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를 통해 메츠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현역 최고 투수 슈어저(사진 출처=구단 SNS)

트레이드를 통해 메츠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현역 최고 투수 슈어저(사진 출처=구단 SNS) ⓒ 텍사스레인저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텍사스가 여름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발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던 '사이영상 3회 수상' 경력의 현역 최고 투수인 맥스 슈어저를 뉴욕 메츠에서 영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슈어저가 현역 최고 투수 중 하나이자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올시즌 성적은 9승 4패, 평균자책점 4.01, 107.2이닝, 121탈삼진, WHIP 1.19(이닝당 주자 허용), fWAR 0.8(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로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

2011시즌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기에 슈어저의 잔여 연봉 중 2250만 달러를 부담하게 된 텍사스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올시즌 포스트시즌 향배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슬라이더의 위력 저하, 홈런 공장장이 된 현역 최고 투수
 
슈어저의 올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홈런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슈어저는 플라이볼 타구 비율이 높은 이른바 '뜬공 투수'(통산 플라이볼 타구+팝플라이 타구 비율 38%-리그 평균 30%) 유형이다.

통산 9이닝당 피홈런이 1개 수준으로 원래도 피홈런이 적은 편이 아니었는데 올시즌에는 무려 9이닝당 2개에 육박하는 피홈런을 기록하는 등 홈런 공장장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올시즌 슈어저의 피홈런이 급증한 주 원인은 우타자를 상대로 주로 구사하는 슬라이더의 위력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사이드암에 가까운 낮은 쓰리쿼터 투구 폼에서 나오는 슈어저의 횡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는 지난 시즌까지 15시즌 동안 통산 0.482라는 굉장히 뛰어난 피OPS를 기록했던 만큼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변화구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서는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몰리는 실투성 슬라이더가 크게 늘어나면서 아직 시즌 중반임에도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9개의 슬라이더 피홈런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슬라이더 피OPS 역시 .866으로 급등했다.

※ 올시즌 슈어저의 슬라이더 투구 분포도 (8/1 기준)
 
 슈어저의 올시즌 슬라이더 투구 분포도 (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슈어저의 올시즌 슬라이더 투구 분포도 (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 베이스볼서번트

 
 
이 때문에 사이드암에 가까운 쓰리쿼터 투구폼의 이점을 살려서 우타자를 확실하게 제압하던 슈어저의 강점이 퇴색하게 된 것이다. 시즌 후반에 슈어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슬라이더를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에 꾸준히 투구할 수 있는 정교한 커맨드를 되찾는 것이 관건이다.
 
탈삼진 능력 회복, 에이스 역할 수행을 위한 필수 조건
 
슈어저가 2010년대 선발 투수 중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탈삼진형 투수로 진화하기 시작한 2012시즌을 기점으로 가장 많은 탈삼진과 9이닝당 탈삼진(2716개/9이닝 당 11.25개)을 기록하는 등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시즌 이후로는 9이닝당 탈삼진이 2012시즌 이후의 기간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10.11개)으로 하락했고 피안타율과(.238)  WHIP 역시 가장 나쁜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전반적인 구종의 평균 구속이 1마일~2마일(1.6km~3km) 하락한데다가 무브먼트나 커맨드와 같은 부분에서도 이전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라 헛스윙 비율도 2015시즌 이후 가장 낮은 수치에 머무르고 있고(28%) 자연스럽게 탈삼진 비율도 낮아진 상태이다.
 
슈어저의 구위가 이전같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기에 그가 탈삼진 능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전처럼 날카로운 커맨드를 회복하거나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갖춘 구종들을 다양하게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탈삼진만 다시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피안타 및 출루 허용도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은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몰리는 투구 비율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것과 우타자 상대 승부 시에 슬라이더 비중을 낮추고 체인지업과 커브의 구사 비율을 끌어올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각각 우타자 상대 피OPS .608/.400)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슈어저가 시즌 후반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텍사스는 슈어저를 영입하기 위해 'MLB닷컴' 선정 전체 44위 유망주이자 현역 최고 스타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동생인 루이상헬 아쿠냐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5년 1억8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디그롬이 필꿈치 수술로 이탈한 선발진에 확실한 선발 카드를 추가하며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올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 옵션 실행도 확정되면서 내년 시즌까지 텍사스에서 뛰는 것이 확실시되는 슈어저가 구단의 기대처럼 시즌 후반 위력을 되찾으며 팀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전 세계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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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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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종석 /감수: 김정학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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