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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이사장은 11월 말 1만4천여 유류피해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현 허베이조합 임원진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 1만4천여 피해민들에게 호소문 형식의 서신 보낸 국응복 허베이조합이사장 국 이사장은 11월 말 1만4천여 유류피해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현 허베이조합 임원진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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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사고 이후 피해민들과 힘을 합쳐 원유유출의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10년이 넘는 처절한 투쟁 끝에 2018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2024억 원의 삼성중공업지역발전기금을 받아 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받아낸 2천여억 원에 이르는 발전기금을 오로지 피해민들에게 온전히 돌려드리고자 태안, 서산, 당진, 서천 유류피해대책연합회는 상호 협의를 거쳐 2016년 1월 12일 피해민을 조합으로 하는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지역발전기금의 규모를 3600억 원까지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국응복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최근 1만4천여 명의 허베이조합 조합원들에게 보낸 서신 내용이다. 그는 파행 운영의 빌미를 제공한 허베이조합 현 임원 총사퇴를 촉구했다.

국 이사장은 지난 11월 말 허베이조합 조합원들에게 보낸 호소문 형식의 '조합원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서신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사업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적 분쟁만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조합 설립 이후 법과 정관이 무시당한 채 각 지부의 지부장과 일부 임원들이 임의로 조합을 운영하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베이조합) 2기에 들어 이사장 조차 각 지부에서 어떠한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는지, 사업진행을 위해 어떠한 입찰 절차를 밟고 있는지, 그 입찰과정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불투명하게 운영되기 시작했다"면서 조합 기금 예치의 건을 꺼내들었다.

허베이조합은 그동안 공고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은 뒤 이율이 가장 높은 금융기관을 선정해 예치해왔지만, 허베이조합 이사에 포진돼 있는 수협조합장이나 태안어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기관인 수협이 이율이 낮음에도 일부 임원이나 대의원들의 입김에 의해 수협에 예치하고 있다. 

그동안 태안원유유출사고 초기 수협이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이나 정부청사 앞 집회 당시 피해민들을 지원해 왔지만 허베이조합 1기 당시 수협에 기금을 예치했고, 이로 인한 흑자경영으로 현 수협조합장들이 재선에 성공하는 등 이미 혜택을 봤지만, 입찰제안서도 제출하지 않거나 낮은 이율인데도 수협 예치를 당연시하는 것은 '갑질'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국 이사장도 "높은 이율을 제안하는 금융기관에 기금을 예치하는 것이 이사장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면서 "이율이 높은 금융기관이 있는데도 제안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곳에 기금을 예치하는 것은 자칫 배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산에서도)일부 임원의 이해관계 때문에 더 낮은 이자를 제시한 금융기관에 기금을 예치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사장을 패싱하는 '지부 임원들로 구성된 금고지정위원회'의 결정은 "최종 확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 이사장은 "이러한 조합의 파행적인 운영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제2기 이사장 취임 이후 잘못됐거나 미비한 규정을 개정하려 했고, 각 지부의 독단적 권한 행사의 근거가 된 각 지부의 사업자등록증 대표자 명의를 지부장에서 이사장으로 변경코자 했다"고도 말했다. 이는 결국 국 이사장 탄핵사건 빌미가 됐다.

허베이조합 분할 절차 진행해왔지만...
 
사진은 국응복 허베이조합 이사장이 1만4천여 유류피해민들에게 보낸 서신.
 사진은 국응복 허베이조합 이사장이 1만4천여 유류피해민들에게 보낸 서신.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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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이사장은 허베이조합 정상화의 핵심인 허베이조합의 분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양수산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6차례에 걸쳐 논의해왔지만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한 태안지부의 비협조로 중단된 상황이라는 것.

국 이사장은 "관리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의 감독 하에 13개 기관이 참여한 '허베이조합 다자협의체' 회의를 3차례 실시했고, 6차례에 걸쳐 '실무자협의회'를 개최했다"고 전제한 뒤 "논의 끝에 허베이조합을 정상화하는 유력한 방안으로 4개 지부를 각각의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분할하는 절차를 검토하고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할을 통해 향후 설립될 4개 지역의 사회적협동조합이 각 지부에 배정된 기금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각 지역 조합원들의 피부에 와닿는 사업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지만 이러한 분할 진행이 태안지부의 비협조로 더 이상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허베이조합의 유일한 관리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결산검사 결과 ▲회계규정 개정 ▲단독감사 지양, 합동감사 실시 ▲대의원 유형별 선출 위반 등 8건의 시정명령 ▲당진지부 사무실 토지 임차 관련 감사와 요양병원 부지매입 관련 감사 ▲태안지부 금융자산 예치관리사업자 선정 관련 감사와 2019년 대의원선거 관련 허위정보 제공 감사 등 각종 감사실시 요청 등 해수부의 시정명령 이행도 "다수 이사들의 의도적 불참과 비협조로 이사회 개최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정명령 사항조차 불이행하는 현재의 조합은 정상화되기까지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국 이사장은 조합 정상화 방안으로 파행 운영의 단초를 제공해왔던 현 임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사장을 포함한 현 조합의 임원들은 조합운영에 책임을 지고 모두 사퇴할 것을 제안한다"면서"임원 공백에 대해서는 관리 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에서 조합의 정상화를 위해 관리인을 선임하여 조합에 파견해 줄 것과 관리인과 함께 4개 지부 분할을 반드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태안원유유출사고, #삼성지역발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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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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