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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권익위원회 특별감사 기간을 2차 재연장하기로 한 감사원에 결정에 대해 “직원을 매개로 위원장을 압박해 사퇴할 때까지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며 “감사원은 권익위에 대한 불법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해달라”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권익위원회 특별감사 기간을 2차 재연장하기로 한 감사원에 결정에 대해 “직원을 매개로 위원장을 압박해 사퇴할 때까지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며 “감사원은 권익위에 대한 불법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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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습니다." - 2021년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출마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 이 발언이 다시 언급됐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아래 권익위) 위원장은 이 발언을 가져와 "권익위의 편을 가르며 법치와 공정이 무시되는 현실이 정부의 상식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전 위원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특별감사 연장'에 대해 "명분 없는 불법감사"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권익위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던 감사원은 지난 7일 "주요 관련자가 연가 및 병가를 내면서 10일 이상 감사를 지연시키는 등으로 당초 제보 중 확인·마무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의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라며 오는 29일까지 2주 간 감사를 더 진행한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올 필요 없는 사람'이라며 국민권익위원장의 국무회의 배제발언을 한 후 국무회의에서 왕따를 당하고, 이어서 이례적 특별감사가 시작됐다"라며 "목표로 했던 위원장의 위법 사유가 확인되지 않자 직원 별검 감사를 이유로 감사 기간을 두 번째로 연장하는 초유의 일을 벌였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은 지난 8월 1일부터 진행한 본감사를 2주 연장해 9월 2일까지 감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2주를 또 연장한 상황이다. 

1시간여 기자회견... 감사원 특별감사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데 주력
 
▲ 전현희 국가권익위원회 위원장 “감사원 표적감사, 죽음과 같은 공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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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현희 위원장은 1시간여 동안 이어진 기자회견 내내 감사원 특별감사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데 주력했다.

전 위원장은 "대법원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유죄 판결과 판박이 사례가 감사원에 의해 재연되고 있다"라며 "감사원은 임기가 보장된 저와 부위원장들에 대해 전방위적 사퇴압박 표적감사를 벌였고 결국 이정희 부위원장이 사퇴했다"라고 말했다.

감사를 통한 압박이 사퇴로 이어진 경우 '직권남용'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짚은 것이다. 앞서,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은 한국환경공단의 상임 감사에 대해 감사를 벌였고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혐의로 처벌받은 바 있다.

전 위원장은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에 대해 표적감사를 벌여 사표를 제출하게 한 경우 감사를 통한 압박이 사퇴로 이어졌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인정하고 감사를 지시한 장관에게 징역형 2년의 유죄판결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감사원이 '사무규칙'을 위반했다고 꼬집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은 애초 저에 대한 제보인 근태를 문제삼아 감사를 실시한다고 했는데 권익위 업무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급기야 특정감사 대상이 아닌 행정심판위원회 의결 사항에 대해서까지 자료를 요구했다"라며 "감사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준사법적 행위인 '행정심판 사건'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감사한 것은 감사원의 사무규칙, '준사법적 행위는 감사대상에서 제외한다'를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감사를 지연시켰다'고 지목당한 직원에 대해서 그는 "감사의 목적이었던 위원장과 관련된 감사에 성실히 응하고 위원장 관련 사안에 대한 최종 확인서까지 작성하고 감사를 마친 상황이었다"라며 "해당 직원은 감사원의 강압적 조사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병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해당 직원의 개인 문제를 꼬투리 잡아 추가적인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등 별건감사를 벌이고 있다. 병가 중인 직원에게 누명을 씌우며 감사기간 연장을 통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법감사로 파생된 직원들에 대한 별건감사는 위법과실로 법적 효력이 없다"라며 "불법 직권남용 감사로 인한 직원 별건감사로 불이익이 생길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감사원의 위법성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라며 "민사, 형사, 행정 관련 조치를 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눈물 흘린 위원장 "직원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권익위원회 특별감사 기간을 2차 재연장하기로 한 감사원에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날 전 위원장은 감사 기간 추가 연장에 대해 “직원을 매개로 위원장을 압박해 사퇴할 때까지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며 “감사원은 권익위에 대한 불법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해달라”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권익위원회 특별감사 기간을 2차 재연장하기로 한 감사원에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날 전 위원장은 감사 기간 추가 연장에 대해 “직원을 매개로 위원장을 압박해 사퇴할 때까지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며 “감사원은 권익위에 대한 불법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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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위원장은 "이미 감사에 협족한 직원 개인적 문제를 이유로 감사를 연장한 것은 직원을 매개로 위원장을 압박해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감사를 계속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위원장을 사퇴시키고 말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의 사퇴 압박과 감사원의 표적감사로 겁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죽음과 같은 공포를 느낀다"라며 "감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직원들에 대한 얘기를 하며 눈물을 흘린 전 위원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지 묻곤 한다. (나의 사퇴가) 감사원의 의도인지 뻔히 알면서도 그렇다"라며 "위원장의 임기는 법률로 정해져 있다. 가장 쉬운 길이 내가 그만두는 것이다. (그러나) 임기를 지키는 게 공직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태그:#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사퇴 압박, #감사원 ,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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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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