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금호강을 찾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원앙 가족이 평화롭게 유영하고 있다 .이것이 생명 부흥의 현장. 즉 금호강 르네상스다.
 금호강을 찾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원앙 가족이 평화롭게 유영하고 있다 .이것이 생명 부흥의 현장. 즉 금호강 르네상스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지난 17일에 이어 22일, 다시 금호강을 찾아 물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수성구 고모동 팔현파크골프장 부근 금호강 팔현습지 초입에서 남천 합수부까지 거의 4㎞를 걸었다. 왕복 8㎞. 걷기에는 좀 먼 거리지만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금호강이 고이 감싸고 있던 숨겨진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만난 무수한 생명들이 만들어내는 환희의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실로 아름다운 생명의 향연이었다. 특히 여울에선 역동적으로 흘러가다가도 소를 만나면 명상하는 듯 고요히 침잠하는 금호강의 모습을 보며 우리네 삶도 열정과 쉼을 반복하며 리듬을 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금호강 여울목. 풍부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여울은 생물 다양성 보고의 현장이다. 실로 다양한 생명들이 이곳 여울에 살고 있다.
 금호강 여울목. 풍부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여울은 생물 다양성 보고의 현장이다. 실로 다양한 생명들이 이곳 여울에 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명경지수 금호강 여울목과 그 안의 생명들

금호강은 명경지수였다. 특히 여울목에서는 계곡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맑은 물이 흘렀다. 그곳에선 사라졌던 다슬기와 재첩이 나란히 돌아와 있는 반가운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빠른 물살이 만들어내는 풍부한 산소 덕분에 다양한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다양한 물고기들. 생명 역동의 현장이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다양한 물고기들. 생명 역동의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날은 물길을 거슬러 걸었는데,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의 본성을 그대로 느끼고 싶어서였다. 특히 여울목에선 세찬 물길 때문에 걸음을 옮기기 쉽지 않다. 물고기들은 그런 세찬 물길을 본능적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렇게 힘차게 올라가는데, 갑자기 장벽이 나타났다. 바로 '콘크리트 보'다. 어도도 설치돼 있지 않은 보가 많고, 어도가 있더라도 모래가 쌓여 그 기능이 상실된 것들도 많다. 금호강에서 만난 보가 바로 그랬다. 설치된 지 오래된 이 보는 사실상 방치돼 있었고, 어도를 만들어놓았지만 모래와 자갈로 막혀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반야월습지(팔현습지라고도 한다)에서 만난 기능을 상실한 콘크리트 보. 물길을 가로막는 이런 보들은 하루빨리 철거해줘야 한다.
 반야월습지(팔현습지라고도 한다)에서 만난 기능을 상실한 콘크리트 보. 물길을 가로막는 이런 보들은 하루빨리 철거해줘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더구나 고정보 구간으로도 강물이 월류하고 있었기 때문에(이곳도 보를 넘어 월류하면서, 모든 구간에 흐름이 생기면서 물살을 따라 올라가는 물고기 습성상 어도로만 갈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사실상 보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 전도식 고정보는 수직으로 서 있어서 물고기들이 절대로 타넘어 갈 수 없는 구조다.

물고기들 입장에서 본능의 거세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물길을 따라 오를 수 없게 만들어놓는 구조물인 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본능적 움직임마저 거세하는 이런 보를 만났을 때 물고기의 심정은 어떨까?

애초 해당 보는 농사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 일대(즉 동촌과 방촌)는 이미 도시화가 돼 있어서 이제 농사를 짓는 농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보가 전혀 필요 없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용도가 사라진 보가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물고기들만 본능이 거세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가 없는 곳은 조개가 살고 빠른 물살이 흘러가는 생명 역동의 현장이다.
 보가 없는 곳은 조개가 살고 빠른 물살이 흘러가는 생명 역동의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경기도 성남의 탄천의 백현보처럼 하루빨리 철거하고 물길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금호강의 생태계를 부흥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홍준표 시장이 금호강 르네상스를 진정 바란다면 그 용어에 걸맞게 이런 쓸모없는 보를 철거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금호강에 깃든 생명들... 이들이 금호강의 참 주인

강에는 물고기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바닥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저서생물들이 있다. 각종 곤충들의 유충들부터 저서성 대형무척주동물인 다슬기, 재첩, 조개들 또한 강바닥 생태계를 대표하는 종들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보이는 이들의 존재는 금호강이 그야말로 소생했다는 것을 절로 느끼게 한다. 마치 필자가 유년시절 보았던 그 금호강으로 돌아온 듯하다.
 
금호강에 다시 돌아온 조개들. 금호강엔 어른 손바닥보다 큰 여러 종류의 조개들이 살고 있다. 조개밭과 다름없을 정도로 조개가 많다.
 금호강에 다시 돌아온 조개들. 금호강엔 어른 손바닥보다 큰 여러 종류의 조개들이 살고 있다. 조개밭과 다름없을 정도로 조개가 많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대칭이'라 부르는 이 커다란 조개에 다슬기가 붙어 살고 있다. 평화로운 공존의 현장이다
 "대칭이"라 부르는 이 커다란 조개에 다슬기가 붙어 살고 있다. 평화로운 공존의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뿐만 아니라 강에는 다양한 새들 또한 함께 살아간다. 이번 조사에서 목격한 새들만 해도 백로, 왜가리는 물론이고 직박구리, 찌르레기, 해오라기, 깝작도요 등에 이어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때새와 천연기념물 원앙까지 있었다.

수달과 큰고니도 금호강을 다시 찾았듯이, 사라졌던 이들 멸종위기종들이 계속 이곳을 찾는다면, 금호강은 소생과 부흥의 상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강에서의 르네상스란 즉 이런 생태적 부흥, 생태적 쇄신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다시 금호강을 찾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원앙 가족의 우아한 유영. 이것이 바로 금호강 르네상스이어야지 않겠는가?
 다시 금호강을 찾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원앙 가족의 우아한 유영. 이것이 바로 금호강 르네상스이어야지 않겠는가?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금호강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 이들이 돌아왔다는 것은 금호강으 그만틈 중요한 서식처가 됐다는 것이다.
 금호강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 이들이 돌아왔다는 것은 금호강으 그만틈 중요한 서식처가 됐다는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금호강 르네상스는 바로 이런 현장에서 찾으면 되는 것이지, 산책길을 만들고 거대한 보를 다시 만들어 배를 띄우고, 물놀이시설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인위적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또 금호강에는 새와 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습지 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그것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명의 에너지는 보는 이를 환희의 세계로 안내한다. 풍족한 물과 유기물 덕분에 무럭무럭 자라서 생명의 에너지를 듬뿍 발산해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생명 가진 존재들은 정말 저러해야 할 것 같단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위에서 노니는 물잠자리까지 만나게 되면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금호강의 터줏대감격인 노랑어리연꽃이 노란 꽃을 피웠다. 아름다웠다.
 금호강의 터줏대감격인 노랑어리연꽃이 노란 꽃을 피웠다. 아름다웠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수초 위에 물잠자리 두 마리. 서로 속삭이며 이야기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수초 위에 물잠자리 두 마리. 서로 속삭이며 이야기 나누고 있는 것 같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생명의 질서를 망치는 인간 활동

그런데 이런 생명의 환희의 현장에 나타나는 불청객들이 꼭 있다. 애석하게도 바로 인간이다. 특히 인간의 개발 행위는 그 속성상 파괴를 부르게 마련이다. 이날 물길을 따라 갑자기 흘러드는 흙탕물을 목격했다.

그 흙탕물을 강물을 완전히 뒤덮었다. 명경지수와 같았던 금호강이 일순 바닥 자체가 보이지 않는 암흑의 세계로 변해버렸다. 이렇게 되면 물고기를 비롯한 저서생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완전히 흙탕물이 강을 뒤덮었다. 범인은 수성구청의 산책길 조성공사 현장이었다. 공사 당장 중지시키고 시정을 요구했다.
 완전히 흙탕물이 강을 뒤덮었다. 범인은 수성구청의 산책길 조성공사 현장이었다. 공사 당장 중지시키고 시정을 요구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흙탕물의 주범.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금호강 산책길 공사 현장. 필자가 당도하기 전 포크레인이 강 안으로 들어가 작업을 했다.
 흙탕물의 주범.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금호강 산책길 공사 현장. 필자가 당도하기 전 포크레인이 강 안으로 들어가 작업을 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하천 침탈의 현장은 물길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대구 수성구청이 벌이는 산책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시킨 흙탕물이었다. 이 산책로는 지역 대책위가 권고해서 생태적 공사를 벌이겠다고 약속한 공사현장이다. 그런데도 그 수준이란 것이 이렇다. 이것이 현실이란 사실에 절망하게 된다.

이 나라 하천 공사는 생태적이란 수식어를 달았을 뿐 본질은 토건 삽질이기에 하천에 대한 무지막지한 폭격을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홍준표 시장이 하겠다는 금호강 르네상스 또한 '생태 친화', '인간 편의'라는 수식어을 달고 있지만 자연에 대한 약탈 그것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여전히 목격하게 되는 불편한 현장. 즉 인간들이 생활하면서 내놓는 오수가 그대로 금호강을 유입되는 현장을 또 목격했다. 분명히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되어 들어와야 할 그런 오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는 이런 현장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혀 처리되지 않은 오수가 금호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오는 현장이다. 이런 곳부터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금호강 르네상스다.
 전혀 처리되지 않은 오수가 금호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오는 현장이다. 이런 곳부터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금호강 르네상스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완전 썩은 오수가 금호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런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금호강 르네상스다.
 완전 썩은 오수가 금호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런 것부터 개선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금호강 르네상스다.
ⓒ 대구환경우녿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진실로 홍준표 시장께 부탁한다. 생명이 꿈틀거리며 내는 현장의 소리에 귀기울이시기를 말이다. 금호강의 참 주인들은 바로 저들이다. 금호강의 참 주인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생명 약동의 혅장 금호강 반야월습지의 여울에서 다슬기와 재첩이 함께 나란히 있는 것을 담았다.
 생명 약동의 혅장 금호강 반야월습지의 여울에서 다슬기와 재첩이 함께 나란히 있는 것을 담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필자가 번역하는 그들의 소리는 소박하다. 인간 생활로 나오는 하수는 제발 강으로 그대로 유입시키지 말아 달라는 것, 그리고 콘크리트 덩이일 뿐인 보들을 철거해달라는 것, 그래서 생명 순환의 질서가 막힘 없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바로 그것이다.
 
깝작도요 한 마리가 콘크리트 보 위에 앉아 마치 이 보를 철거해달라 시위하고 있는 듯하다.
 깝작도요 한 마리가 콘크리트 보 위에 앉아 마치 이 보를 철거해달라 시위하고 있는 듯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인간은 멀찍이서 금호강과 그 생명들이 소생하고 약동하는 소리를 듣고, 그 모습을 기쁘게 지켜만 봐주면 된다. 굳이 강 안으로 들어가 생태적 운운하는 산책길을 낼 필요도 없이 지금 잘 이용하고 있는 제방길 정도에서 그들을 응원해주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면 그들은 더욱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선사해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금호강 르네상스'의 길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15년 간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 강을 찾아 기록하면서 그 모습들을 담아왔습니다. 하천은 정말 마지막 생태 보고입니다. 그 안에 무수한 다양한 생명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