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21 14:11최종 업데이트 22.09.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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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검증 대상] "영국 왕족 여성만 장례식장에서 검은 망사 모자 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 참석을 두고 '모자'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에서 착용한 모자에 대해 "로열패밀리(왕실)의 여성들만 망사를 쓰는 것"이라며 "그래서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을 보면 검은 모자를 써도 베일(망사)을 안 한다"라고 말했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도 같은날 김건희씨의 모자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김건희씨의 망사 모자는 왕실 로열패밀리들만 착용하는 아이템이라는데..."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김건희씨의 검은 베일 모자가 영국 예법에 맞지 않는 복장이라는 의견이 다수 올랐다. 이러한 발언은 사실일까.

[검증 내용] 영국 여왕 국장 현장 보니... 다수 여성 검은 베일 모자 착용
 
   
1769년부터 영국 귀족의 예절에 관한 출판물 등을 발행해온 '데브렛(Debrett's)'은 왕족 장례식에 대해 "왕실은 국가 장례식에서 엄격한 복장 규정을 준수할 것을 지시한다"면서 "여성들은 검은 무릎길이의 드레스나 코트, 검은 모자를 쓰고 얼굴로 덮인 베일을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관련 페이지 보기).

미국 <폭스 뉴스>는 지난 17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서 여성 추모객들은 검은 베일을 착용할 것으로 짐작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왕실 유족들이 국장에서 '애도 베일(mourning veil)'을 입는 것이 전통"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애도 베일은 왕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Mourning veils, however, are not just limited to royalty)"라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배우자 브리짓 마크롱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위해 9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하고 있다. 브리짓 마카롱은 검은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했다. ⓒ AF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배우자 미셸 보우소나루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을 위해 9월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도착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그의 아내 소피가 9월 19일 월요일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을 보면 검은 모자를 써도 베일을 안 한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당장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건희씨를 포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배우자 브리지트 마크롱,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배우자 미셸리 보우소나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배우자 소피 그레구아르 트뤼도 등 다수 국가 지도자들의 여성 배우자들도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에서 왕족이 아님에도 베일이 있는 검은색 모자를 착용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일 '장례식장에서 검은 베일이 달린 모자는 왕실 가족만 쓰는 것인지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주한 영국대사관에 질의했다.

그러나 주한 영국대사관은 "영국 왕실과 영국 국민들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영부인이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고를 무릅쓰고 영국에 온 것에 대단히 감동했다"면서 "우리는 한국 국민을 대표해 대통령이 매우 정중하게 조의를 표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라고만 밝혔다. 

[검증 결과] "영국 왕족 여성만 장례식장에서 검은 베일 모자"... 대체로 거짓

검은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영국 왕족 여성에게만 해당하는지는 문서상 확인된 바 없다. "여성들은 검은 무릎길이의 드레스나 코트, 검은 모자를 쓰고 얼굴로 덮인 베일을 쓸 수도 있다"는 설명도 있으나 "왕족에게만 국한된 건 아니다"라는 견해가 있다. 또한 9월 19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 당시 김건희씨를 비롯해 다수의 여성이 검은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한 사실이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실제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영국 왕족 여성만 장례식장에서 검은 베일 모자를 쓴다'는 발언을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보론] 복장 논란 미국, 브라질에서도 진행중

복장이 예법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떠나 눈여겨 볼만한 지점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 당시 복장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 질 바이든의 경우, 모자가 아닌 머리띠 형식의 패시네이터(fascinator)를 착용해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고 19일 <USA투데이> 등의 매체가 보도했다(관련 기사 보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배우자 미셸리 보우소나루 역시 브라질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UOL'로부터 복장을 지적받았다. 19일 UOL은 '미셸 보우소나루는 여왕의 장례식을 패션쇼와 혼동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그녀가 장례식 복장을 입고 메이크업 담당자와 함께 호텔에서 앉아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UOL은 "마치 패션쇼의 맨 앞줄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힐난했다.

일부 여성 참석자들은 복장의 형식과 관계없이 복장의 부적절함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되레 복장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적 시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영국 왕족 여성만 장례식장에서 검은 망사 모자 쓴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대체로 거짓
  • 주장일
    2022.09.20
  • 출처
    9월 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1-2부 중(17:51~18:47)출처링크
  • 근거자료
    데브렛(Debrett's), 왕족 장례식 관련 설명글자료링크 미국 <폭스뉴스> 기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서 여성 추모객들은 검은 베일을 착용할 것으로 짐작된다'자료링크 유튜브 영상, The Royal Family Channel, Macron and Bolsonaro Among World Leaders at Queen’s Funeral자료링크 주한 영국대사관 질의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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