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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가 제주 일년살이 하면서 최근에 찍었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모아가 제주 일년살이 하면서 최근에 찍었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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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를 졸업하고 제주도에 왔다. 제주도에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2~3년 전 쯤, 일기에 적어뒀던 소망인데 아마 그때의 나는 성인이 되기도 전에 현실이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거다.

작년에 꿈틀리인생학교 졸업이 다가오면서 다음 해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를 꽤나 많이 고민했다. 학교에 다시 돌아가는 건 싫었다. 외국에서도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학교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기도 했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제주에 집을 구하고 있었고, 그렇게 지금이 되었다.

해야 하는 것보다도 하고 싶은 것을 쫓으며 살고 있다. 초반에 잠시 동안 알바를 하며 해야 하는 것에 쫓기기도 했는데, 아무런 일 없이 내가 온전히 나의 시간을 살 수 있는 지금이 참 감사하다.

그동안 꽤 많은 취미가 생겼고, 그것이 유지되고 있다. 예전에는 한 취미가 다른 취미에 묻혀 재미있게 즐겼던 일들도 결국 잊히기 마련이었다. 시간이 넉넉한 요즘은 하루 틈새에 많은 취미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물을 살피고, 배가 고프면 요리를 한다. 빵이 먹고 싶으면 만들어서 먹고, 걷다가 사진이 찍고 싶어지면 카메라를 든다.
 
SNS에서 보고 마음에 저장해 두고 싶어서....
 SNS에서 보고 마음에 저장해 두고 싶어서....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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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다가 기타 리프가 마음에 들면 따라 쳐보기도 하고, 피아노 소리가 마음에 들면 악보를 찾아본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 생기면 메모를 해두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 차를 마시기도 한다. 관심 있는 분야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찾아보고, 그러다 재미있는 영상을 깔깔대며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살다 보면 해야 하는 일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집 안에 들어온 벌레를 잡는다든지, 쓰레기를 버린다든지, 청소를 한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하루는 그게 너무 싫어서 며칠을 미뤘는데, 후에 더 일이 커지는 걸 경험한 뒤로는 웬만하면 제때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막상 해보면 몇 분 걸리지 않는 일이 다수였다. 행동보다도 마음먹는 것이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과정이구나... 느꼈다.

꿈틀리와 지금

꿈틀리에 있을 때, 나는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혼자서 해내려고 했다.
괜히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혼자가 되어 본 지금, 나는 필요한 도움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요청해보기도 한다.

미안한 마음보다는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이 느끼고 표현하려 한다. 꿈틀리에 있을 때는 미안하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던 것 같다. 미안한 감정까지 들 일이 아닌데도 습관으로 미안하단 말이 먼저 나온 적이 많다. 후에 미안하단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자 다짐하기도 했지만 습관을 고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혼자 있다 보니 그냥 사람이 고맙다. 서로 아무 말 안 하고 휴대전화만 본다고 하더라도 그냥 그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이 고맙고, 같이 밥 먹어 줘서 고맙고, 제주까지 와줘서 고맙고, 서로 빈틈을 조금씩 채워주며 지내는 것이 고마웠다.

6기 우디와 아란이가 방학 동안 제주에 한달살이를 하러 왔었다. 숙소에서 한달살이를 끝내고 마지막 일주일을 나의 집에서 지내는 것이 일정이었다. 시간이 지나 친구들이 나의 집으로 왔다.

당시에 폭염으로 쪄들어가는 더위에 에어컨, 써큘레이터 가릴 것 없이 가동을 했는데, 써큘레이터에 과부하가 왔는지 스파크가 튀며 집안 모든 전기가 끊겼다. 주말 새벽 12시 반 경의 일이었다.

주말인데다가 심지어 밤에 단전이 되니 머리가 아파왔다. 대체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잡혔다. 두꺼비집을 아무리 올렸다 내려도 전기가 안 들어왔다. 미칠 노릇이었다.

그때 아란이가 한전 상담센터가 24시간이라는 엄청난 정보를 알려왔다. 기사님과 통화를 하며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했고, 한 시쯤 집 안에 전기가 들어왔다.

전기가 있는 삶이 이렇게나 소중했다니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감사할 일이라는 걸 그날 다시 알았다. 친구들이 제주에 온 것부터 시작해서 그날, 그 시간까지 깨어있어 준 것, 그 친구들의 탄생, 이외에도 상담사님 기사님... 좀 웃기지만 그 짧은 순간에 온갖 것이 다 감사했다.

고마운 걸 느끼고 마는 게 아니라 많이 말했다. 이래서 고맙고 저래서 고맙고.. 주저리주저리 궁상을 떨었다. 친구들은 오히려 나에게 고마워했다. 더더더 고마웠다.

지금 나는
 
모아의 산책중에 신난 그림자..
 모아의 산책중에 신난 그림자..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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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지금의 나를 떠올리면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곳곳에 변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에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추는 것이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것 같다는 이유로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나 꽃을 보아도 멈추지 않았고, 후회하며 앞으로 걸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냥 멈춘다.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러고 다시 걷는다.

인생이 언젠가 끝나는 걸 알면서도 마주하는 사람들에 마음을 졸였을 때보다 1년 뒤에는 못 보는 사람이다 생각하고 사람을 대하는 지금이 한결 맘이 편하다. 예전에는 말 한마디에 며칠을 생각하고 앓았다면 요즘은 금방 회복이 된다.

매일을 단순하게 산다. 피곤할 일이 없어 좋다. 하루하루 균형을 잡아간다. 마음과 시간에 여유가 생기니 편안하다. 이제야 나인 것 같다.
 
꿈틀리인생학교 모아(손태영)입니다..6기 졸업사진 중에서..
 꿈틀리인생학교 모아(손태영)입니다..6기 졸업사진 중에서..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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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인생학교 8기를 모집합니다

<1차 학교설명회>
​일시 : 2022년 10월 22일(토) 오후 1시 30분
 
<2차 학교설명회>
일시 : 2022년 11월 12일(토) 오후 1시 30분
 
​장소 : 꿈틀리인생학교 강당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불은남로 133)
 
대상 : 중3~고1 학생(해당 연령 청소년)과 학부모
        꿈틀리인생학교에 관심 있는 모든 분
 
자세한 안내는
 
<https://blog.naver.com/ggumtlefterskole>
​문의 전화번호 : 032-937-7431

* 8기 원서 접수기간
2022년 11월 12일 - 12월 16일
 
(원서양식은 학교설명회가 끝나고 블로그에 업로드 됩니다. )
 
​문의 : 032-937-7431
​이메일 : ggumtlefterskole@gmail.com
​블로그 : ggumtlefterskole.blog.me
페이스북: facebook.com/ggumtlefterskole
 

덧붙이는 글 | 꿈틀리인생학교 6기 졸업생이 손태영(모아)이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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