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26 17:31최종 업데이트 22.11.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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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앞자를 딴 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세계 시민의 분투를 대표하는 가치 담론이다. 삶에서,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사람과 조직을 만나 그들이 여는 미래를 탐방한다. [편집자말]

삼림 벌채로 파괴되는 아마존 ⓒ Global Landscapes Forum


지구가 숨 쉴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전 세계의 열대우림은 1990년 이후 리비아 크기만한 1억 7800만 헥타르 넓이를 잃었다.[1] 열대우림 파괴의 주범은 불법 삼림벌채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농업 용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파괴되었다. 인도네시아의 파푸아 열대 우림은 다국적 기업들이 팜유와 종이 생산을 위한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진행하면서 개간과 벌채가 이루어졌다.

브라질 국립 우주연구소의 인공위성 삼림 벌채 모니터링 프로젝트(PRODES)[2]의 공식 데이터와 삼림 벌채 및 개간 허가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점검한 연구조사 결과, 아마존 벌채 지역의 94%가 불법에 의해 생겼다.[3]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현재 진행형으로 2022년 10월에도 한 달에 서울 면적의 약 1.5배나 되는 9만 400헥타르 면적의 숲이 사라졌다.[4]


전 세계 열대우림을 불법 삼림 벌채로부터 보호하는 데에 인공지능(AI)이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불법 삼림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대우림 안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를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술, AI를 활용한 경보 시스템[5] 등 과학기술의 활용을 강조했다.

삼림 벌채에 관한 정확하고 일관된 공간 데이터를 얻어내고 이것을 근거로 삼림 모니터링이 이루어졌을 때 불법 벌채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6] AI는 삼림 감시 과정의 전반적인 질을 높인다. 벌채 모니터링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자료를 분석하는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한다.[7]

구글은 범지구적 환경 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하는 비영리 단체들에 교육과 기술을 지원하는 '구글 AI 임팩트 챌린지'를 통해 열대우림 보전을 핵심 활동으로 삼은 열대우림커넥션(Rain forest connection)을 2018년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8]
 

열대우림커넥션이 활용하는 마이크와 태양광 패널을 사용한 기계 ⓒ 열대우림커넥션


열대우림커넥션은 버려진 휴대폰을 이용하여 열대우림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녹음하고 클라우드로 전송해 AI와 머신 러닝을 활용하여 즉각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9] 총성이나 전기톱 소리 등을 통해 허가되지 않은 벌목이 감지되면 각각의 휴대폰은 경보를 발하고 현장 경비원이 호출되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여 정리한다.[10] 

열대우림커넥션은 32개국에 걸쳐진 35개 이상의 보호구역에서 14만 4000 헥타르 이상의 열대우림을 모니터링했다.[11] 불법 벌채 감시 과정에서 7600만 분의 오디오 데이터를 수집한 그들은 전 세계에서 2700종 이상 생물을 확인했고 이렇게 수집된 음성을 활용하여 생물종을 식별하게 돕거나 감시를 통해 다양성 보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12]

제한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열대우림의 가장 큰 문제인 불법 벌목을 감시하고 생물의 다양성 보존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AI는 삼림 보전의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열대우림커넥션의 활동 외에 IBM의 분석 기반 소프트웨어 '인포스피어 스트림'은 탄소 수준, 토양 수분과 같은 환경 데이터를 처리하여 가뭄과 산불을 예측하고 삼림 벌채와 기후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평가한다.[13]

글로벌삼림감시(Global Forest Watch)는 클라우드 소싱의 도움으로 수백만 개의 위성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를 통해 숲을 관리하고 불법 삼림 벌채를 추적한다.[14] 이 과정에서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에 AI가 유의미한 역할을 해내 당국이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주요 불법 삼림 벌채 장소를 식별해내었다.[15]

복구불능의 열대우림과 그 문제점
 

1989년과 2020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모습을 비교한 타임랩스 ⓒ 구글 어스 유튜브


AI는 열대우림을 감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자 위험한 순간에 대처할 수 있는 도구일 뿐 장기적으로 열대우림의 상황을 개선하는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해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열대우림은 회복 불능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초반부터 아마존의 4분의 3이 삼림 벌채 이전의 모습으로 복구되지 못한 상태를 지속(복원탄력성 상실)하고 있어 복원 불가능한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16]

열대우림 파괴와 미복구 상태의 지속은 지구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삼림 벌채는 탄소 배출량을 늘린다. 벌목된 나무가 연소할 때 식물의 잎, 가지, 줄기에 저장된 탄소가 이산화탄소가 되어 대기로 돌아간다. 2021년 1~3월에만 삼림 벌채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1920만 톤으로 대략 420만대의 자동차에서 나오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다.[17]

열대우림이 지금껏 지구의 허파라 불린 이유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내는 공기 정화 능력 때문이었다. 실제로 열대우림은 전 세계 탄소의 4분의 1을 흡수했다. 그러나 벌채된 나무는 탄소를 흡수하기는커녕 오히려 탄소를 생성하여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구온난화의 진전은 열대우림 지역에서 추가로 탄소를 배출하는 원인이 된다.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 열대 토양의 온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열대 토양에 저장되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땅밖으로 배출되면서 다시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18] 지구의 기온 상승은 열대우림의 토양에 서식하던 미생물의 종류를 바꾸어 미생물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탄소를 방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열대 토양 온도가 4℃ 오르면 탄소 배출량이 55% 증가했다.[19]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보고서는 2021~2040년 사이 지구표면 평균온도가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20] 이후 추가적인 온도 상승에 열대우림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울창했던 아마존 열대우림 ⓒ 언스플래쉬


삼림 파괴는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삼림은 세계 육상 생물 다양성의 80%를 감당하는 곳이며 그중에서 열대지역에 생물 종이 가장 많이 분포한다[21]. 아마존 열대우림의 35%가 삼림 파괴로 황폐해져 상실됐고 4분의 3이 벌채의 영향을 받아 복원탄력성을 잃어가는 현재 시점에 1만 종 이상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22]
     
동식물의 서식지 파괴는 인간의 벌목 행위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산불[23]로 야기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은 생물 종의 서식지 분포의 변화를 야기한다.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1.5~2℃ 변화할 때마다 최대 14~18%의 종이 멸종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온난화 속도에 비추어 전례 없이 빠른 속도의 멸종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24] 전 지구적인 대멸종이 인간에서 비롯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열대우림의 파괴가 주요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열대 우림에서는 누군가에 의해 나무가 잘려 나가고 있다. 그 누구는 인간이다. 열대우림을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하는 것은 해당 국가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의 열대우림 대부분을 보유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의 복원 노력은 재정적, 제도적,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25]

다양한 생명종이 뛰노는 울창한 열대우림의 복원에 AI가 물론 필요하겠지만, 더 핵심적인 사항은 지구의 호흡 능력을 되찾겠다는 인류의 의지가 아닐까.

글: 안치용 ESG코리아 철학대표, 이수빈 바람저널리스트,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덧붙이는 글 [1] Global Forest Resources Assessment 2020, FAO https://www.fao.org/3/ca8753en/ca8753en.pdf

[2] PRODES - Amazon , INEP, http://www.obt.inpe.br/OBT/assuntos/programas/amazonia/prodes

[3] NEW STUDY FINDS 94% OF DEFORESTATION AND HABITAT DESTRUCTION IN BRAZIL’S AMAZON AND CERRADO COULD BE ILLEGAL , https://www.wwf.org.uk/press-release/illegal-deforestation-report-brazil

[4] INPE 브라질 국립 우주 연구소 보고서

[5] Why a green economy is needed to stop Amazon deforestation, World Economic Forum,
https://www.weforum.org/agenda/2021/05/green-economy-stop-amazon-deforestation/

[6] How Can Artificial Intelligence Help Curb Deforestation in the Amazon?, Global Observatory,  https://theglobalobservatory.org/2020/11/how-can-artificial-intelligence-help-curb-deforestation-amazon/

[7]How Can Artificial Intelligence Help Curb Deforestation in the Amazon?, Global Observatory, https://theglobalobservatory.org/2020/11/how-can-artificial-intelligence-help-curb-deforestation-amazon/

[8] 2018 구글 AI 임팩트 챌린지, https://www.google.org/intl/ko/opportunities

[9] https://rfcx.org/guardian

[10] https://rfcx.org/guardian

[11] https://rfcx.org/ecoacoustics

[12] https://arbimon.rfcx.org/

[13] https://www.greenbiz.com/article/how-ibm-helps-monitor-biodiversity-amazon

[14] Global Forest Watch, (https://www.globalforestwatch.org/map/?map=eyJkYXRhc2V0cyI6W3siZGF0YXNldCI6ImdsYWQtZGVmb3Jlc3RhdGlvbi1hbGVydHMiLCJvcGFjaXR5IjoxLCJ2aXNpYmlsaXR5Ijp0cnVlLCJsYXllcnMiOlsiZGVmb3Jlc3RhdGlvbi1hbGVydHMtZ2xhZCIsInBsYWNlcy10by13YXRjaCJdfSx7ImRhdGFzZXQiOiJwb2xpdGljYWwtYm91bmRhcmllcyIsImxheWVycyI6WyJkaXNwdXRlZC1wb2xpdGljYWwtYm91bmRhcmllcyIsInBvbGl0aWNhbC1ib3VuZGFyaWVzIl0sIm9wYWNpdHkiOjEsInZpc2liaWxpdHkiOnRydWV9XX0%3D&mapMenu=eyJtZW51U2VjdGlvbiI6ImRhdGFzZXRzIiwiZGF0YXNldENhdGVnb3J5IjoiZm9yZXN0Q2hhbmdlIiwiZXhwbG9yZVR5cGUiOiJwbGFjZXNUb1dhdGNoIn0%3D, https://www.globalforestwatch.org/topics/fires/ )

[15] How Can Artificial Intelligence Help Curb Deforestation in the Amazon?, Adriana Erthal Abdenur (2020.11.23.https://theglobalobservatory.org/2020/11/how-can-artificial-intelligence-help-curb-deforestation-amazon/ )

[16] Pronounced loss of Amazon rainforest resilience since the early 2000s, Nautre climate change

[17] Amazon deforestation and fire update: April 2021
https://www.woodwellclimate.org/amazon-deforestation-and-fire-update-april-2021/

[18] Soil carbon loss by experimental warming in a tropical forest
https://www.pure.ed.ac.uk/ws/files/145391781/208._Nottingham_Meir.pdf

[19] Soil carbon loss by experimental warming in a tropical forest
, https://www.pure.ed.ac.uk/ws/files/145391781/208._Nottingham_Meir.pdf (line 119)

[20] https://report.ipcc.ch/ar6/wg2/IPCC_AR6_WGII_FullReport.pdf

[21] FAO, The world’s forests: a wealth of biodiversity, March 2020, https://www.fao.org/publications/highlights-detail/en/c/1267161/ 

[22] Over 10,000 species risk extinction in Amazon, says landmark report, Stephen Eisenhammer
And Oliver Griffin
https://www.reuters.com/business/environment/over-10000-species-risk-extinction-amazon-says-landmark-report-2021-07-14/

[23]Amazon Wildfires, Simon Schütze and Yvonne Walz, https://s3.eu-central-1.amazonaws.com/interconnectedrisks/reports/Research/Amazon_Wildfires_TechnicalReport_210907.pdf

[24]World's Intact Forest Landscapes, 2000-2020, https://intactforests.org/world.map.html

[25]Committed to restoring tropical forests: an overview of Brazil’s and Indonesia’s restoration targets and policies , Committed to restoring tropical forests: an overview of Brazil's and Indonesia's restoration targets and policies (i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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