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는 조명을 썼을까요?
직접 재현해봤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방문 당시 한 어린이의 집을 방문한 사진을 놓고, 연출과 조명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러 사진가들이 이 사진은 복수의 조명을 사용해 찍은 것이라며 연출사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럼 사진가들은 왜 조명을 썼다고 주장할까요?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사진기자가 아니라, 대통령실 전속 사진가가 촬영해 제공한 사진입니다.

사진가들이 조명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빛과 그림자 때문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정면 오른쪽에서 빛이 들어와 왼쪽 아래로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반면 왼쪽 뒤편의 어린이는 김건희 여사의 가려 얼굴에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또 김 여사의 왼발 뒤편으로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천장의 형광등이나, 카메라 플래시로는 이렇게 그림자가 생기기 어렵다는 것이 '조명 사용' 주장의 근거입니다.

구체관절인형을 이용해 사진가들의 주장을 재현해 보겠습니다.

보통 천장에 달린 형광등은 위에서 아래로 빛이 떨어지며 그림자도 아래로 생깁니다. 형광등 빛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면 푸른 빛이 돌며 사람 얼굴은 창백하거나 어둡게 나오고, 드라마틱한 그림자도 생기지 않습니다.

얼굴높이 정면 오른쪽에서 조명을 비춰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밝아지고, 드라마틱한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특히 김 여사에게 안겨 있는 어린이 머리의 그림자가 가슴부근에 생겼습니다. 뒤편 어린이 이마는 밝고, 눈코입은 어둡게 나오는 것이 비슷합니다.

그런데 김여사 얼굴 왼편에 어두운 그림자가 생깁니다.

왼쪽에서 김 여사 얼굴 쪽으로 조명을 비추면 그 그림자가 사라집니다. 이외에도 '머리 위쪽에도 조명이 설치됐다', '눈동자에 빛이 4개 보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명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대통령실의 설명도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설치된 조명이 아니라, 동영상 촬영을 위한 휴대용 조명과 문에서 들어오는 빛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촬영하면 사진과 함께 카메라의 정보도 함께 저장됩니다. 실내 사진의 경우, 데이터를 보면 감도(ISO) 1600에 셔터스피드 100, 조리개 2입니다. 스튜디오처럼 조명을 설치해 놓고 촬영했다면 저감도에 조리개도 더 조여서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설치된 조명이 아니라, 동영상 촬영을 위한 휴대용 조명과 왼쪽 뒤편 문에서 들어오는 빛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시 사진을 보겠습니다.

벽에는 푸른 빛이, 김건희 여사 얼굴에는 붉은 빛이 도는 등, 여러 색온도를 가진 빛이 뒤섞여 있고, 그림자도 여러 방향으로 지는 것이 보입니다.

사진가들의 합리적 의심과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한 근거들을 살펴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명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의혹을 가졌을 때 그 의혹을 해소하고 소통하는 윤석열 대통령실의 태도입니다.

이번 일은 기자단이 김건희 여사의 일정을 동행취재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의혹이 제기됐을 때 대통령실이 성실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면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었습니다.

이 사진 논란은 정해진 행사 대신 독자적 일정을 기획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김건희 여사의 실체만 확인시켜준 사건 아닐까요?




글 : 이종호
구성 : 이종호·이희훈
3D모델 : Render Blue· Rob A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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