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유소년 대륙간컵 공식연습에서 박서현 선수가 트랙을 활주하고 있다.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유소년 대륙간컵 공식연습에서 박서현 선수가 트랙을 활주하고 있다. ⓒ 박장식

 
이번 주말 평창에서 썰매 선수들의 활주가 벌어진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17일 루지 아시안컵·유소년 대륙간컵을,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17일과 18일에 걸쳐 스켈레톤 대륙간컵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두 대회 모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개최되는데, 지난 3년간 많은 이들을 괴롭혔던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이 포함된 두 번의 시즌을 '안주인'으로 제대로 보내지 못했던 한국 썰매가 회복의 기지개를 세 시즌 만에 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대회는 스포츠 팬들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전망이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가 개장한 이후 두 종목의 경기가 하루에 펼쳐지는 것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 각 종목의 유망주 선수들이 적잖게 출전하는 가운데, 그런 선수들의 성장 질주를 눈앞에서 지켜보는 맛이 있다.

3년 만에 돌아온 정상궤도

한국 썰매로서는 뼈아픈 두 시즌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돌아온 '평창 트랙'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돌아왔다.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유치했던 루지 월드컵은 코로나19로 선수들의 입국 규정이 강화된 탓에 무산되었고, 스켈레톤 역시 매 시즌 개최를 이으려 했던 대륙간컵 대회가 두 시즌동안 멎기도 했다.

물론 신남방 썰매 선수 지원 사업을 통해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종목에서 국제대회가 열린 점은 위안이다. 당시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연맹이 승인한 '코리아 컵'이 한시적으로 이루어졌고, 베트남·태국·나이지리아 등에서 온 선수들이 평창 트랙에서 활주하기도 했다.

물론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한국에 온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들이 한국 내에서 훈련해왔던 동남아시아 지역 선수들이었기에 완전한 국제대회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국내 대회가 무산되면서 선수들의 올림픽 진출 요건을 맞추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치른 대회였기에 의미 역시 깊었다.

다행히도 2022-2023 시즌부터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이 해제되면서 썰매계에도 숨통이 트였다. 다시 해외 선수들이 입국한 가운데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두 시즌 동안 선수들의 훈련, 그리고 제한적인 대회만이 이어졌던 평창 트랙에서도 비로소 여러 국가의 선수들이 모여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고, 그 여건을 놓치지 않은 것이 이번 대회인 셈이다.
 
 스켈레톤 대륙간컵도 세 시즌만에 재개된다. 사진은 3년 전 대회에서 출발하는 정승기.

스켈레톤 대륙간컵도 세 시즌만에 재개된다. 사진은 3년 전 대회에서 출발하는 정승기. ⓒ 박장식

 
아울러 평창 슬라이딩 센터의 위치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 옌칭 슬라이딩 센터가 올 시즌 운영을 중단하면서 아시아에 남아 있는 슬라이딩 트랙은 평창 단 한 곳이 되었다.

그런 만큼 아시아 유일의 썰매 경기장으로서의 중요도 역시 막중해졌다. 특히 2024 강원 청소년 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청소년 올림픽 이후에도 트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월드컵·세계선수권 등 질 좋은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해외에서의 훈련 여건을 만드는 것 역시 '트랙 정상화'에 이은 과제로 남은 셈이다.

이번 주말, 평창에서 올림픽 추억 빠져볼까

이번 대회 한국 선수들의 선전도 기대된다. 스켈레톤 대륙간컵에는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잔뼈가 굵은 양석주 선수가 출전해 다른 해외 선수들과 자웅을 겨루고, 루지에는 17명의 국내 유소년·유망주 선수들이 출전해 기량을 갈고 닦는다.

스포츠 팬에게 환영할 만한 소식도 있다. 스켈레톤 대륙간컵은 물론, 루지 아시아 선수권·유소년 대륙간컵 모두 3년 만에 유관중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그렇다. 선수들이 질주하는 장면, 피니시 라인을 통과해 속도를 줄이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다.

루지 유소년 대륙간컵은 17일 오전 8시부터, 루지 아시아 선수권은 오전 10시부터 열린다. 스켈레톤 대륙간컵 5차 대회는 17일 오후 3시부터, 6차 대회는 다음날인 18일 오전 10시부터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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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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