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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였던 고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기념일을 맞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시민단체 내셔널 액션 네트워크의 '마틴 루서 킹 데이' 조찬행사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였던 고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기념일을 맞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시민단체 내셔널 액션 네트워크의 '마틴 루서 킹 데이' 조찬행사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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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이 고심 끝에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백악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31대의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31대로 1개 대대를 구성하는 우크라이나군의 탱크대대에 맞춘 지원 규모다.

그러면서 "에이브럼스 탱크는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우수하지만, 운용 및 유지·보수가 매우 까다롭다"라며 이 탱크를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함께 공급하고 가능한 빨리 우크라이나군과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 탱크 보내는 서방... "우리는 단단하게 뭉쳐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통화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밀한 협력과 전폭적인 지지를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러시아의 잔인한 침공에 맞서 강력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왔다"라며 "우리는 완전하고 단단하게 뭉쳐있다"라고 강조했다.

탱크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무기다. 이로써 미국은 전투기를 제외하고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무기 체계 대부분을 지원하게 됐다. 

수십 년간 미 육군의 주력 탱크로 활약하고 있는 에이브럼스는 120mm 주포와 50구경 기관총, 7.62mm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다. 1천500마력 가스터빈 엔진을 통해 최대 시속 42마일(약 68km)로 주행할 수 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탱크를 새로 만들어서 지원하기 때문에 실제로 탱크를 보내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예정이고,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연료와 장비를 함께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독일도 자국의 주력 탱크인 레오파드2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폴란드, 핀란드 네덜란드 등이 보유하고 있는 레오파드2 탱크의 재수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연방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탱크를 지원할 것"이라며 "동맹국들과 함께 2개 대대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탱크가 100여 대 안팎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과 독일은 서로 탱크 지원을 미루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전격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숄츠 총리는 탱크 지원을 망설였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독일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노선이고, 우리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통해 행동한다"라며 "단독으로 나서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면서도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간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레오파드2 탱크는 유럽 지역에 보급량이 많아 수리 및 유지·보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디젤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전차보다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방어 아닌 공격용 무기 지원... AP "전쟁, 상상할 수 없던 영역으로 들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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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최신 탱크를 지원받게 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이 돌파구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서방이 본격적으로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 무기를 지원키로 하면서 러시아의 대응 수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P통신은 "나토 동맹국의 최신 공격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손에 들어가면서 이 전쟁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영역에 들어섰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러시아가 무력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전쟁의 운명은 이미 바뀌었고, 앞으로 또 바뀔 수도 있다"라며 "서방이 탱크 지원을 심각하게 논의한 것은 러시아의 자존심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어를 돕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라며 "러시아를 공격할 의도는 없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는 "러시아군이 철수한다면 이 전쟁은 오늘로 끝날 수 있고, (그런) 전쟁 종식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독일 연방안보정책아카데미 에케하르트 브로제 소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은, 2차 세계대전의 공포에 대한 책임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독일로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미 CNN방송도 "(미국과 독일의) 탱크 지원은 중대한 결정"이라며 "대공 방어체계나 대전차 미사일과 달리 방어용 무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네차예프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는 성명을 내고 "극도로 위험한 이번 결정은 갈등을 새로운 단계의 대립으로 이끌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독일이 분쟁에 개입할 의지가 없다'는 독일 정치인들의 발언과도 모순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2차 세계대전 시절 나치 범죄로 러시아에 지고 있는 역사적 책임을 저버리기로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에이브럼스와 레오파드2 탱크의 능력은 과대평가됐다"라며 "나머지와 마찬가지로 전장에서 불타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에이브럼스 탱크, #레오파드2,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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