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26 18:06최종 업데이트 23.01.26 18:06
  • 본문듣기
'행복지수 1위' 덴마크의 비결을 찾아 봅니다.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6호'는 2023년 1월 16일부터 24일까지 쇠토프 숲유치원,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트레크로네스콜렌, 코펜하겐 티에트겐 학생 기숙사 등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편집자말]

덴마크 코펜하겐 쇠토프 유치원의 아이들은 숲 속에서 뛰놀며 시간을 보낸다. ⓒ 꿈틀비행기 16호

 
'합죽이가 됩시다, 합!' 우리나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한국의 유치원 아이들은 좁은 공간에서 규칙적인 프로그램에 맞춰 하루를 보낸다.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속의 덴마크 유치원 아이들은 숲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정해진 프로그램 없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책의 저자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이끄는 '꿈틀비행기 16호'에 몸을 실었다.


쇠토프 숲 유치원은 덴마크의 국공립 유치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배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숲 유치원에선 1명의 선생님이 6명의 아이들을 담당한다.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다. 아이들은 날마다 자유롭게 놀이를 통해 배우며 야외와 실내를 번갈아 가면서 활동한다.

덴마크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넓은 자연을 누빈다. 이 유치원은 아이들이 실내에서도 최대한 자연과 함께하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나뭇가지, 돌과 같은 온갖 자연물을 들여놓고, 벽에는 나무 사진을 붙여놨다. 아이들은 유치원이라는 공간에 있지만, 실제로는 자연과 다름없는 환경 속에 놓이는 것이다.  
 

직접 팬 장작으로 불을 피우는 활동도 한다. 위험할지라도 아이들은 스스로 대처하며 성장한다. ⓒ 꿈틀비행기 16호

 
장작을 패거나 불을 피우는 등 어린 아이에게 매우 위험해 보이는 활동도 있다. 활동을 하기 전 선생님들은 위험요소들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설명한다. 

아이들은 위험을 인식한 상태에서 활동을 진행한다. 작은 상처가 생기더라도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다. 
 

쇠토프 유치원의 아이들과 선생님이 숲에서 얻은 나무로 만든 집이다. 비록 엉성해 보여도 아이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공동체에서 사는 방법을 어려서부터 배우게 된다. ⓒ 꿈틀비행기 16호

 
숲 유치원 아이들은 숲속에서 나무로 집을 짓고, 요리도 하면서 공동체의 삶과 사회를 접한다. 

물론 처음부터 수월하진 않다고 한다. 처음엔 둘이 노는 법을 배우고 세 명, 네 명 점차 늘려나간다.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다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를 넓혀 나가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교실을 둘러보던 와중에 우리나라 어린이집에선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CCTV가 보이지 않았다. 쇄른 유치원 원장 선생님에게 "CCTV는 없나요?"라고 질문했다. 그는 의아해하며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덴마크의 부모들은 선생님의 교육 방식을 믿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믿는다. 
 

덴마크 쇠토프 유치원엔 CCTV가 없다. 선생님들은 교사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 꿈틀비행기 16호

 
덴마크의 아이들은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더욱 도전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 사이의 견고한 믿음이 덴마크 사회 행복의 근간이 된다는 설명이다.

숲 유치원엔 크고 작은 언덕이 많다. 아이들은 자기 키보다 높은 언덕을 자유롭게 오르내린다. 자전거를 타거나 뛰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넘어질 수도, 다칠 수도 있지만 걱정하면서 막아서는 교사는 없다. "It's part of life.(그것은 인생의 한 부분이다)" 쇄른 원장이 말한 이 한 문장은 덴마크 교육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의 교육은 눈에 보이는 작은 상처가 두려워 더 깊은 내면의 상처를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한국도 교사가 아이들을 믿고, 교사가 생각하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부딪히고 배우는 힘을 기르게 하는 교육 문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신지원, 이아선(인천고잔고등학교 졸업), 황선호(평택 비전고등학교 진학예정), 박천웅(온양 용화고등학교 진학예정), 이영웅(구미 인덕중학교)
** 이 기사는 지난 1월 16일부터 24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 '꿈틀비행기 16호'에 참가한 중고등학생들이 힘을 모아 쓴 기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꿈틀비행기 17호는 오는 8월 출발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omn.kr/1mleb'를 참고해주세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