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8.25 09:45최종 업데이트 23.08.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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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있던 역사적인 날. "투자의 물꼬를 트겠습니다"라고 킬러규제 혁파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한 윤석열(대통령). 오염수 방류에 관해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 대통령실

 
슬로우레터 2023년 8월25일 (금)

1. 하루 460톤, 17일 동안 1차 방류
2. "총선 영향 없게 서둘러 달라 했다"
3. 프리고진 사망 미스터리
4. "길거리에 경찰이 많이 보이도록"
5. 라임 사태 직전 돈 빼간 의원은 김상희
6. 성동구의 반지하 탈출 프로젝트
7. "일단 얼려두세요", 난자 동결 시술 지원
8. 카페가 없어서 청년들이 안 오나
9. 인도 달착륙, 인터스텔라 제작비보다 쌌다
10. 전국노래자랑 시청률 반토막
11. 세력 키우는 브릭스
12. 클로바X 경쟁력은 출처 있는 데이터
13. 월급 빼고 다 올랐다더니
14. "집값 더 떨어져야 한다", 조선일보의 조언
15. "전경련 복귀는 윤심인데"
16. 윤석열이 대못을 박으려면 필요한 것
17. 한동훈이 선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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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60톤, 17일 동안 1차 방류
    •    모두 134만 톤 분량이다. 중앙일보는 "한일 30년 숙제"라는 표현을 썼고 경향신문은 "일본의 30년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분명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는 사실이다.
    •    한덕수(국무총리)가 염장을 질렀다. "국민들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와 정치적 이득을 위한 허위 선동"이라고 말했다. 정작 한덕수가 믿는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    일본에서는 이미 생선 도매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어민 피해 보상을 위해 800억 엔(7300억 원)의 기금을 만들었다. 한겨레는 "일본 어민들과 똑같은 피해를 보게 된 한국 어민들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통영항 서호 시장은 지난해보다 30~40% 매출이 줄었다. 한국 정부도 내년에 5000억 원 규모로 어민 지원을 늘린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일본에 비용 분담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    한겨레는 윤석열(대통령)이 끝내 아무 입장을 내지 않은 걸 두고 "기가 막힌다"고 했다. 사설에서 "일본의 방류를 끝내 감싸고 국민만 탓하는 이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염수 희석 배출 설비 전체 모습. ‘다핵종 제거설비 등 처리수의 해양배출에 관하여’ 2023. 8. 22. 보고서 중에서. ⓒ 도쿄전력

 
"총선 영향 없게 서둘러 달라 했다"
    •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와 여당이 일본 측에 후쿠시마 오염수 조기 방류를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성준(민주당 대변인)은 "내년으로 예정된 총선에 미칠 영향이 적도록 서둘러달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이 스텝이 꼬이는 걸 보면 윤석열에 대한 불만이 쌓이는 상황이란 걸 짐작할 수 있다.
    •    홍문표(국민의힘 의원)는 "문재인 정부에서 막았어야 할 여러 사항에는 무대책으로 넘어오다가 지금 와서 윤석열 정부가 모든 걸 다 잘못한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고 했고 안병길(국민의힘 의원)이 "만약 정권교체가 안됐어도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겠느냐"고 했다.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단계를 넘어 그 문제가 윤석열 탓이 아니라고 빠져나가는 단계에 왔다는 이야기다.
    •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정부가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며 "아무리 가까운 이웃 사이라도 때로 건강한 긴장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리고진 사망 미스터리
    •    러시아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보스다.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하루 만에 투항했는데 두 달만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전용 제트기였고 승무원 3명과 승객 7명이 모두 사망했다. 바그너 그룹은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고 불렸을 정도로 한때 실세 중에 실세로 꼽혔다.
    •    푸틴의 보복은 처음이 아니다. 영국으로 망명한 연방보안국 요원이 홍차를 마시고 죽은 적도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했다가 병원 창문에서 떨어져 죽은 기업 회장도 있었다. 독살이나 총격, 추락사 등 의문의 죽음이 공개된 것만 최소 20명 이상이다.
    •    프리고진의 경우 "배신자의 최후를 보여주려고 공개 처형 방식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2023년 6월 24일 촬영, rupeto miller, 공용 도메인). 깜짝 쿠데타와 연이든 투항에도 끄덕 없었던 프리고진은 결국 쿠데타 2달만인 지난 8월 23일(현지시각)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푸틴의 공개 처형식 보복인 것으로 보인다. ⓒ 공용도메인

 
"길거리에 경찰이 많이 보이도록"
    •    이상동기 범죄가 순찰 인력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는 수사권 조정 문제와 연결했다. 윤석열이 "수사는 인력이 많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고 경찰의 기본 업무는 현장 치안"이라고 강조하고 한동훈(법무부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범죄 수사가 크게 줄었다"고 주장하는 것도 결국 검찰이 수사권을 가져와야겠다는 이야기다.
    •    의경 부활은 하루 만에 접었다. 흉악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의무경찰을 다시 도입하겠다고 했다가 비판 여론에 부딪히자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 인력 배치를 조정하겠다고 했다.
    •    한겨레가 만난 한 지구대 경찰관은 "새벽에 사건 처리한 뒤 보고서를 쓰는데, 감찰이 들이닥쳐 순찰을 돌지 않는다고 경위서를 받아 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순찰하는 경찰 ⓒ 서울경찰청

 
라임 사태 직전 돈 빼간 의원은 김상희
    •    금융감독원이 김상희(민주당 의원)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 국민들은 1조6000억 원이 묶였는데 환매 중단 직전에 김상희에게 2억 원의 투자금을 돌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    금융감독원이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검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동아일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봐주기 의혹이 일었던 3대 펀드 사건"으로 규정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소연

 
  [해법과 대안]

성동구의 반지하 탈출 프로젝트

    •    높이 1미터의 섀시 문. 허리를 완전히 말아 접어야 들어갈 수 있는 반지하 방이 있었다. 성동구청이 여기 살던 세입자를 여러차례 설득해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도록 했다. 옷차림만 보고 임대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이 방은 다른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도록 성동구가 임대해서 제설용품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쓴다는 계획이다.
    •    성동구는 지옥고(지하와 옥탑방, 고시원) 등 '위험 거처'를 개선 지원하는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 일단은 실태 조사를 하고 D 등급을 받으면 비주거용으로 용도를 전환하고 C 등급은 수리 또는 보완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일단 얼려두세요", 난자 동결 시술 지원
    •    서울시가 난자 동결 시술비를 지원한다. 20~49세 여성이 대상이고 시술비의 50%, 최대 200만 원이 한도다.
    •    당장 출산하지 않더라도 장래 출산 계획이 있다면 난자를 보관해서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시와 손해보험협회가 반반씩 비용을 부담한다.

카페가 없어서 청년들이 안 오나
    •    조선일보가 노후 산업단지를 재생해야 한다는 기획기사를 내보냈더니 1주일 만에 윤석열이 "산업단지 킬러 규제 혁파 방안"이란 걸 내놨다.
    •    특별한 내용은 없다. 편의점과 카페, 병원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것, 그리고 입주 조건을 낮추겠다는 것 등이다. 정영진(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근로자들이 뭘 하나 사려면 5km를 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활 여건이 최악인 상황"이라고 한 것도 한가해 보인다.

[오늘의 TMI]

인도 달착륙, 인터스텔라 제작비보다 쌌다

    •    찬드라얀 3호 제작비는 7500억 달러. 우주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비는 1억 6500만 달러였다.
    •    조선일보는 인도판 가성비 전략인 주가드(Jugaad) 정신이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주가드는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 즉흥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능력'이라는 의미다.
    •    "한국에서는 한번 발사에 실패하면 재정적 부담이 크지만 인도에서는 1년에도 40~50번 로켓 발사가 이뤄져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강하다"는 게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찬드라얀 3호. ⓒ 위키미디어 공용.

 
전국노래자랑 시청률 반토막
    •    김신영이 진행을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9.2%로 시작했는데 올해 들어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송해 시절에는 10%를 유지했다.
    •    유튜브에서 카피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다. 문세윤(개그맨)이 진행하는 "전부 노래 잘함"이나 트로트 가수 나태주와 박군이 진행하는 "태군 노래자랑" 등이 인기다. 조선일보는 이런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면서 깨알같이 TV조선 '노래하는 대한민국'이 "전국 노래자랑 주말 대항마로 소문이 나고 있다"고 끼워 넣었다. 시청률이 1.9%라고 한다.

세력 키우는 브릭스
    •    BRICS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합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르헨티나 등이 합류했다.
    •    시진핑(중국 주석)이 "신흥국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회원 가입을 늘리자고 주장했지만,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는 "합의에 기반한 확대를 지지한다"면서 조건부 확대를 강조했다.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조금씩 달랐다. 루이스 룰라(브라질 대통령)는 "미국과 경쟁 체제를 구축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로바X 경쟁력은 출처 있는 데이터
    •    네이버가 대화형 언어 모델을 공개했다. 한국형 챗GPT 클로바X다.
    •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했다.
    •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72%까지 줄였는데 비결은 네이버가 보유한 뉴스 콘텐츠와 지식백과 등의 데이터다. 언론사들에게는 저작권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할 명분이 생겼다.
    •    GPT-3.5의 파라미터가 1750억 개인데 하이퍼클로바X는 2040억 개다. 한국어 데이터만 놓고 보면 GPT-3의 6500배 이상이다.
 

어제(24일) 네이버 자체 개발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최수연(네이버 대표). ⓒ 네이버 제공

 
월급 빼고 다 올랐다더니
    •    2분기 가구 소득은 479만 원. 소득은 지난해 2분기 대비 0.8% 줄었는데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5.1%. 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빼면 실질 소득이 3.9% 줄었다.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크게 줄었다.

[더 깊게 읽기]

"집값 더 떨어져야 한다", 조선일보의 조언

    •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다. 벌써 다섯 차례다. 물가 상승률이 2.3%까지 떨어져 당장 금리를 손댈 상황은 아니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도 2.3%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    중앙일보는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한은의 딜레마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계 부채를 생각하면 올려야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너무 느리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대와 달리 상저하고도 어려운 상황이다.
    •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집값은 더 떨어져야 하고, 투기적 발상 자체가 없어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게 눈길을 끈다. "연착륙 지원책의 부작용이 도를 넘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    위험선을 넘었다고 평가할 만큼 숫자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99% 오르고, 작년에 22% 하락했는데 올해 들어 그 하락분을 메우고 원래의 높은 가격으로 회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31조 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3건 가운데 1건은 30대 이하가 계약했다.
 

서울 야경. ⓒ CC0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전경련 복귀는 윤심인데"

    •    곽정수(한겨레 선임기자)가 전하는 4대 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김병준(회장 직무대행)의 뒤에 윤심이 있는데 거스를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    김병준을 두고 'YH(용와대) 대리인'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용산을 대리해서 상왕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곽정수의 전망이다. 전경련이 재벌을 동원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를 깎아주고 비리 경제인들을 특별 사면하는 등의 선물을 풀었다. "형태는 다르지만 정경유착의 본질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윤석열이 대못을 박으려면 필요한 것
    •    국민들의 지지다. 윤태곤(정치 칼럼니스트)은 캠프 데이비드의 합의가 다음 정권에서도 지속가능하려면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이나 바이든(미국 대통령)이나 한미일 안보 협력으로 중국의 패권에 맞서는 전략이 다음 정권에서 뒤집히지 않으려면 핵심 과제는 대못 박기가 아니라 선거 승리라는 이야기다. 이런저런 대못을 박아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게 윤태곤의 진단이다.

한동훈이 선대위원장?
    •    최병천(신성장경제연구소장)의 전망이다. 첫째, 국민의힘이 원하고, 둘째, 윤석열이 원한다.
    •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에 맞먹는 지지율을 보이는 여권의 정치인이 한동훈 밖에 없고 홍준표나 오세훈, 안철수 등은 약하다.
    •    윤석열 입장에서는 퇴임 이후 안전을 위해서라도 한동훈이 다음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한동훈은 젊고(1973년생) 탈냉전 스마트 우파라는 이미지가 있다. 한동훈이 전면에 등장하면 '젊고 새로운' 보수와 '나이 먹고 오래된' 진보 구도가 그려질 것이란 이야기다. 최병천은 "세대교체는 나이 교체가 아니라 '세계관의 교체'여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탈냉전 스마트 좌파'가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60회「법의 날」기념식에 참석한 한동훈(법무부장관, 재임: 2022. 5. 17.~ 2023. 8. 현재). ⓒ 법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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