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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조선화'를 대규모 소장하고 있는 정형렬 갤러리피코 대표.
 북 "조선화"를 대규모 소장하고 있는 정형렬 갤러리피코 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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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가 꽉 막힌 현실에서 무형의 다리를 이어준 주최 측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한다."

경남 창원마산 3‧15아트센터 전시관에서 북측의 조선화 작품으로 전시회를 연 정형렬 갤러리피코 대표가 방명록에 적은 말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상임대표 황철하)가 지난 28일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창원마산 3‧15아트센터 전시관에서 '조선화-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경상남도, 경남민족미술인협회가 후원한 이번 특별전에서 정 대표는 직접 소장한 조선화 80여 점을 선보였다.

실제로 조선화 500여 점을 소장한 그는 지난 28일 늦은 오후에 열린 특별전 개막행사에 참석해 작품 하나하나를 설명했다. 정 대표는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특강하며 저서로 <북한 근현대 미술품의 유통>과 <북한미술명작 200선 감상>을 펴냈다. 동시에 남측에 있는 월북작가의 작품에다 중국 등을 통해 근현대 북측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했다. 

정 대표는 "현대 북측 미술을 조선화라 부르고 남측은 한국화라 부른다. 조선화는 진채세화 우선주의자와 몰골주의의 신봉자, 둘 모두를 조화롭게 혼합 계승하는 종합주의 조선화가들 간의 끊임없는 논쟁과 경쟁 관계 속에 새롭게 거듭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럽의 문화를 알고 받아들이듯 남북의 민족미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해야 한다. 남북 문화교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시회에서는 중국 길림성 집안시에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그린 김승희 작가의 '벽화의 여인'과 조용준 작가의 '삼족오'가 관심을 끌었다. 중국 정부가 고구려 고분벽화를 공개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벽화의 한 부분들이 그림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어 정 대표는 북으로 간 미술가 중 김용준, 리석호, 정종여 작가를 소개했다.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을 지낸 김용준은 장승업의 몰골주의에 심취해 추상 몰골기법의 조선화를 활성화시킨 인물이다. 리석호는 조선화 중 추상 몰골기법의 최고봉이고, 정종여는 남북 공히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진채세화와 몰골주의의 융합주의 작가다.

조선화 화풍을 진채세화 중심주의, 사의적 몰골주의, 융합적 종합주의 등 세 화풍으로 분류한 그는 "진채세화 중심주의는 선우영 작가가 그린 '천하절승 금강산의 석가봉에 아침 안내 내린다'(2007년)에서 볼 수 있듯이, 세부 묘사가 섬세하고 색채 형상이 분명한 화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류에는 이여성, 정현웅, 림홍은, 황영준, 강정님, 리률선, 강신범, 리상문, 전영 등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의적 몰골주의는 전통 문인화의 담백한 내면적 정신을 계승하고 몰골적 표현 기법을 중시한 화풍이다. 김용준, 리석호, 최도렬, 한명렬, 정창모, 김상직, 정영만, 김린권 등이 있고, 정영만이 그린 금강산(1994년)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융합적 종합주의'는 두 유파의 장점을 적극 도입해 창의적이고 독자성을 살린 화풍"이라고 설명한 그는 정종여, 리팔찬, 리건영, 박제일, 천창원, 백학훈, 문화춘, 리창을 대표 작가로 꼽았다.

아울러 경남 출신 3대 월북화가로는 창원 진전면 출생인 강호(1908~1984), 거창 출신인 정종여(1914~1984), 산청 단성면 남사리에서 태어난 최재덕(1916~1973)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조선화는 남에서 북으로 간 화가 대부분이 화풍의 기틀을 이루고 안착시켜 남측 한국화에 비해 원조 논쟁에 취약한 처지"라며 "한국화는 조선화보다 훨씬 다양한 가지를 넝쿨처럼 분화시켜 뻗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의 활발한 미술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북측의 주제화와 선전화를 담은 조선화의 배경을 이해하듯이, 남측이 추구하는 다양하고 실험적인 한국화 화풍에 대한 공감을 표시할 날도 머지않아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평화와 통일, 한 걸음 더 앞으로"
  
북 '조선화'를 대규모 소장하고 있는 정형렬 갤러리피코 대표(오른쪽)와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고문.
 북 "조선화"를 대규모 소장하고 있는 정형렬 갤러리피코 대표(오른쪽)와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고문.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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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행사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남북교류를 염원했다.

황철하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한미연합전쟁연습은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되고,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확대 강화되는 등 한반도는 전쟁의 긴장감만 높아가고 있다"라며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8천만 겨레가 하나되는 평화와 통일의 꿈, 평화가 미래이고 통일이 민족번영의 길이라는 진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예술작품으로나마 화해와 평화, 통일을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영만 6‧15경남본부 상임고문은 "금강산, 백두산 등 북측 산하가 그려진 작품을 보니 우리가 자주 보아오던, 눈에 익은 그림"이라며 "우리 대통령은 하지 못했는데 일본 수상은 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 너무 답답하다. 조선화 작품을 보면서 남북이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고승하 전 민예총 이사장, 김유철 시인, 공명탁 목사, 이상익 시인, 장순향 전 한양대 교수(무용), 송순호 전 경남도의원 등 인사들이 참여했다.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관람객을 위해 작품 해설 시간을 갖는다.
 
9월 28일 늦은 오후 창원마산 3.15아트센터 전시관에서 열린 <조선화-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 개막 행사.
 9월 28일 늦은 오후 창원마산 3.15아트센터 전시관에서 열린 <조선화-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 개막 행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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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조선화가인 김승희 작가가 그린 <벽화의 여인>. 이 작품은 중국 길림성 집안시에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그린 것이다.
 북 조선화가인 김승희 작가가 그린 <벽화의 여인>. 이 작품은 중국 길림성 집안시에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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