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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개한 2023년 예산안에서 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아직 국회 심의 등 절차가 남았지만 이번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바라보는 시선은 확실히 느껴진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목적은 분명하다. 지역 상권 실핏줄 역할을 하는 골목상권 소상공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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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가능성 보인 지역사랑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이하 상품권)이라고 하면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상품권 형식의 지류로 이해됐지만, 용인특례시는 2019년 카드형 지역화폐인 용인와이페이(이하 와이페이)를 도입했다.

와이페이를 통한 발행 방식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정책에 따른 각종 복지예산을 지역화폐 형식으로 지급하는 정책발행과 일반 소비자를 위한 일반 발행으로 나뉜다. 와이페이는 도입 첫해인 2019년 일반 발행액은 87억 원이던 것이 지난해 260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 현재까지 2320억 원에 이른다. 시는 올해 목표액을 3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4년여 만에 최대 3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일반발행이 급속히 증가했다는 것은 이용자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지역사랑상품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파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는 용인시정연구원 연구 결과에서도 나온다. 연구원이 와이페이 확대 발행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주제로 올해 초 발표한 내용을 보면, 와이페이의 확대 발행은 연매출액 10억원 미만 점포의 매출을 약 10.29%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페이의 확대 발행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무엇보다 와이페이의 확대 발행은 연 매출액 10억 원 이상 점포와 10억 원 미만 점포 간의 매출액 차이를 감소시켜 소상공인 간의 상생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상권 활성화 뿐 아니라 상생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역할을 한 것이다.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에서 와이페이를 사용하는 모습.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에서 와이페이를 사용하는 모습.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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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원 중단에도 용인시 지원 이어갈 듯

용인시가 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꾸준히 늘었다.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정부로부터 2019년 국비 3억 760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후 2020년에는 73억 원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33억 4000만 원으로 3년여 만에 3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30억으로 줄었다.

전국 시군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취합해 내린 결정이라 매년 지원금 편차가 다소 심하다. 여기에 용인시는 높은 재정자립도가 지원 받는데 오히려 걸림돌이다. 국가로부터 지방교부세를 지원받지 못하는 불교부단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상품권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예산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용인시(같은 불교부단체)는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국비가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다. 실제 지원이 중단될 경우 상황에 따라 용인시는 평년 대비 수 배에 이르는 예산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다.

지역화폐 지원 사라진다고? 이용 급감 불보듯

정부가 상품권 예산 전액 삭감을 공식화하자 용인에 거주하는 소비자 뿐 아니라 소상인이 강하게 내고 있는 불편한 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충전액 10% 추가 인센티브 등, 소상인은 카드 수수료 절감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런 혜택이 줄거나 완전 중단될 수 있다.

처인구 중앙시장에서 만난 윤은선(43)씨는 "지역화폐를 이용한지 2년 정도 된다. 한달에 20만원 가량 충전한다. 큰 불편 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지원금이 없다면 이용도가 크게 줄 듯하다"고 말했다.
 
용인와이페이를 비롯해 경기도도 내 시군이 발행한 경기지역화폐
 용인와이페이를 비롯해 경기도도 내 시군이 발행한 경기지역화폐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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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구 풍덕천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은동(56)씨는 "지역화폐 활용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듯한데 지원이 없으면 결국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상인이나 소비자도 큰 불편이 없어 지속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정부 지원금이 삭감된다 해도 당장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인시와 경기도가 자체 예산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가 다음 달경 정부 예산 삭감에 대비한 대책 마련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맞춰 용인시도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삭감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민선 8기 첫 추경에도 지역화폐 발행 지원 42억원이 포함되는가 하면, 이상일 시장도 올해 추석을 앞두고 용인중앙시장을 찾아 와이페이를 이용하며 지역화폐를 통한 시장 활성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역화폐 예산 확보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지역화폐, #용인와이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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