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프로축구 경기장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엘살바도르 프로축구 경기장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엘살바도르의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축구 팬들이 한꺼번에 몰렸다가 최소 12명이 숨졌다.

AP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알리안사와 FAS의 프로축구 컵대회 8강 경기가 열린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이 같은 참사가 발생했다.

5만3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은 알리안사의 홈구장이다. 당시 많은 관중이 몰리면서 입장 절차가 늦어졌고, 일부 관중이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가 넘어지고 깔리는 등 12명이 압사를 당했다. 

경기장 문 무너지면서 사람들 넘어지고 깔려 

현장에 있던 14세 소년 디에고 아르만도는 AP통신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작은 문이 버텨내질 못하고 무너졌다"라며 "주변에 있던 5명이 나를 끌어내 줘서 기적처럼 살아났지만, 내 눈앞에서 2명이 죽는 것을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아르만도의 아버지는 "경기장 측이 2개의 작은 문만 개방하고, 나머지는 닫아놨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벌어졌다"라고 주장했다.

엘살바도르 보건부는 "경기장 현장에서 500여 명을 치료했고, 현재 100여 명이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고 있다"라며 "환자는 대부분 안정적이고, 아직 병원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고는 없으나 최소 2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해당 구단과 감독, 경기장 관계자, 프로축구 관계자 등 모든 사람을 상대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책임이 있다면 누구도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매표소 QR 리더기가 문제를 일으켜 입장 절차가 늦어졌다는 정황이 드러났으며, 일각에서는 입장권 위조 및 암표 의혹도 제기됐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책임있다면 처벌 못 피할 것"
 
 엘살바도르 프로축구 경기장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엘살바도르 프로축구 경기장 압사 사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현장에 있던 경찰들이 혼비백산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는 장면도 찍혔으나, 경찰 측은 관중을 향해 최루탄을 사용한 적은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엘살바도르 법무부와 경찰청은 즉각 범죄 조사(criminal investigation)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우리시오 아리자 치카스 경찰청장은 "특히 입장권 판매부터 경기장 입장 과정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숨진 사람들, 유족과 지인들, 그리고 엘살바도르의 모든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엘살바도르 축구 국가대표팀은 다음 달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과 A매치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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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프로축구 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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