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작별을 고하는 날, KIA 타이거즈가 5위 경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KIA는 7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11-1로 대승을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KIA는 잔여경기에 관계없이 정규시즌 5위를 확정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같은 시각 LG 트윈스와 맞붙은 6위 NC 다이노스는 경기 도중에 포스트시즌 탈락 소식을 듣게 됐다.

10년 넘게 한 팀에서 뛴 외야수 나지완의 은퇴식을 맞이해 선수단 전원이 그의 현역 시절 등번호였던 '2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대량 득점으로 경기장을 찾은 1만5천여 명의 관중의 성원에 화답했다.

선취점 빼앗기고 반격... 나지완까지 타석 소화했다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3회초 오윤석의 2루타와 상대실책으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은 kt가 심우준의 삼진 이후 조용호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다. 3위와 4위 사이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치열한 자리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kt 입장에서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다.

그러나 KIA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반격에 성공했다. 4회말 1사 1, 3루서 김선빈의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췄고 후속타자 황대인이 상대선발 소형준의 초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나지완의 후계자'로 주목 받은 황대인은 팀의 대선배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5회말 소크라테스 브리토, 6회말 황대인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추가한 KIA는 7회말 확실하게 쐐기를 박았다. 소크라테스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최형우의 투런포로 단숨에 7점 차까지 달아났다. 4이닝 연속 득점에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

김종국 감독은 8회말 시작과 함께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특별 엔트리로 이름을 올린 나지완을 타석에 내세웠다. 일찌감치 타자들이 제 몫을 다해준 덕분에 나지완은 부담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을 소화했다. KIA 팬들은 결과를 떠나서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나지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션 놀린은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준영(⅓이닝 무실점)-장현식(⅔이닝 무실점)-정해영(1이닝 무실점) 역시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3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번에는 관문 통과할까

시즌 막바지까지 NC의 추격을 받은 KIA는 정규시즌 최종전을 부담없이 임할 수 있게 됐다. 8일 예정된 kt와 144번째 경기도 최선을 다하되 12일에 열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대비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생각해야 한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시작된 이래로 7년 동안 5위 팀이 4위 팀을 꺾은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2차전까지 간 경우가 있기는 했다. 2016년 LG 트윈스를 마주한 KIA도 1차전 승리 이후 2차전 패배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에도 5위 팀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4위 팀 키움 히어로즈의 벽에 막혔다. KIA에게는 올해가 세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5위 팀이 불리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주어진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KIA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김종국 감독이 밝힌대로 '국내 에이스' 양현종이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토마스 파노니와 션 놀린 중에서 한 명이 2차전을 준비하고 나머지 투수들이 1차전과 2차전서 전원 불펜 대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0%에 도전해야 하는 KIA에게 주어진 시간은 3일이다. 경기 일정이 있는 8일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전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날은 이틀에 불과하다. 4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KIA가 고척스카이돔 또는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기적을 일궈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KIA타이거즈 나지완 황대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