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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가수 노사연 편에 출연한 김예진씨(왼쪽). 본방송 화면을 사진으로 찍었다.
 <히든싱어>-가수 노사연 편에 출연한 김예진씨(왼쪽). 본방송 화면을 사진으로 찍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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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티비시(JTBC) <히든싱어> 가수 노사연 편에서 노사연을 꺾고 최종 우승을 거머쥔 주인공과 함께 본방송을 시청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지난 10월 28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 <히든싱어>에서는 전북 순창군 풍산면 출신의 김예진(51)씨가 모창 가수로 출연해 가수 노사연을 꺾고 최종 우승하며 상금 2000만 원을 받았다. 이날 김예진씨는 <히든싱어> 본방송을 순창읍내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함께 시청하며 촬영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줬다.

<히든싱어>는 진짜 가수와 모창 가수 다섯 명이 1번부터 6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부스에 몸을 숨긴 채 노래하고 방청객들의 투표를 통해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진행한다. 진짜 가수 노사연과 모창 가수들은 노사연의 히트곡으로 1라운드 '만남', 2라운드 '바램', 3라운드 '돌고 돌아 가는 길', 4라운드 '사랑'을 부르며 경쟁했다. 3라운드까지는 '가장 노사연 같지 않은 가수'를 선택해 한 명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왼쪽 아래 노랑머리의 김예진씨가 지인들과 함께 <히든싱어>를 보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 아래 노랑머리의 김예진씨가 지인들과 함께 <히든싱어>를 보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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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에서 모창 가수 1명이 탈락했고, 김예진씨를 포함한 나머지 모창 가수 4명은 2라운드가 끝난 후 노사연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얼굴이 공개되자마자 '바램 노사연'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김씨의 외모는 노사연과 비슷했고, 목소리 역시 노사연과 흡사해 방청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때부터 주점 안에 일대 소란이 일었다. 김예진씨가 과연 몇 번 방에 있는지를 맞추는 방식으로 화제가 전환됐다. 지인들은 매 라운드마다 가수 노사연을 찾는 게 아니라 김예진씨가 어디에 있는지를 맞춰야 했다. 이미 결과를 꿰뚫고 있는 김씨는 지인들과 줄다리기를 하며 "내가 2번방에 있다고? 아니면 벌주 한 잔이야", "내가 3번방이라고? 못 맞추면 어떤 벌칙 받을래?"라고 주점 안을 바삐 다니면서 즐거워했다.

그런데 진짜 가수 노사연이 3라운드에서 '가장 노사연 같지 않은 가수'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아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4라운드에서는 이미 3라운드에서 탈락이 결정된 노사연이 다시 참여해 '진짜 노사연'을 찾는 투표에서 1위로 명예를 회복했지만, 4라운드까지 생존한 모창 가수 3명 중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김씨가 우승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4남매 엄마로서, 먼저 떠난 보낸 엄마 그리워

현재 순창군 풍산면 두승리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는 오유민·오유정·오유림·오유성 4남매를 키우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실제로 김씨는 지난 7월 1일 첫 정규 미니앨범 '걸 크러쉬'(Girl Crush·여성이 여성에게 환호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마음이나 현상)를 발매하고 예명 '예지니'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다. '걸 크러쉬'에는 신나는 트로트인 '사랑의 거울'과 '모르게' 두 곡이 담겼다.
  
"순창군 풍산면에서 태어나 23년을 살았죠. 제가 일 때문에 순창을 왔다 갔다 하는데, 지금도 딸 둘과 아들 둘, 네 명은 순창읍에서 살고 있어요. 제가 원래 순창에서 노래 강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순창군보건의료원에서 주관하는 노인실천건강 프로그램 노래 강사로 순창군 11개 읍·면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다녔어요. 그때가 2000년도 이전이니까 꽤 오래됐죠."

김씨는 느지막이 발매한 데뷔 앨범 이야기를 꺼내며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제가 너무 힘들었어요. 다니던 회사도 중단하고 지난해 9월부터 엄마 병간호를 도맡았어요.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정말 힘들었는데, 투병 중인 엄마 앞에서 올해 데뷔 앨범에 실을 노래를 불러드릴 때 가슴이 찢어지는 거예요. 엄마가 누워서 아무 것도 못하시지만 정신은 살아 있으셨어요. 풍산집에서 병간호를 하고 있는데, 아는 동생이 빨리 앨범 녹음을 하자고 해서 큰딸한테 병간호를 맡기고 당일치기로 부산에서 녹음하고 왔어요."

김씨는 올해 초 페이스북에 엄마의 회복을 기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의 엄마! 갑자기 아파서 말도 못 하게 되시고, 식사도 잘 드셨었는데~ 코 호수로 밥을 믹서기로 갈아서 넣어드려 배부르게 해드리고, 일어서지도 않지도 못하시는~~~ 불쌍한 나의 엄마!
막내랑 화이팅해서 빨리 집에 가자 엄마! 힘내 엄마! 막내가 지켜줄게! 엄마 혼자 두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지금처럼 의지 잃지 말고 막내가 엄마 옆에서 있을 거니까 툴툴 털고 일어나자 엄마! 엄마 사랑해!"
 
12명 경쟁 <히든싱어> 왕중왕전 녹화도 마쳐
 
<히든싱어> 방송 후 가수 노사연과 함께 한 김예진씨.
 <히든싱어> 방송 후 가수 노사연과 함께 한 김예진씨.
ⓒ 김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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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씨는 내친김에 2집 앨범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 특히 2집에서 부를 '구두'라는 노래에는 엄마를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엄마 병간호를 하면서 '엄마 힘내! 막내가 있잖아'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엄마가 이제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구두' 가사에 구두를 사서 엄마 앞에 드려야 되는 내용이 있어요. 구두가 엄마를 지켜준다는 그런 내용이에요."

김씨는 <히든싱어> 노사연 편 방송 이틀 전인 지난 10월 26일 <히든싱어> 노사연 편 우승자 자격으로 각 가수 편에서 모창 가수 1위에 오른 12명이 경쟁하는 <히든싱어> 왕중왕전 녹화를 마쳤다.

순창에서 서울까지 왕중왕전 녹화 현장에 김씨와 동행하며 응원한 친구는 "예진이는 효심도 지극하고, 아이들도 잘 키웠고, 노래 음색도 정말 멋지다"면서 "히든싱어를 계기로 예진이가 유명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진짜 '바람'을 전했다.
 
순창에서 서울까지 왕중왕전 녹화 현장에 김예진씨와 동행하며 응원했던 한 친구는 이틀 전 히든싱어 방청객으로 착용했던 손목띠를 "기념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두르고 있다"며 웃었다.
 순창에서 서울까지 왕중왕전 녹화 현장에 김예진씨와 동행하며 응원했던 한 친구는 이틀 전 히든싱어 방청객으로 착용했던 손목띠를 "기념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두르고 있다"며 웃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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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11월2일자에 실린 기사를 수정, 보완했습니다.


태그:#김예진, #노사연, #히든싱어, #히든싱어 노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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