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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과 활동가들은 29일 오전 본회의가 열리는 대전시의회 현관과 회의장 앞에서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결을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과 활동가들은 29일 오전 본회의가 열리는 대전시의회 현관과 회의장 앞에서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결을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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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여성단체들이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변경하려는 조례안을 부결시킨 대전시의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복지환경위원장이 밀실에서 표결한 것을 근거로 조례안 부결 선포는 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지역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과 활동가들은 29일 오전 제267회 제1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가 열리는 대전시의회 현관과 회의장 앞에서 대전시 출산장려 조례개정안 부결 규탄 항의 시위를 벌였다.

찬반 의견 묻는 절차 없이 부결 선언 

앞서 지난 15일,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민경배)는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출산장려조례안)'을 상정했다. 이 조례안은 김민숙(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표로 17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했다. 조례에 사용된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변경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용어를 변경하려는 취지는 낮은 출생률의 책임이 여성이 아닌 국민의 건강과 주거, 직업, 삶의 질 등을 책임진 범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저출산이라는 용어가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차별적 요소라는 지적 때문이다.

저출산을 저출생으로 용어를 변경하는 논의는 이미 수년간 지속되어 왔고, 경기도, 전북 전주, 경북 봉화, 대전 대덕구 등은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부산, 대구 등은 관련 조례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이미 저출생으로 표기된 조례를 운영하는 지역도 다수다.

그러나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이하 복환위)는 15일 열린 제267회 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이날 민경배 복환위원장은 안건을 상정한 뒤 정회를 선포하고 위원장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민 위원장은 회의장으로 돌아와 회의를 속개한 뒤 "의원님들과 심도 있는 협의 및 표결결과 찬성2, 반대3으로 출산장려조례안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포했다.

회의장이 아닌 곳에서 표결을 하고, 찬반 의견을 묻는 절차도 없이 부결을 선언한 것. 이에 대표발의자인 김민숙 의원이 "의원 14명이 공동발의한 조례안인데 발언권도 주지 않고 표결하는 것은 잘못됐다. 당론에 의해 결정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민 위원장은 "젠더 갈등 소지 등 여러 정보를 파악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인구 문제는 진보·보수로 대결할 문제 아냐"
 
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과 활동가들은 29일 오전 본회의가 열리는 대전시의회 현관과 회의장 앞에서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결을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과 활동가들은 29일 오전 본회의가 열리는 대전시의회 현관과 회의장 앞에서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전광역시 출산장려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결을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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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여성단체회원들은 '법과 절차 무시한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의 밀실표결을 규탄한다', '저출생 용어가 젠더갈등 운운할 용어인가', '대전시의회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 등의 구호가 쓰인 천글씨를 들고 회의장에 입장하는 대전시의원들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전시의회로 진입하려는 이들을 시의회 직원들이 막아서면서 한동안 현관 입구에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항의가 계속되자 일부 회원들만 회의장 밖에서 침묵시위를 하는 것으로 합의되어 본회의장 앞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별도의 성명서를 발표해 대전시의회를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나라 지난해 출생률은 0.81명으로 지속적인 인구절벽 앞에서 출생률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은 당연하다"며 "특히 성차별적 용어 변경은 더 이상 출산과 양육을 여성의 몫으로 제한하는 인습을 버리기 위해 시도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대전시의회 이번 출산장려 조례개정안을 부결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대전시의회가 개정 취지도 법과 절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우선 절차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복환위는 조례개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절차와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부결시켰다"며 "민경배 위원장은 위원장실에서 표결한 뒤, 회의장에 돌아와 표결을 거치지 않고 밀실에서 표결한 것을 발표하고 부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회의장에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심의 의결해야 하고 찬반에 대해 이견이 없는지를 물어야 하는 등의 절차를 규정한 지방자치법과 대전시의회 회의규칙을 모두 위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의 또 대전시의회가 조례안 개정의 취지를 살피지 않고 시민들의 요구와 정서를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저출산이 아닌 저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출산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고 국가가 임신·출산하는 여성의 몸을 국가가 통제해온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여성들은 자기 생애를 스스로 결정하고 행위하는 주체다. 인구정책의 목적은 출산율 제고가 아니라 낮은 출생률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한 뒤,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확보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 위원장이 저출생이라는 용어가 젠더 갈등을 유발한다는 태도를 취한 것은 몹시 실망스럽다. 인구의 문제는 진보·보수로 대결할 문제가 아니"라며 "용어 변경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시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듣고 시의원으로서 책무를 통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위원장으로 절차적 정당성과 발언의 책임성을 엄중히 느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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