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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 감사2반의 충남대학교, 충남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 충북대학교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13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에서 진행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감사2반의 충남대학교, 충남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 충북대학교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13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에서 진행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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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가 교내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것을 두고 국정감사장에서 "그러니까 정부여당 비대위원장의 망언이 나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논란이 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는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국회 교육위원회 감사2반(반장 이태규)의 충남대학교 국정감사가 13일 오전 세종교육청에서 열린 가운데, 무소속 민형배(광주 광산구을) 의원은 충남대가 교내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반대하는 이유를 질타했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을 상대로 질의에 나선 민 의원은 "지난 8월 충남대 서문 인근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학생과 동문들이 주도해서 세운 국립대 최초 평화의 소녀상"이라며 "그런데 처음 논의 된 이후 5년이나 걸렸다. 충남대가 이를 반대한 이유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고 하던데 대체 정치적으로 뭐가 민감한가, 충남대 교육 이념 중에 정의가 포함돼 있던데, 이것이 정의에 반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 총장은 "공식적으로 대학에서 정치적 사안이라고 규정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일본이 지금까지도 사과도 안하고 배상도 안하고 있다.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었나"라면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설치하겠다고 몇 년 동안 싸우는데, 대학에서 그것을 못하는 게 하는 이유를 정말 알 수가 없다. 대학이 기술만 가르치는 곳인가, 혹시 강제 철거하실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이는 충남대가 지난 8월 22일 총장 명의로 충남대학교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9월 22일까지 원상복구(철거)해 달라"고 요청하며, 원상복구가 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지적한 발언이다. 이 총장은 "그런 전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구성원들 합의를 도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세운 것이 문제"라고 답변했다.
  
충남대 대덕캠퍼스 서문 인근 잔디광장에 설치된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충남대 대덕캠퍼스 서문 인근 잔디광장에 설치된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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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은 "대학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 문제인가, 대한민국 곳곳에 설치돼 있다. 지자체들은 다 하고 있는데,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정의를 추구한다는 대학에서 왜 이게 어려운 문제인가"라고 따졌다.

그는 아울러 "구성원 합의 이야기를 하셨는데, 논의가 진행되는 도중 새로운 규정을 만드셨더라"면서 "대학에서 역사적 가치를 지켜주지는 못한다면 존재할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판단 운운하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은 끝으로 "학생들이 주도해서 국립대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데, 충남대는 5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시간을 끌어왔다. 또 이제는 설치되고 나니까 거기에 시비를 하고 있다"며 "대학이 앞장서야 하는데, 오히려 뒤로 미루시다니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따졌다.

이에 이 총장은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 동안 구성원들 간의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과 기회를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학교는 누구 한 집단의 결정으로 되는 게 아니"라면서 "그런 과정에서 어려운 난관이 있었다. 현재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학생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기 위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해서 재논의 중에 있다.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충남대 학생들로 구성된 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와 충남대 민주동문회 등은 지난 8월 15일 밤 충남대 서문 인근 잔디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그러자 학교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시설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했고, 충남대 재학생과 동문을 비롯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태그:#평화의소녀상, #충남대, #민형배, #이진숙,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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