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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이러지 않았거든요" 딸 잃은 아버지가 맘 바꾼 이유
ⓒ 소중한, 이희훈,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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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부터 이러지 않았거든요."

아버지(53)는 '우리 딸 좋은 곳으로 잘 보내주자'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꾸 불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백혈병에 걸렸던 아버지를 위해 골수이식까지 해줬던 딸(25). 이태원 참사로 우주를 잃은 아버지는 하루하루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작은 목소리라도 내기로 결심했다.

"(참사 후 책임자들이) 말을 바꾸는 것(을 보며 불신이 생겼어요). 처음부터 좀 낮은 자세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글쎄요, 지금 이렇게까지 오진 않았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책임자들이) 자기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면 자꾸 덮으려 하지 말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질문을 던졌다.

"대한민국 국민이 어느 지역, 어느 축제에 가도 다 무사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안전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아빠 바라기'였던 딸의 방에서, 이젠 빈방이 돼버린 그 방에서 아버지는 되뇌었다.

"◯◯아, 미안하다. 널 지키지 못해서. 네가 가는 날까지 아빠 건강만 생각하고... 네가 아빠에게 (건강 잘 챙기라고) 당부했듯 너하고 한 약속 지킬게. 아빠 열심히 노력할게. 좋은 데 가서 지금까지 못한 것 다 하고 다음 내세가 있다면... 아빠 갔을 때 아빠 좀 반겨주라. 그때 다시 만나자."

위 영상엔 이태원 참사로 숨진 고아무개씨와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고아무개(25)씨의 아버지가 11월 22일 딸의 방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고아무개(25)씨의 아버지가 11월 22일 딸의 방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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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골수이식까지 해준 '껌딱지' 딸 잃은 아버지의 울분 http://omn.kr/21rfl

*<오마이뉴스>에 희생자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으신 분은 record1029@ohmynews.com으로 연락주십시오. 온 마음을 다해 희생자의 삶을 전하겠습니다.

태그:#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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