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MBC기자단 해외순방 대통령실전용기 탑승 불허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MBC기자단 해외순방 대통령실전용기 탑승 불허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대통령이 비판적인 언론사에 대해 사적 보복을 하고 있습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내리자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탑승 배제 조치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실 책임자 파면과 대통령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 언론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대통령 막말 파문과 이태원 참사 등 산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가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대통령 전용기, 사적 공간 아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MBC기자단 해외순방 대통령실전용기 탑승 불허관련 긴급기자회견울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MBC기자단 해외순방 대통령실전용기 탑승 불허관련 긴급기자회견울 열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통령 전용기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자가용처럼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대통령 마음에 들면 (언론사가) 타도 되고, 거슬리면 내려야 한다(는 건가)? 대통령 전용기는 100% 국민 세금으로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대통령 전용기는 사적 공간이 아니다. 그 안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행위들이 공적 감시 대상이고, 언론의 취재와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실이 막말 욕설 파문이 너희(MBC)로부터 시작됐으니 우린 이렇게라도 해야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올라 있는 사람이 해외 순방 취재에 나선 언론사를 향해서 사적 보복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십 년 언론인들이 일궈온 언론 자유의 공든탑을 일거에 무너뜨리려 한다면 (우리도) 전면전을 불사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에 촉구한다. 취재 제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책임자들을 전원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양만희 방송기자연합회장 "특정 언론사 배제, 국민 기만 행위"

양만희 방송기자연합회장은 "대통령 전용기에 특정사 기자를 태우지 않겠다는 부당한 조치를 취하면서 대통령실은 그동안 제공하던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것은 취재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대통령은 공인 중에 공인이고, 대단히 개인적인 영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언행이 언론의 취재 보도의 대상이다. 즉 국민의 공적 감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라며 "중요한 외교 일정을 위해서 항공기를 타고 가는 과정에 모든 기자들이 취재를 하는데 특정 언론사를 뺀다는 생각은, (대통령이) 국민의 공적 감시 대상이라는 것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양 회장은 또 "국익을 위해서라면 공인 중에 공인인 대통령이 국민의 공복으로서 어떻게 하면 자신을 국민의 공적 감시 대상으로 노출시키고 평가받을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인식을 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민주제도 아래 언론 자유와 언론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대단히 부당한 조치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 "27년 간 기자했지만 이런 일 처음"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은 "제가 27년간 영상기자로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그 어떤 정권에서도 있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대통령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하는 언론인은 대통령실 취재를 제한하고, 대통령 취재를 할 수 없다는 게 취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10일) 오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긴급 회의를 해서, MBC 기자들이 대통령 순방 취재지역에 도착할 때까지 모든 취재를 거부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런 결정은 기자에 대한 취재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가 있을 때, 그것을 용인하면 나의 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언론인들의 분노에 찬 마음과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회장은 또 "이런 일들이 반복돼 왔기 때문에 우리는 10.29 이태원 참사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건데, 그것들이 불필요한 논란과 논쟁으로 또 뒤덮이고 있다. 참사 원인과 이야기들을 다 가로막고는 '잊으라'는 식으로 계속 얘기한다면, 우리는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안은 진영을 뛰어넘어 언론자유 보장이라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오늘 MBC를 겨눈 윤석열 정부의 폭력을 용인한다면 내일 그 칼 끝은 언론계 전체를 겨눌 것이며, 피흘려 쌓아온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기틀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반역사적 취재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라면서 책임있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파면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MBC기자단 해외순방 대통령실전용기 탑승 불허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단체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MBC기자단 해외순방 대통령실전용기 탑승 불허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태그:#언론노조, #MBC불허, #기자협회, #MBC탑승불허
댓글16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