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초의 민족 영화로 평가받고 있는 나운규의 <아리랑>이 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일본의 영상수집가 아베 요시노게의 폐가
▲ 최초의 민족 영화로 평가받고 있는 나운규의 <아리랑>이 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일본의 영상수집가 아베 요시노게의 폐가 최초의 민족 영화로 평가받고 있는 나운규의 <아리랑>이 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일본의 영상수집가 아베 요시노게의 폐가
ⓒ 아리랑나라

관련사진보기

 
영화 <아리랑〉의 필림을 찾고자 하는 운동이 전개되었다.

영화 개봉 70주년에 즈음하여 1996년 10월 '(사)한민족아리랑연합회'(연합회)와 재일교포들의 '아리랑필림되찾기백인회'(백인회)가 활동에 나섰다.

개봉당시 이 필림은 3본(本) 또는 4본 정도의 복사본이 있었으리라고 추정되지만 일제하에 전쟁수행물자로 소실되거나 해방 직후의 혼란 그리고 6.25전쟁을 겪으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다. '연합회' 한완상 이사장의 증언.

그러던 중 80년대 초 〈아리랑〉 필름이 일본에 있다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고 90년대 와 구체화되어 소장자가 오사카에 사는 아베 씨이며 그에게는 〈아리랑〉외에 우리에게는 한 편도 없는 극영화 60여 편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는 국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이에 경쟁적으로 접근이 시도되었다. 전문가, 전문기관, 민간단체 그리고 언론사(방송국) 등 소장자 아베 씨를 만나 호소했고,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그가 수집한다는 우표와 담배포갑 등을 사가지고 갔고, 주무 기관인 〈영상자료원〉은 특산품을 사가지고 가 읍소했을 뿐만 아니라 나봉한 감독을 내세워 인간적인 호소까지도 했다. (주석 4)

필름의 소장자로 알려진 일본인 아베는 한국의 반환요청이 잦아지면서 비열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렇게 10여 년을 노력해왔다. 그러나 아베 씨는 우리를 실망시켰다. 아니 분노케 했다. 교묘한 궤변으로 우리를 메달리게 해놓고, 말 바꾸기를 되풀이하며 반환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일본의 '아리랑되찾기백인회'는 더 이상 아베 씨에게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서 본 연합회와 연대하여 이를 강력하게 항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바로 반환촉구 서명대회가 그 하나다. 그런데 아베 씨는 이를 빌미로 "보관해 온것만도 고맙게 생각하라"는 식에다 "모두 태워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비열함을 보였고 급기야는 "태워버렸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아베 씨의 반문화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를 좌시할 수 없어 본 연합회는 그간의 반환운동 결과와 앞으로의 대책을 책자로 꾸며, 국민의 이름으로 일본에 요구키로 하게 된 것이다. (주석 5)

더 이상의 접촉이 의미 없다고 판단한 연합회와 백인회 등 단체들은 1996년 이 사업을 민족문제 차원에서 대응할 것 등을 밝히는 결의문을 남겼다.
아베 요시노게씨의 집에 방치된 각종 필름들.
▲ 아베 요시노게씨의 집에 방치된 각종 필름들. 아베 요시노게씨의 집에 방치된 각종 필름들.
ⓒ 아리랑나라

관련사진보기

 
〈아리랑〉 필름 반환 운동에 따른 우리들의 다짐

하나, 우리는 〈아리랑〉 필름의 환수문제를 민족문제 차원에서 대응한다.
둘, 우리는 아베 씨가 〈아리랑〉을 반환(공개)할 때까지 일본 정부를 그 일방으로 한다.
셋, 이 운동의 결과로 〈아리랑〉이 공개되었을 때 그에 대한 모든 권한은 국가에 귀속시킨다.
넷, 이 운동의 취지에 동의하는 어떤 개인이나 단체와도 연대한다.
다섯, 우리는 이 문제를 결코 감정적인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여섯, 주 사무소는 (사)한민족아리랑연합회 내에 두며, 일본에는 '아리랑필름되찾기백인회' 내에 둔다.
일곱, 이 운동의 긍정적인 결과는 국가에 귀속시킨다. (주석 6)


주석
4> <아리랑이 보고 싶다>, <간행사>, 한완상, 연합회 편, 2000.
5> 앞과 같음. 
6> 앞의 책, 21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겨레의노래, #겨레의노래_아리랑, #아리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지식인 134인 시국선언' 주도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