞춰 각자의 길로 나아가면 된다. 이 기묘한 질서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원활하게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이 흐름을 읽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오기가 일쑤다.

이제 프랑스 식민정부의 세종로라 할 수 있는 짱 띠엔 거리를 따라 천천히 거닐어 본다. 초입에는 프랑스가 1900년 인도차이나 식민지 체계를 완성한 후 건설한 대형 고급 백화점인 짱 띠엔 플라자가 자리해 있다. 거리 끝 편에 위치한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대표적인 건축물로 식민지 시대를 상징하는 건물로 지금까지 존재한다.

현재도 고급 백화점으로 2013년 대대적인 리뉴얼로 재탄생한 백화점은 지금까지 봐왔던 서민적인 하노이와 이질적인 광경을 만들고 있었다. 현재도 이 거리를 따라 명품 숍들이 늘어서 있고, 보행자 도로도 충실히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거리 가운데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줄줄이 들어서는 가게가 하나 있는데 수십 년 동안 하노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짱 띠엔 아이스크림이 바로 그곳이다. 오토바이 주차장까지 따로 구비된 짱티엔 아이스크림은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하노이 남녀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라고 한다.

이제 오페라하우스로 가서 하노이의 남은 이야기를 펼쳐 가보기로 하자.

덧붙이는 글 |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경기별곡 2편)가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 절찬리 판매 중입니다. 경기도 각 도시의 여행, 문화, 역사 이야기를 알차게 담았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연, 기고 협업문의 ugz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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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현재 각종 여행 유명팟케스트와 한국관광공사 등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 : 경기별곡 1편>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 저자. kbs 경인 <시사인사이드> 경인방송 <책과 사람들> 출연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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