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1월 1일부터 고속·시외버스 운임이 인상된다.
 11월 1일부터 고속·시외버스 운임이 인상된다.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이 인상되었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등 유관 기관들은 11월 1일부터 고속·시외버스 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고속·시외버스 운임 인상은 지난 2019년 3월 이후 3년 9개월 만의 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기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고, 올해 초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 이것이 경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자 노선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중고를 버티지 못한 운송업계가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고속 및 시외버스 노선들의 평균적인 요금 인상 폭은 평균적으로 5% 안팎에서 조절되었다. 이에 따라 중·장거리 고속·시외버스 노선의 경우 1000원에서 2000원 선으로, 단거리 시외버스 노선의 경우 백 원 단위로 요금이 인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

이해되는 요금 인상이다. 고속·시외버스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민주버스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인해 고속버스 이용률은 평균 48퍼센트, 시외버스 이용률 역시 평균 54퍼센트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버스 업계를 그야말로 '쑥대밭'처럼 만든 것.

그런 탓에 고속·시외버스는 이른바 '긴축 모드'에 들어가야만 했다. 특히 통학·여가 목적으로 이용하는 노선이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범유행 이전에 비해 전국 고속·시외버스 운행 횟수는 41%가, 운행 노선은 27%가 줄어들기도 했다.

당장 한국에서 가장 큰 터미널이자, 호남 지역 교통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현재, 승차 홈이 50여 개에서 30여 개로 줄어드는가 하면 버스 출발 횟수도 40% 가까이 쪼그라드는 등 승객 감소로 인한 여파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런 2년간의 터널을 지난 끝에 일상 회복이 되나 싶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직접적인 위기가 덮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속·시외버스의 주 사용연료인 경유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쳤다. 특히 사상 최초로 리터 당 경유 가격이 2천 원을 넘고, 휘발유의 가격을 역전하는 등 연료비가 직접적인 부담으로 다가왔다.

정부에서도 경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이 넘는 경우 기준 금액 초과분의 50퍼센트를 환급하는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수습이 쉽지 않았다. 

이미 버스업계는 만신창이였다. 국내에서 가장 큰 고속버스 회사인 금호고속의 경우 현재까지도 직원의 20%를 유·무급 휴직하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연명하는 신세였다. 그런 상황에서 수요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고용유지지원금 역시 지난 6월부터 지원이 중단되었다.

결국 코로나19와 유류비 부담이라는 이중고로 3년 9개월 만의 인상을 단행하게 되었다. 4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운임이 오른 것은 그만큼 버스 업계의 위기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반증인 셈이다.

서울 - 광주는 1200원, 서울 - 부산은 1800원 올라
 
고속버스의 운임이 인상되었지만, 위기에 빠진 업계를 지원할 근본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속버스의 운임이 인상되었지만, 위기에 빠진 업계를 지원할 근본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박장식

관련사진보기

 
1일 자정을 기점으로 시외·고속버스 요금은 평균 5%가 올랐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산종합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는 우등버스는 3만6000원에서 1800원 오른 3만7800원으로,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광주 유스퀘어까지 가는 우등버스는 2만8100원에서 1200원가량 오른 2만9300원으로 조정되었다.

시외버스의 경우 기본 요금이 1500원에서 1600원으로 올랐다. 단거리 시외버스의 경우 부산 사상터미널에서 마산으로 가는 버스가 3900원에서 200원 오른 4100원으로, 동서울터미널과 천안을 잇는 버스는 6900원에서 300원 오른 7200원으로 조정되었다.

이렇듯 대다수의 노선의 요금이 천 원 단위, 또는 몇 백 원 남짓 올라 시외·고속버스 운임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요금 인상 체감 폭이 크지는 않겠다. 다만, 시외버스가 시내버스를 대체해 운행하는 일부 농어촌 지역, 통학·통근의 목적으로 매일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어느 정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아울러 고속·시외버스의 유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공공운수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장에서는 12월부터 정리해고가 시작된다는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버스 노동자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연장하고, 시외·고속버스의 정상화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며 요구했다.

태그:#고속버스, #시외버스, #요금 인상, #버스, #교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